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 제18코스 장수바위길
대청호 주위를 한 바퀴 에두르는 대청호 오백리길은 21 개 코스에 총 220km의 도보길이다. 호반 주위의 자연부락길. 소하
천길. 등산길. 옛길 등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청댐을 시작으로 대전광역시 대덕구와 동구. 옥천군, 보은군. 청주시 상당구를
차례로 지나며 원점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7월 18일부터 시작한 나의 대청호 오백리길 기행도 시나브로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제1코스를 시작으로 한 달에 거의 두 번씩 대전과 옥천군, 보은군, 청주 상당구로 이어지는 17 개 코스를 걸었
다. 그리고 지난 6일 다시 청주 문의면을 찾아 18코스(장수바위길)를 걸었었다.
지난 주말은 전국적으로 곳곳에 돌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었다. 제주 한라산 강수량은 기록적인 800mm, 남부와 중부지
방도 곳곳에 100 ~ 300여 mm 이상 내렸다. 오랜만에 내린 호우로 이제는 한반도의 봄 가뭄도 어느 해갈되지 않았나 싶다.
새벽을 쫓으며 빗길을 달려 찾은 문의면 소전리에도 지난밤부터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18코스 들머리인 소전 삼거리는
샘봉산 남서쪽 협곡에 자리한 소전 2리 동구다. 유명한 벌랏한지마을(소전1리)로 가는 들머리기도 하다. 흙탕물 흐르는 실
개천 가에는 하얀 찔레꽃들이, 산기슭 도로변엔 또 아까시 흰 꽃들이 피어 5월 신록과 함께 아름다운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를 그려내고 있었다. 개천 가의 가파른 산비탈을 굽 도는 염티소천로(지방도로)를 따라 나가 소전리와 문덕리를 경계하는
가이 고개를 지나고, 다리골까지 깊숙이 들어온 대청호를 바라보며 서당터와 월리사 입구를 지난 후, 다시 고개 넘어 염티
교를 건너 509번 도로(회남문의로)가 지나는 염티리를 찾았다. 그리고 이곳부터 이어지는 18코스는 염티 마을을 가로질러
호반가의 임도를 따라 돌아나간 후, 산행으로 이어진다.
비는 계속 내렸다. 장수바위 능선 아래의 작은 말봉(末峰) 아래에 있는 강 씨 묘역을 깃점으로 능선을 향해 올랐다. 그런데
이곳은 길이 없고 거친 잡목 숲을 헤치고 오르는 게 전부였다. 어렵사리 비에 젖은 숲을 지나 능선을 찾아 오르니, 커 다란
책상 바위가 윗 능선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장수 바위인 듯, 그러나 안내판은 없었다. 세계적인 명품길이라는 '대청호 오백
리길'의 치부를 보는 듯해 서글픔마저 들게 하였다. 사실 장수바위 능선이란 이름도 필자인 내가 가차해 붙인 이름이다. 산
불감시초소를 지나 묘암 삼거리를 찾았다. 오지의 산골짜기에 걸맞은 별바위 쉼터가 쉬어 가길 청하나 비에 젖은 차림새가
불편해, 따뜻한 차 한 잔의 유혹을 애써 접고 묘암천을 따라 산덕리를 향했다.
월궁봉 동쪽 산협 부락인 산덕리는 509번 국도를 벗어나 군도(산덕길)로 이어진다. 이곳의 산덕 마을은 아랫 산덕(下山)과
윗 산덕(上山) 마을로 나뉜다. 이 마을엔 '산덕리 태실'이 있다. 조선 14대 선조(宣祖)의 8남 인성 군(仁城君)의 태실이라 전
한다. 조선 왕실은 태(胎)는 국운과 관련이 있다 하여 아기가 태어나면 그 태를 명당에 매장했다. 태실(胎室)이란 이것을 이
른다. 산덕(山德)이란 마을 이름이 태실에서 유래되었는지는 몰라도 산촌의 넓은 원곡(圓谷)에 자리한 마을은 이름처럼 후
덕하고 살기 좋은 곳이란 느낌이 들었다.
촬영 2023, 05, 06.
▼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소전리, 소전 삼거리와 소전교
▼ 소전교 앞 소전 2리 표지석과 벌랏한지마을(소전 1리) 안내판
▼ 소전 삼거리, 대청호 오백리길 제18코스 들머리
▼ 소전리 쪽 대청호
▼가이고개 / 소전리와 문덕리 경계 고개
▼ 문덕리 쪽 대청호
▼ 문덕리 서당터 - 1
▼ 서당터 앞 마을과 호수 건너편 18코스 장수바위 능선
▼ 서당터
▼ 문덕리 다리골
▼ 다리골( 월리사 절골)
▼ 문덕리, 월리사 입구
▼ 월리사 입구 도로변 '월리사(月裡寺) 사적비'
▼ 염티리
▼ 염티리와 염티교
▼ 염티리
▼ 문덕리 쪽 대청호
▼ 문덕리 호반길
▼ 조금 전 지나왔던 서당터 마을
▼ 장수 바위 능선 들머리 묘역
▼ 장수 바위 능선
▼ 장수 바위 - 1
▼ 장수 바위 - 2
▼ 산불 지역
▼ 산불감시 초소
▼ 묘암리와 묘암천
▼ 묘암 삼거리, 벌바위 쉼터 - 1
▼ 벌바위 쉼터
▼ 묘암 삼거리 이정목
▼ 묘암천 징검다리 길
▼ 묘암천 벌바위 농장 - 1
▼ 묘암천 벌바위 농장 - 2
▼ 엉겅퀴 꽃
▼ 산덕리 산골 마을
▼ 산덕리 초록감투마을 둘레길 이정목
▼문의면 산덕리(山德里), 하산(下山) 마을 버스정류장
▼ 산덕리, 하산 마을 쉼터
▼ 산덕리, 상산(上山) 마을
▼ 상산 마을 정자(쉼터)
▼ 상산 마을 18코스 날머리와 19코스 들머리 이정목
▼ 산덕리, 상산 마을 동구 느티나무
첫댓글 고르지못한 일기에 종주길이 많이도 불편 했겠습니다.
와중 깨끗한 사진으로는 아름다움만 느껴지는 이기적인 속 마음입니다.
수고하신 덕분에 기분전환 잘 하고 마음까지 환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늘 맑고 푸른 마음으로
즐거운 일상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