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백수광부의 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의 날아다니는 돌
공연명 날아다니는 돌
공연단체 극단 백수광부
작가 이강백
연출 이성열
공연기간 2014년 11월 7일~16일
공연장소 백성희장민호극장
관람일시 11월 13일 오후 8시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극단 백수광부의 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의 <날아다니는 돌>을 관람했다.
2014년 3월 9일 20시경에 날아다니는 돌인 운석(隕石)이 전국적으로 낙하현상이 목격됐다. 진주와 수원에선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차량 블랙박스에 그 영상이 포착됐다. 그 후 10일 진주 대곡면 단목리에서 첫 번째 운석이, 11일엔 미천면 오방리에서 두 번째 운석이, 16일엔 오방리에서 세 번째 운석 추정 암석이 발견됐다.동영상을 분석한 한국천문연구원은 꼬리를 가지고 길게 떨어진 것으로 보아 우주에서 진입한 소행성이 대기권에서 불타 폭발하는 전형적인 유성(流星)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소치 동계올림픽 시 특별 제작된 7개의 운석메달 가격은 순금의 40배에 달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런 관계로 운석 로또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아직도 진주 등지로 향하고 있다 한다.
조선 성종 때(1492)에도 진주에 운석이 떨어진 일이 있었다. 경상도 관찰사 이극돈(李克墩)이 병사가 땅을 파고 찾아낸 복령(茯苓) 모양의 운석에 대해 조정에 보고하였다. 그러나 왕은 운석을 돈으로 보는 현대인들과는 달리 불길하게 여겨 "올려 보내지 말라"고 하였다.
세종대왕의 경우, 1423년 황해도 강음현의 운석을 괴이한 현상으로 간주하고 해괴제(解怪祭)를 행하였다.隕(떨어질 운)에 石(돌 석)자를 쓰는 隕石(별똥돌)의 최초 출전은 <춘추좌전(春秋左傳)>이다. 노나라 희공 16년(B.C.644) 봄, 송나라에 5개의 隕石이 떨어졌다. 같은 달, 본래 풍우를 잘 견디는 '익'이라고 하는 6마리의 바닷새가 바람에 밀려 송나라의 도읍까지 뒤로 날아갔다. 불길함을 느낀 송양공은 주나라의 내사 숙흥에게 그 조짐과 길흉을 물었다. 숙흥의 본심은 운석이란 길흉과는 무관한 자연의 조화라는 생각이었지만,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올해는 노나라에 불상사가 많겠고, 내년엔 제나라에 변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양공께서는 제후들을 얻어 패자가 될 것입니다"라고 거짓 답변하였다.그 사건에 대한 역사적 결과는 다음과 같다. 5개의 운석과 같은 수인 5년 뒤 초나라 사람들이 양공을 우(盂)에서 잡아 송을 쳤고, 양공이 항복을 청하자 풀어 주었다. 그리고 6마리의 바닷새와 같은 수인 6년이 되는 해에 초나라와 홍(泓)에서 싸워 송나라 군대가 대패하였다. 바닷새가 바람에 뒤로 밀려나듯 송나라가 패배한 것이다. 이로 볼 때, 운석은 로또가 아니라 하늘이 이 땅에 근신하라고 던진 경고 차원의 돌이 아닐까 돌아볼 일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운석과 세월호 사건을 연관 짓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연극 <날아다니는 돌>은 1억 6천 만 원을 주고 운석(隕石)을 구입하기까지의 이야기다. 주인공 청년이 결혼비용 삼아 저축한 돈인데, 운석구입으로 날려, 결국 결혼상대인 여인은 그 금액상당 예금통장을 갖고 있는 다른 남성에게 시집을 간다는 이야기다.
주인공 청년은 80세의 숙부로부터 <날아다니는 돌>에 관한 이야기와 그 돌을 소유한 사람은 운명이 바뀔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강원도 산골로 그 돌을 소유하고 있다는 한 도서관지기였던 인물을 찾아간다. 열다섯 번을 찾아간 후에 청년은 소유자인 인물과 만나게 되고, 그가 소지한 고서 속에서 <날아다니는 돌>에 관한 역사적 내력과 접한다. 청년이 그 돌을 자신에게 팔아달라고 요구하니, 인물은 거절을 한다. 청년은 실망과 함께 돌아와 숙부에게 그 사실을 전한다. 그런데 숙부는 내세(來世)에 여인으로 태어나기를 바라고, 죽기 전까지 여성복장과 장신구로 치장을 하고, 여성처럼 화장까지 한다. 그런 숙부의 임종일이 다가오면서 유언처럼 조카가 날아다니는 돌을 가져다 보여주기를 원한다. 청년은 결혼상대여인도 뿌리치고 다시 강원도로 향한다.
그 사이에 이웃에서 늘 상 청년과 여인의 동태를 은밀히 지켜보던 남성이 청년이 강원도로 간 사이에 여인을 유혹한다.
강원도에서 <날아다니는 돌>의 소유자인 인물과 다시 대면한 청년은 자신의 숙부 이름과 근황을 소개하고, 돌을 자신에게 팔라고 애원한다. 숙부의 이름을 듣고는 그 인물은 당장 청년과 함께 상경한다. 그리고 숙부에게 오랜만이라고 정중하게 절을 한다. 숙부 덕에 결국 청년은 돌을 구입하게 되지만, 상대여인은 청년의 빈 통장을 보고 당장 마음이 변한다, 그리고 1억 5천 만 원의 예금통장을 소유하고 있는 이웃남성에게로 달려가 혼례를 치른다. 물론 청년에게 청첩장을 쥐어주고. 이웃남성과 여인은 웨딩마치와 함께 결혼식을 올린다. 청년도 참석을 한다.
대단원에서 운명이 바뀐다는 <날아다니는 돌>과 고서를 넣은 나무함을 방 한가운데 놓고 텅 빈 방에 홀로 앉아있는 청년의 허탈한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텅 빈 무대에 조명으로 원룸 건물 밀집지역을 나타낸다. 무대바닥 한가운데가 주인공의 원룸으로 설정이 된다. 출입구와 통행금지 표지판이 객석 왼쪽 가까이에 있고, 배경 가까이에 접는 사다리가 있어, 통행금지 표지판을 한 남성이 등장해 배경 쪽에 가져다 버리고 사다리에 올라가 주인공을 지켜보는 이웃집 남성역을 하고, 주인공의 일기를 펴서 낭독하기도 한다. 무대바닥에 조그만 구멍을 만들어 열고 닫게 해 놓고, 숙부의 병실장면에는 병실침상을 들여다 사용하고, 강원도의 날아다니는 돌의 소유자인 인물의 집은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 바위로 보이는 조형물 한 개와 그 위에 앉은 돌 소유자의 모습으로 연출된다.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 피아노가 놓여 있어 미모의 피아니스트가 등장해 직접 베토벤의 월광, 드뷔시의 달빛, 라벨의 소나티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파르티타를 연주해 극의 분위기를 황홀한 감상의 세계로 몰아간다.
오현경 선생이 숙부로 출연해 여장남성으로의 독특한 성격창출을 해 보인다. 한명구가 돌의 보관자 역으로 중후한 기량을 발휘한다. 박수영이 이웃남성과 해설자 역으로 호연을 한다. 이명행이 주인공 청년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이경미가 연인으로 출연해 예쁜 모습과 붉은 색 의상 그리고 웨딩드레스로 무대를 밝게 만들고,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국형, 조 현, 문법준의 호연도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특별출연한 김정선의 피아노 연주는 가히 일품이다. 그녀의 연주로, 연극 <날아다니는 돌>은, 천상을 날아다니는 마법의 운석(隕石)으로 탈바꿈을 한 느낌이다.
드라마터그 김옥란, 무대 윤시중, 무대어시스트 김윤진, 조명 김영빈, 음악 김은정, 영상 윤형철, 의상 박소영, 소품 구은혜, 안무 양은숙, 조연출 하동기 백정희, 사진 이강물, 그래픽 다홍디자인, 기획 홍보 코르코르디움 등 제작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백수광부의 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의 <날아다니는 돌>을 창의력이 돋보이고, 연출력이 감지되는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13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