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쓰기, 이렇게 하라.
장상호 선생님의 말씀을 참고로 논문 쓰기를 한 번도 하지 않는 제가 나름대로 썼습니다. 혹시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제자 민기식 드림
1. 논문 쓰기와 학과 공부는 다른 일이다. 학과 공부의 수준을 높인 뒤에 논문 쓰기를 시도하는 것은 논문 쓰기의 시간을 빼앗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어차피 불완전하긴 마찬가지이기에 부족한대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 논문 쓴 뒤의 여운을 즐기기에 유리하다. 논문 마감 3개월 전에 마쳐야 여운이란 열매를 맛볼 수 있다.
2. 너무 거창한 주제로 욕심내지 말고 최대한 범위가 작고 좁은 주제를 선택하여 주어진 기간에 부담 덜어가면서 논문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즐길 것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에게 맞는 논문 주제를 작고 좁게 잡는 것이 관건이다.
3. 일단 논문 주제를 잡았으면 대충 얼개를 세워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지도교수로부터 최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제로 근접하면 대단히 성공적이다. 만약 지도교수로부터 협조 받지 못할 주제라면 지도교수를 바꾸거나, 본인이 원하는 주제는 아니지만 논문 쓰기의 진행과정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지도교수와 절충하는 것도 괜찮다.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은 자신의 문제의식에 함몰되어 지도교수의 협조 없이 어려운 가시밭길을 자처하는 일이다. 이럴 경우 논문을 쓰더라도 여운을 즐기기 어렵고 학문에 대한 혐오감을 키울 확률만 높일 수 있다.
4. 논문 쓰기는 한 번에 성사되기 어렵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진행되기에 개념화와 자료수집이 불일치하여 전체 설계도가 계속 수정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시간적 숙성을 기다려야하기에 조급해서는 안 된다. 느긋하게 관망하고 수정하면서 설계도를 구성해야 한다.
5. 목차 구성과 그에 맞는 자료 수집을 치밀하게 설계했다면 논문 쓰기는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설계도 작성은 전체에 대한 안목과 문제의식을 투철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기에 이후의 글쓰기는 따라가기에 불과하다.
6. 논문의 마침표가 찍혔다. 이 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새로운 문제들이다. 논문의 문제는 제한되기에 관련된 또 다른 문제가 예전보다 더 구체화된다면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시간의 여유 속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논문 마감 3개월 전에 끝내는 것이 좋은 것이다.
선생님 추가 사항
1. 문제 제기에서 문제 풀이, 문제 해결까지 주제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 중간에 자기가 아는 것을 욕심내어 다 쓰는 것은 군더더기일 뿐이다. 이럴 때 생략이 미덕이 된다. 주제에 어긋나지 않도록 수미일관 일관성을 지키며 글을 생략하면서 쓸 수 있어야 한다. 쓸데없이 많이 인용하는 경우는 오히려 마이너스일 뿐!
2. 자료 수집에 있어서 연구할만한 주제로 엮이지 않는 쓸데없는 족보와 인용 가치가 없는 자료에 매여선 안 된다. 쓸데없는 자료를 배제하고 인용할 가치가 높은 자료를 제시해야 이론 배경과 참고문헌에서 정통에 선다. 문제의 뿌리를 추구하여 기반을 단단히 확보하여 자기 문제의식을 심화시켜야 날이 선 좋은 논문이 이루어진다.
3. 석사건 박사 논문이건 자격을 얻는 요구조건으로 생각하고 논문 진행과정을 체험함으로써 자신감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논문 쓰기의 체험이 이후 학문 활동을 추진할 수 있다.
4. 학자로서 조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사회적 적응방식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 혁신적인 논문일수록 통과하는데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이후엔 자기 학문을 하는 것이 낫다. 학위는 제도에서 나온다.
*** 한국의 슬픈 현실 : 논문 쓰기가 혁신적이어야 하는데도 오히려 논문 심사 교수를 설득해야 하니 창의성이 나올 수 없다. 오히려 학생을 흠집 내는 경우도 많다. 방어 운전하듯 잘 피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