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은 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잘못된 머슴들엔 회초리를 들고 안 되면 내쫓아야 한다.
이제는 권력을 회수할 때가 됐다”고 했어요
“박근혜 정권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
“이제 너희는 해고야”라고도 했어요
윤석열 정부 비판을 넘어 아예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말한 것이지요
탄핵은 대통령의 직무 행위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등
헌정 위기가 왔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요
나라를 극도의 혼란으로 빠뜨릴 비극적 상황을 제1야당 대표가
정략적 수단으로 동원한 것이지요
이 대표는 최근 지역구 주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했어요
‘2찍’은 대선에서 기호 2번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지요
그는 사과한다더니 일주일도 못 가
“살 만하다 싶으면 2번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고 했어요
여당 지지층은 투표할 필요 없다는 것이지요
이 대표는 19일 대장동 재판에 총선 유세를 이유로 나가지 않았어요
일주일 전에도 오전 재판에 불출석했지요
재판부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마음대로 빠진 것이지요
재판부는 이러면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소환하겠다고 했어요
이 대표 측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 대납 사건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전혀 모른다” “터무니없다”고 발뺌했지요
다른 증인 진술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고,
본인 휴대폰에 담긴 사진 증거를 들이대도 “저게 왜 내 전화기에 있나”
“기억 안 난다”고 했어요
그는 작년 6월 검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대납했다고 보고했다”고 진술했지요
변호인 입회하에 자백해 놓고 태도를 완전히 바꿨어요
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가 된 조수진 변호사는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님이 ‘조 변호사는 길에서 배지를 줍는다’고 했다”고
말했지요
조 변호사는 자신은 25% 가점, 경선 상대인 박용진 의원은
30% 감점을 받는 불공정 경선을 통해 승리했어요
그렇게 거저먹다시피 공천을 확보한 뒤 야당 절대 강세 지역에 출마하니
‘배지를 주웠다’고 장난치듯 말한 것이지요
이 정도면 선거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 것인가요?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사람들이 이렇게 막 나가는 것은
이미 총선 승리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지요
이 대표는 공공연하게 “151석이 목표”라고 했어요
조국혁신당까지 합치면 범야권 180석까지 갈 수 있다고 하지요
선거가 아직 20일 남았는데도 이 정도니 실제 선거에서 이기고 나면
어떤 행태를 보일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윤석열 정부의 명운을 가를 4·10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로 부상했던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2차 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지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
2021년 11월 20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대위 발족 후
지방 유세에 나서면서 한 말이지요
“민주당을 이재명다움으로 변화시키고 혁신하라고 주문했는데
오히려 이재명이 민주당화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민주당이라는 그릇 속에 갇혀 버린 자신을 반성한다”고 했어요
유력 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그 당이 자랑하는 지도자들을 언급하면서
그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미국의 공화당 대선 후보라면 레이건을,
민주당은 루스벨트를 단골로 내세우고 있어요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걸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70년 역사를 자산이 아닌 부채로 취급했어요
그래서 당을 자기 스타일대로 완전히 뜯어고치겠다는 것이지요
대선에 임하는 절박한 심정을 강조하다 ‘오버’했겠거니 싶었어요
그런데 그냥 해본 말이 아니었지요
이 대표는 총선 공천으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확실하게 만들었어요
반명(反明)들을 일찌감치 당 밖으로 몰아내더니 비명(非明)은 물론
이 대표 체제에 순응해 온 친문(親文)들마저 공천 과정에서 날려 버렸지요
빈자리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친명(親明) 신인들이 꽂혔어요
이 대표를 조선 정조에 빗댄 역사학자는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의원을
경선에서 꺾었고, 이 대표를 이상형으로 꼽은 여성 후보는
행정구역 이름도 제대로 못 댄 지역구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지요
이 대표의 자전적 에세이 제목 ‘이재명은 합니다’를 실감케 해줬어요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이번 공천이
민주당 총선 성적표에 어느 정도 부담을 줄지는 불투명하지요
공천 파동으로 한때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며 치명상을 안길
분위기였지만, 용산발 여당 악재들로 되살아난 정권 심판론 때문에
다시 판세가 뒤집힌 상황이지요
그러나 민주당 공천의 진짜 후유증은 ‘총선 이후’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어요
오는 6월 개원하는 22대 국회의 민주당 의석은 순도 100% 친명으로
꾸려지게 되지요
지난 국회에서 한동훈 법무 장관을 상대로 ‘음주 호통’을 치거나
‘제 발등 찍기 공격’을 남발하며 웃음거리가 된 ‘처럼회’ 수준 의원들이
세 자릿수로 늘어난다고 보면 되지요
이들이 정신 사납게 펼칠 함량 미달 개그를 우리 국민은
4년 동안이나 지켜봐야 할지도 몰라요
2004년 총선 때 노무현 탄핵 역풍에 올라타 국회에 입성한
열린우리당 탄돌이 초선 108명은 갖가지 기행으로
당의 골칫거리로 전락하며 ‘108 번뇌’라고 불렸어요
이들 중 4년 후 총선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3분의 1도 안 되는
35명뿐이었지요
올 8월 이재명 대표의 2년 임기가 끝나면서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는 이재명 또는 ‘이재명 아바타’가 당선될 확률이 100%이지요
전당대회 표결을 좌우할 현역 의원 및 원외 지구당 위원장들이
모두 이 대표 손바닥 위에 있어요
마찬가지 이유로 2027년 차기 대선의 민주당 후보도
사실상 이재명 대표로 굳어졌다고 봐야 하지요
그 사이에 대장동과 백현동 특혜 및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그리고 선거법상 허위 발언 및 위증 교사 혐의 등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피선거권 박탈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는 한 ‘이재명 결사 옹위 시스템’이 작동할 것이지요
사법 리스크로 너덜너덜해진 이 대표로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상황이
분명해져도 ‘무조건 고’를 외칠 것이분명하지요
‘이재명의 민주당’이 남길 후과는 ‘이재명 이후’로까지 어어질 수밖에 없어요
지난 전당대회 때 이 대표에게 도전장을 낸 박용진 의원은
경기 규칙이 급조된 불공정 경선을 통해 ‘금배지를 길가다 주운’
친명 여성에게 밀려났고, 또 다른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경선 기회마저 없이 컷오프됐지요
러시아 독재자 푸틴이 나발니를 감옥에 가둬두는 것만으로도 불안해
제거해 버린 일을 연상시키고 있어요
2027년 대선을 지나고 나면 ‘이재명 대체재’들의 정치적 유통기한도
끝난다고 봐야 하지요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선발된
22대 민주당 국회의원들 가운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차기 지도자감이 있을 리 만무하지요
2028년 총선 묘목에서 새로 길러 나가야 하는데
이들의 활약이 국민 눈에 띄려면 몇 년은 족히 기다려야 하지요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활로를 위해 당을 희생시킨 여파가
10년은 족히 간다는 얘기이지요
대한민국 양당 체제를 떠받쳐 온 민주당의 흑역사로
영원히 기록될 대목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인근에서 발언하고 있어요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사진 오른쪽)가 경기도지사 시절인 지난 2018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만나 웃으며 악수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