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름 아기구름
박 종 현
∻1. 하얀 구름밭의 기별들은 자라고 ∻
훨~ 훨 온갖 새들이 날아다니는 하늘!
그 높고 깊은 곳에 구름밭이 있어요.
몽실몽실 솜사탕 같은 구름밭이지요.
하느님의 발도 쏘옥, 쏘옥 빠지는
눈처럼 새하얗고 포근한 구름밭이지요.
구름밭에는 까만 눈이 반짝 반짝,
새하얀 볼이 반짝반짝 빛나는 아기별들이 자라고 있어요.
온몸을 구름밭에 포옥 파묻고
쌔근쌔근 잠도 자고 엎치락뒤치락 장난도 치며
아기별들이 자라고 있지요.
달님의 요정은 개구쟁이 아기별들을 남모르게 돌보았어요.
∻2. 별처럼 예쁜 꿈∻
아기고래가 바다 물속에서도 엄마 고래의 젖을 빨듯
오물오물 아기들은 달님 요정의 젖을 먹고 자라지요.
오물오물 아기들은 달님 요정의 지극한 사랑 먹고 자라지요.
꼬물꼬물 사랑으로 가득 찬 꿈을 먹고 자라지요.
땅 위의 생명들은 하늘 보며 꿈을 꿔요.
하늘처럼 커다란 꿈
땅 위의 생명들은 달을 보며 꿈을 꿔요.
달빛처럼 화안한 꿈
땅위의 생명들은 별을 보며 꿈을 꿔요.
별빛처럼 어여쁜 꿈을.......
별빛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가 숨어 있어 말 할 수 없이 아름다워요.
훌륭한 화가가 제 아무리 잘 그려도 자연이 그린 그림은 흉내 내지 못해요.
사람은 결국 자연을 흉내며 사는 것이니까요.
∻3.들꽃들은 꿈꾸기를 좋아하고∻
꽃들은 꿈꾸기를 좋아 합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들꽃들은 꿈꾸기를 더 좋아 해요.
깊은 산 속, 키 큰 풀 들 사이에서
넓은 들판 한 모퉁이,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커다랗고 무거운 바위 아래에서
아직 이름도 없는 들꽃들이
가만 가만 꿈을 꿉니다.
하늘 보며 소곤소곤 꿈을 꾸어요.
“달님처럼 환하고 커다란 꽃을 피우게 해주세요.”
“별님처럼 반짝이는 어여쁜 꽃을 피우게 해주세요.”
다른 꽃들이, 다른 풀들이 비웃을까봐,
새근새근 꿈을 꾸고 있어요.
너무 큰 욕심이라 비웃을까봐 고요, 고요 꿈을 꾸어요.
∻4.꽃은 구름이 되어 ∻
들꽃들은 구름이 되고 싶었어요.
꽃구름이 되고 싶었어요.
들꽃들의 꿈이 하늘로 올라갔어요.
하얀 나비가 되어 나폴 나폴 하늘로 올라갔어요.
하늘높이 구름밭으로 올라갔지요.
누가 엿들을까봐,
소리 죽여 조용히 하늘로 올라갔어요.
큰 바람 불어와 꿈을 흩어 버릴까봐
사푼, 사푼 하늘로 올라갔어요.
커다란 나무, 커다란 가지에
꿈이 부딪쳐 떨어지면 어쩌나
조심조심 하늘로 올라갔어요.
∻5.구름밭에는∻
어디 꿈꾼다고 다 이루어지나요?
노력을 해야 하지요.
예쁜 운동화 한 켤레를 가지고 싶으면 가지고 싶은 만큼
이상의 노력이 따라야 하지요.
어린 사람은 어머니 아버지가가 대신 노력을 해주지요.
훗날 되갚아 드리지요.
꼭 그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일로 바꿔 하지요.
그러니까 세상의 꿈이라는 꿈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 진리지요.
구름밭에 온 들꽃들은 별들이 좋아 할 여러 가지 빛깔로 예쁘게 꾸몄지요.
들꽃들의 꿈이 서서히 이루어졌어요.
그리고 도움을 받았지요.
들꽃들은 달님의 요정이 꿈을 받아 안았어요.
“들꽃들의 꿈이야,
향기 나는 꿈이야.
아주 작은 꿈이야.
안타까운 꿈이야.”
달님의 요정이 꿈을 품에 안고 구름밭 여기저기
속삭이며 다닙니다.
“저요. 제게 주세요. 작은 꿈, 향기 나는 꿈, 제게 주세요.”
달님의 요정이 아주 조그만 아기별에게 들꽃의 꿈을 안겨주었어요.
들꽃들은 꽃구름이 되었지요.
∻6.세상은 넓고 넓어∻
세상의 모든 것은 스스로가 무엇인가 되고 싶은 소망 즉 꿈이 있지요.
저마다 이루고 싶은 꿈!
깊은 산속 옹달샘
물방울들도 꿈을 꾸어요.
밤새 풀잎에 앉았던 이슬도 꿈을 이루기 위해 해님이 오시면 자를 뜨지요.
샘 속에 내려앉은 흰 구름 보며
물방울들도 꿈을 꾸지요.
“샘을 나가, 시냇물을 지나
푸른 강물까지 흘러가고 싶어요.
마침내 바다에 닿아 넓은 세상 구경하고 싶어요.
바다의 품속에서 물고기들이 뛰어놀고요.
커다란 고래도 ‘푸우아 푸우아’
안개 같은 푸른 분수를 내뿜겠지요.
아, 바다까지 흘러가고 싶어요. “
작은 물방울들의 꿈도
나폴 나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지요.
구름다시 다른 그 무엇이 되어 떠돌지요.
∻7.달콤한 그 꿈∻
푸른 잎사귀 무성한 사과나무,
오롱조롱 매달린 새하얀 사과꽃!
사과가 되는 꿈을 꾸지요.
야무지고 달콤한 꿈을 꾸지요.
“탱글탱글, 반짝반짝 빛나는 사과,
새빨갛고 달콤한 향기 나는 사과,
팔마다 주렁주렁 매달고 싶어요. “
달빛 젖은 배나무, 새하얀 배꽃도,
사과나무 곁에서 꿈을 꾸어요.
달콤하고 시원한 꿈을 꾸어요.
사과꽃, 배꽃, 달콤한 꿈도 한들한들 하늘로 올라가지요.
∻색시 반달곰 신랑 반달곰∻
깊은 산 속, 깊은 동굴에
숨어살기를 좋아 하는 반달곰!
깊은 산속, 깊은 동굴에서, 잠만 코~ 코~ 자던 수반달곰
겨울잠에서 깨어나 나들이 했다가 노란 꽃을 피운 생강나무 아래서 어여쁘고 아리따운 색시를 만났어요.
총각 반달곰!
아씨 반달곰!
맑디맑은 계곡물에 서로의 몸을 깨끗하게 씻고 결혼을 했어요.
주례선생님은 늙은 갈참나무지요.
반달곰 부부도 꿈을 꾸어요.
“밤톨처럼 어여쁘고 달님처럼 화안하고
차돌처럼 단단한 아기 곰을 낳고 싶어요. “
반달곰의 야무진 꿈도 하늘로 날아갔어요.
∻아기의 꿈∻
창밖에는 별들이 반짝 반짝 빛나고요.
엄마 품에서는 아기 눈이 반짝 반짝,
아빠 눈엔 사랑이 반짝 반짝 빛나지요.
“우리 아기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꽃처럼 어여쁜 꿈, 꾸고 있을까?
달처럼 화안한 꿈, 꾸고 있을까?
세상처럼 커다란 꿈, 꾸고 있을까? “
무슨 꿈인지는 모르지만
아기 눈은 더욱 반짝이는걸 보면,
우리 아기가 꾸는 꿈은 사랑이지요.
우리 아기가 꾸는 꿈은 행복이지요.
∻10.아기 구름은 꿈을 꾸고∻
세상의 모든 꿈들이 하늘로 올라갔어요.
어떤 꿈은 나비처럼 나풀나풀 올라가고
어떤 꿈은 고니처럼 너울너울 날아 올라가고
어떤 꿈은 지친 나그네처럼 흐느적흐느적 올라갔지요.
해 질 무렵의 그림자처럼 성큼성큼 걸어가는 꿈도 있지요.
가는 모습 저마다 달라도,
세상의 모든 꿈들은
하늘 높이 하늘 높이 올라갔지요.
하늘엔 별이 가득
구름밭엔 꿈이 가득…….
∻11.아기별은∻
구름밭에선 달님의 요정이 종종걸음 쳤어요.
물방울의 야무진 꿈
꽃들의 달콤한 꿈
반달곰의 화안한 꿈
아기가 꾸고 있는 사랑의 꿈, 행복의 꿈
달님의 요정이 종종걸음 치면서
아기별들에게 하나, 하나 꿈을 나누어 주어요.
오물오물 꼬물꼬물 꿈을 먹고요.
무럭무럭 토실토실 아기별들이 자라지요.
꿈은 사랑이니까요. 꿈은 애쓴 만큼 이루어지니까요.
∻12.우쭐우쭐 아기별은 자라고∻
구름밭의 구름들
송알송알 이마에 땀이 맺혔어요.
“무럭무럭 토실토실 잘 자란 아기별들
아이고, 무거워. 끙끙 낑낑”
달님의 요정이 소리칩니다.
“이러다 구름밭이 푹 꺼져버리겠네.
무럭무럭 토실토실 잘 자란 우리 예쁜 아기별,
안녕, 안녕 헤어질 때 되었지.
안녕, 안녕, 이젠 땅으로 내려가렴.
내려가 세상의 모든 꿈들 이루어주렴.”
우리들의 꿈은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서로 다투지 않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요.
∻13.별들은 방실방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진화를 꿈꾸지요.
새로운 세계를 꿈꾸지요.
다 자란 별님들이 하나 둘 세상으로 내려오네요.
꿈의 주인 찾아 하늘하늘 땅으로 내려오네요.
꿈처럼, 꿈처럼 꿈이 이루어지고,
별님들은 방실방실 웃고 있네요.
“드디어, 드디어 꽃을 피웠어요.
향기, 멀리 가는 꽃을 피웠어요.
“드디어, 드디어 달콤하고 향기로운 열매를 맺었지요.”
드디어, 드디어 샘을 나가 흘러가게 되었어요.
시냇물이 되었다가 푸른 강물이 되었지요.
푸른 강물 되었다가 푸른 바다 되었어요.”
으아앙, 으아앙, 아기반달곰 세상 구경 한다고
으아앙, 으아앙,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려운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우스운 일도 있지요.
다시 말하면 산나물 콩나물 참기름 고추장 간장 마늘 육회 등등 섞어 썩썩 비벼야 맛이 나는 비빔밥과 같지요.
꿈은 한 가지 일로만 이루어 지지 않지요.
복합( 여러 가지를 하나로 합침)으로 이루어지지요.
∻14.꿈은 꽃구름이 되고∻
구름밭에 오롱조롱 아기별이 모였어요.
오물오물 꼬물꼬물 꿈 먹어야 자라는
오물오물 쪼물쪼물 꿈만 먹고 자라는
아기별 하나 둘 모여들어요.
나폴나폴 새로운 꿈, 구름밭에 올라오고
무럭무럭 토실토실 아기별이 자라고
달빛이 없어도
별빛이 없어도
온 세상은 꿈들로 화안해요.
온 세상은 어느 한 곳 비지 않고 꿈들로 가득해요.
우리가 이고 사는 하늘에는 꽃구름과 아기구름이
재잘 재잘 행복에 겨워 떠들고 있지요.
아기별들이 떨어진 자리에 새 꿈들이 올라가지요.
작고 예쁜 소원을 담은 꿈들이 올라가지요.
하나 둘 작은 별들이 생겨나네요.
예쁜 꿈들이 많을수록 하늘의 별들도 많아지겠지요.
더 엉 덩 덩더꿍
풍물놀이를 하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