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차 사패산 산행기 (재일이)
[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0)
2010-09-07 01:02:19
언제고: 2010. 09. 05 (일욜)
어데로: 울대고개--사패산--원각사계곡--송추떡갈비--인사동 된장예술
산우들: 항선달, 장사, 솔욱 & 재일이
사패산은 우리 30산우들, 아니 내하고는 인연이 잘 안맞는 모양이다. 우째서 날짜만 잡아 놓으면~~ 비내리는 사패산인고?
그래도 오늘 아침은 약간 흐린 날씨가 산행하기에는 딱 알맞았고, 참가한 산우들도 과거한 3년 전에 대둔산에서 별난 짓했던 4인방이 딱 모였네! 그래! 됐구나 사패산이 아니라 자운봉 지나 오봉까지 가보까? 머리가 혼란한데, 뱅욱이 “헛소리 하지말고 후딱 올라갔다 빨리 내리가자!” 그래 오후에 비도 온다카고 하니까 오늘 빨리 끝내자고... 하면서 울대고개 정류소에 내렸다.
참외 반봉다리 사서 배낭에 집어넣고 들머리로 들어서는데, 이 들머리는 아는 사람만 아니까, 모르면 올 생각하지마라. 왜냐면 여기가 출입금지구역이거든 “비정규탐방로”라고, 사전에 사패산블로거를 찾아보니 이코스로 누가 갔길래 우리도 한번 조용한 길로 가보자싶어서 들어섰는데 한적한 등산로가 맘에 든다.
* 이 리본이 입구표시... 단디 봐야 보인데이..
삼사십분 올랐나? 땀이 비오듯 흐르는데 바람 한점이 없네... 8부능선쯤에서 자리를 깐다.
뱅욱이가 고대하는 배다리막걸리와 홍어가 나오니 뱅욱이 입이 벌어지면서 시작된 간단한 입가심이 과식으로 이어진다. 막걸리 4병에 홍어 두판, 참외 반봉지, 뱅욱이 도시락반찬...
* 내 쪼끔밖에 안먹었어!
* 나는 홍어 입에도 안댔는데 그라몬 누가 다 무엇노?
* 홍어 두판째.. 이거 전부 뱅욱이 꺼.
막걸리 절반과 홍어 한판이상을 먹은 뱅욱이는 멀정한데 민영이와 재일이는 비실비실 몸을 제대로 못가누네, 마~ 여기서 한숨 자고 갑시다!! 아휴 아랫도리 힘이 좌~ 빠지는데 도저히 몬가것다. 정상 300미터 남겨두고 취기에 한숨 잤다, 막걸리에 취하고 홍어에 취하고, 기분 좋~~더라. 항선달은 홍어를 안 먹었으니 이 기분 모를끼다... 알아도 밸거 없지만 말이지
사패산 정상에 올라서도 취기가 남아서 장사와 재일이는 또 잤다, 그러고 나니 좀 정신이 드네~ 아! 주변 경관은 사람들로 북세통이다. 단체손님들이 얼매나 왔는지 시장통이 따로 없네. 그 와중에 옆에서 노래자랑한다고 떠드는 팀에게 뱅욱이는 사정없이 야단을 친다. “이 사람들아! 산에서 무신 노래자랑이고! 조용 좀 하소!” 아이고 내가 무서워서 혼났네, 그 쪽에서 한 덩치하는 넘이 대들까바서 말이야... 뱅욱이의 타고난 군기반장 기질은 여기서도 빛이 난다. 솔욱이 파이팅!!!
* 여기서는 "사패산 4인방"
정상에 올랐으니 사진을 폼나게 찍어야 될낀데 배경이 어디가 좋노? 도봉산배경 찰칵, 사패터널배경 찰칵, 하다가 보니, 항선달이 양산 받치고 바위에 걸터 누워 편한히 주무시는 아줌씨 밑으로 살금살금 가더라고? 뱅욱이도 따라가서 사진을 찍어 줬지... 바로 그 때 아줌씨가 기분이 이상했는지 우산을 들고 꿈시럭거리는 찰라에 재치발랄한 장사! 여지 없이 한 장면 연출한다. 아줌씨는 우산으로 방어하는데 장사는 덮친다. 시커먼 모자에 썬그라스.. 이건 분명 괴한이고, 얼굴은 전혀 못봤지만, 노랑물 들인 나름대로 멋부린 외로운 중년부인.....
* 아줌씨 깰라 살금살금..
* 아주머이 지는 아입니데이..
*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 뭐꼬? 우산으로 팍 밀어뿌까? 우산 재끼고 확 안아뿌까?
사패산 암반도 자연이지만 이 부인도 자연의 일부분으로 생각해서 자연을 배경으로 재미있는 사진 한판 박았심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아줌씨 죄송합니다! 내가 대장이니께 대표로 사과드립니데이...
원각사계곡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다보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더운 날씨에 샤워하는 기분이다. 가는 길에 계곡으로 빠져서 간단한 알탕을 즐기고나니 빗방울이 커진다. 발을 재촉하여 내려가다보니 시원한 폭포가 눈길을 끈다. 다음에 맑은 날씨에 다시오고싶은 계곡이다.
하산하고나니 오후 3시경. 산에서 막걸리와 홍어밖에 먹은 것이 없는데 배가 꺼지질 않는다.
그래도 하산주는 해야지? 송추골떡갈비집에서 간단히요기를 하고있는데 느림보 규홍이가 안부를 물어오네.. 반갑더라.. 그러면서 안국역 근처가 규홍이 집이고, 근처 인사동에 괜찮은 맛집들이 많더라는 생각이 미치니까, “그라먼 그 근처에서 함 보까?” 술이 한잔 들어가니 맴에도 없는 말이 그냥 나온다. 나는 구파발에서 갈라져야하는데...말이야
* 메뉴판 보니 침 넘어간다..
그런데 느림보덕분에 아주 맛있는 맛집을 하나 개발했다는거 아니겠어!
“된장예술(툇마루집)” 가자미식혜, 전, 묵무침에 새콤한 막걸리-맛있더라- 다음에 우리 함 더 가자!
규홍아! 오늘 너무 잘 무웃데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