[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11-08 14:47:11
165차 펭산 산행기
1. 일시 : 2007. 11. 4(일)
2. 곳 : 펭산(관악산)
3. 참가 : 펭귄(대장), 민영, 상국, 덕영, 진운, 정호, 택술(7명)
4. 코스 : 과천정부종합청사역 11번 출구-케이블카능선-kbs송신탑 헬기장-6봉입구-관양동 능선-관양고
1.
칠갑산 호객행위를 하느라(대장이 하는 기 아니니까 문제는 없다) 갈만한 사람들과 펭귄에게 전화를 했다. 알콜 기운이 떨어졌는지 목소리에 힘이 없다. 경북에 있다고 멀어서 안 갈라하는 걸, 충청도 있다하고 밸로 차 오래 타는 기 아니라니까 슬 끌리오는 펭귄. 전화를 끊으려다 뭔가 허전한 기 있다.
“아, 참. 니 산행기 안 주나?”
“으... 그기... 머.... 사람들 만날 일이 많아 바뿌게 댕기다보이... 다 이자�다.”
...
설왕설래 말 더 보태봐야 이자뿐 걸 기억해 낼 리 없고
내 입만 아풀끼고
펭귄 삐지몬 칠갑산 근처에도 안 올 것 같아
요즘 30산우회 게시판 댓글에 자주 등장하는 홍어x이 되�다.
근데 홍어x이라고 기억력이 밸 수 있나?
2.
4일 오전 9시 30분. 과천 정부종합청사역 1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제? 마을버스-지하철-광역버스-지하철. 차를 4개나 탔네. 좀 늦었다. 진운이, 정호얼굴이 보인다. 일찍 온 민영이는 미장원에서 이발을 하고 있단다. 펭귄, 덕영이 오고, 택술이와 전화통화를 하는 펭귄...
외국에 출장간줄 알았던 민영이가 머리를 예쁘게 깎고 나타나 놀랐고 반가웠다.
10시 5분경 산행시작.
펭귄이 바로 전날(토)에 있었던 북한산 산행기(?)를 읊어댄다. 봉우리 이름을 줄줄 꿰면서 다른 아~들은 몰라도 지는 마치 산보하듯이 가볍게 다녀왔다는데 아무래도 풍이 좀 들어간 것 같다.
“비봉, 니 그 올라가봤나? 좀 무서븐데 한 군데 있던데...”
“하하. 그게는 안 올랐다. 돌아가몬 되던데?”
문수가 중국집 갈라카는 걸 인섭이가 회를 꼭 묵어야겠다고 둘이 한참 싸웠다는(펭귄 표현) 이야기며 횟집에서 잘 묵고 계산은 엉뚱하게 곡사가 해�다는 이야기며, 2차는 호프집에. 왈왈펭펭.....
전날의 승전보를 너무 게거품 물고 자랑하는 걸 보면, 오늘 펭귄 양기가 입으로 다 빠지는 것 같아 나중에 욕 좀 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본격적인 바위길이 나타나자 점점 쳐지더니 나중에는 펭귄 기다리느라 모두들 목이 빠졌다. 펭귄이 힘들어할 때는 표정도 표정이지만 금방이라도 바지가 흘러내릴 듯하여 우습기 그지없다.
“아이고 펭귄아, 니 오늘 진짜 펭귄 되뿟네?"
“아이고 죽겠다. 펭귄이 펭귄이지 어데 가겠나? 우짜겠노. 좀 봐주라. 크크.”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드높고 맑아 좋았다.
카메라 테스트 중인 진운이 덕분에 나는 카메라 쓸 일도 없고 편히 지냄.
송신소 헬기장에서 점심을 거의 다 먹어갈 무렵, 택술이랑 연락이 되었다 안되었다 몇 번 반복한다. 시간 맞추기 어려웠을텐데 신기하게도 바로 옆에서 서로 전화를 몇 번이고 해댔던 모양이다.
올라올 때 6명, 내려갈 땐 7명. 가만 있어도 지구에 인구가 는다.
6봉에서 작년 1월에 펭귄과 결투산행을 벌인 관양동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 몇 번 왔지만 길을 잘 모르는 나는 오늘에서야 관악의 줄기가 조금 눈에 들어온다.
진운이는 오다가 물통을 잃어버린 모양, 혼자 물통 찾으러 국기봉 근처까지 다녀왔다는데 결국은 못 찾았단다. 근데 호흡이 도무지 올라갔다온 사람 같지가 않다. 대단한 기력이다.
관양동 시장의 소문난 순대집에 가서 돼지머리수육과 순대, 술국으로 배부르게 먹고 한낮에 헤어진다. 나는 펭귄과 범계역에서 소주 각 1병씩 더 묵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