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서와 바오로의 편지들 중 어느 것이 더 먼저 씌어졌습니까?
적지 않은 신자들이 신약성서의 집필 순서에 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신약성서에는 마태오 복음서가 가장 먼저 나오지만
사실은 바오로의 편지들이 더 먼저 씌어졌습니다.
4복음서의 집필 연대가 70년에서 100년 사이로 비교적 1세기 말엽인 데 비해서,
바오로의 친저 편지들은 49년에서 바오로의 순교(대략 64년) 직전까지인
1세기 중엽에 기록되었습니다.
바오로의 추종자들이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사목서간은
신약성서 중 가장 후대에 기록된 작품으로서 그 작성 연대는 2세기 초로 추정됩니다.
그러면 바오로와 복음사가들은 서로 잘 아는 사이였나요?
사도행전과 전승에 의하면 바오로는 마르코와 루가와는 서로 친분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바오로의 편지를 깊이 연구한 학자들은
사도행전의 저자와 바오로가 서로 잘 몰랐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마르코는 요한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사도 12,12)
어머니 마리아(성모님이 아닌 다른 마리아)와 함께 예루살렘에서 거주하다가
바오로와 자신의 삼촌 바르나바를 만나 한때는 그들과 전도여행을 같이 하기도 했지요
(사도 13,5; 골로 4,10).
그러나 마르코는 바오로가 자신의 동행 문제로 바르나바와 의견충돌을 일으키자
바오로와 갈라서서 전도여행을 합니다(사도 15,37-39).
그러다가 바오로와 다시 화해하고 바오로가 필레몬서를 쓰고 있었을 당시에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필레 24절).
그 외에 마르코가 감옥생활을 하는 바오로를 도와주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골로 4,10; 2디모 4,11).
다음으로 루가에 대해서는 신약성서에 3번 언급되어 있지요.
필레몬서 24절에서 루가는 바오로의 동업자로 소개되고,
골로사이서 4장 14절에선 ‘사랑하는 의사’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디모테오 2서 4장 11절엔 루가만이 바오로를 끝까지 수행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록들이 얼마나 역사적인 신빙성을 갖느냐도 문제이지만,
복음사가들이 직접 그 복음을 썼느냐에 대해서 대개는 회의적이고
또 동명이인(同名異人)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바오로가 위의 두 복음서 저자들과 친분을 맺었노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 주머니 속 성서박사 시리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