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피시방엘 왔는데 좋은 카페를 찾게되고 좋은 글을 읽게되고...오늘 오전 일상은 활짝 개인 하늘같습니다.
꼭 한번 읽어 봐야죠
얼굴 빨개지는 아이
예전엔 책을 좋아한다고 그래서 손 닿는데 언제나 책이 있었는데, 요샌 내 손에 잡혀지는 책이라곤 잡지, 좋은생각, 어쩌다 빌게이츠의 생각의 속도 등등
피부가 엄청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물을 들이키는 기분 아세요?
눈이 엄청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창너머 커다란 나무가 있는 풍경에 한참 눈을 맞추고 있는 기분 아세요?
혼자 너무 너무 좋아하는데 차마 좋아하는 사람한테 어긋뜨리는 시선을 아세요?
그런 메마른 기분을 적셔주는 건 늘상 주위에 있는 흔한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꼭 잊어먹지만요
뭔가 거창하고 멋있는 걸 바라기도 하지만요
통신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시도 보고 책도 보고 넘 넘 빨리 보고 지나쳐 버리는 매체의 속도는 맘에 안듭니다.
책 읽어보고 ...
즐거운 오늘 되세요!
: 오늘 서점에서 장 자끄 상뻬의 '얼굴빨개지는 아이'를 봤슴다. 그 전에 랑베르씨하고 라울 따뤼뱅을 읽고는 장 자끄 상뻬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너무 잘 꼬집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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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있었슴다. 얘는 얼굴이 잘 빨개지는게 아니라 이유없이 빨개지는 거에요. 남들이 얼굴이 빨개질 상황이면 빨개지지 않고 이유없이 빨개지는 별난 아이죠. 사람들은 이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죠. 그러다 얘한테 친구가 생겼슴다. 친구는 이유없이 재채기를 하는 아이죠. 이둘은 가만히 있어도 즐거운 친구사이가 되었죠. 둘은 너무나도 친구를 자랑스러워했고 행복했죠. 그러다 재채기하는 친구가 이사를 가고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 세월이 흐른 어느날 그들이 어른이 된 어느날
: 얼굴 빨개지는 어른은 길에서 재채기하는 어른을 만나게 됩니다. "어이 자네 하나도 안 변했군" 그들은 다시 좋은 친구가 되었죠. 가만히 있어도 즐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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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는 이래요. 근데 삽화에 있는 대사들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죠. 너무너무 재밌어요. 표정들도 재밌고.. 지금 이글을 쓰면서 갑자기 막 즐거워 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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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친구한테 "이 작가 너무 재밌다"하니까 친구는 계속 묻더군요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건데?" 음... 전들 제대로 답할 수 있갰습니까?
: 무슨 말을 하는지 알수없으면 어떻습니까? 이것의 주제는 우정이야라는 식으로 말할 수 없어도 좋슴다.
: 아주 유쾌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뻐하면 안되나요? 이야기속의 사람들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라울 따뤼뱅이란 인물이 좋네요. 랑베르씨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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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베르씨도 구성이 재밌어요. 내친 김에 랑베르씨 얘기도 할까요? 이야기는 식당에서만 계속됩니다. 식당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우린 랑베르씨의 연애담을 따라가게 된답니다.
: 어느 식당에서 랑베르씨와 사람들은 매일 만나죠. 랑베르씨의 행동이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주문을 다른 때와 다르게 하고 말을 안 하기도 하고 식사시간에 안 오기도 합니다. 식당의 다른 손님들은 정치와 축구를 얘기하다가 점점 랑베르씨가 왜 그럴까로 화제가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이 정말 재밌어요) 그러다가 랑베르씨가 연애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제 식당은 랑베르씨의 연애로 화제가 집중되죠. 랑베루씨가 앉지 않는 다른 테이블 사람들까지도.. 랑베르씨가 오면 "어이 바람둥이"라며 놀리기도 하구요. 서로 자신의 사랑 얘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젊었을 때 말이야"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 또 랑베르씨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합니다. 결국엔 "어이 바람둥이"란 말에 화를 내기도 합니다. 네, 랑베르씨의 연애가 결국은 끝이... 이후 사람들은 다시 정치와 축구로 화제가 옮겨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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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쌍한 랑베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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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자끄 상뻬의 이야기들은 너무 따뜻해서 좋아요.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사소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조그만 사건들, 아주 조그마한 변화들, 그리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 불꽃같은 사랑도, 악착같은 복수도, 죽이고 싶은 미움도 없어요.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드라마나 소설처럼 그리 극적인 감정을 가지긴 힘들지 않나요? 장 자끄 상뻬는 그런 극적인 인물이 없어요. 그래도 즐거워지는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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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자끄 상뻬의 글은 굳이 분류를 하자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나 할까요? 책값이 아깝다고 생각되시면 서점에 서서 읽어보세요. 즐거워지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