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이야기
본래 우리들이 온갖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지나치게 나에 집착하기 때문으로, 내가 실제로 있다고 집착함으로써 모든 욕심을 부리게 되고 욕심을 부림으로써 온갖 분노가 수반되어 윤회와 생사의 씨앗이 끝이없다. 또한 보살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서원을 달성하려 해도 먼저 나를 비우는 일이 필요하다. 나를 먼저 위한 다음에 남을 위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금강경의 본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경으로, 그 주요사상은 바로 공(空)이다. 말하자면 모든 만물에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깊이 체득하여 그와 같은 지혜로써 나를 비워나가고 나아가 참된 진리에 도달하는 길을 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상을 설파하고 있는 금강경은 옛날부터 대승불교권의 여러 나라에서 가장 소중한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하나로 존중되어 왔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조계종의 소의경전이 되고 있다.
줄거리
하나의 사건을 볼 때에도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경전 하나에도 보는 각도에 따라 위치나 내용을 풀이함에 차이가 생긴다.
특히 금강경의 경우, 부처님께서 21년 동안이나 설하신 600부반야의 핵심이어서 매우 압축된 이론집이다. 그러므로 고래로 경전을 다루는 이가 거의 한번쯤은 이 경을 해설했고 해설하는 이마다 견해가 각출하여 실로 백, 천의 차이가 있다.
그중에도 불멸후 1000년경 인도에 태어났던 무착, 세친형제분의 견해가 금강경해석의 선구적 위치에 있으니 무착은 성덕설(成德說)을 주장하여 18종의 공덕이 이루어지는 내용으로 보았고 세친은 단혹설(斷或說)을 주장하여 27단의 의혹을 끊게 하는 것이 이경의 내용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복잡하고 난해하여 경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이에게는 필요할지 모르나 일반화되기는 어려운 흠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학설이 중국으로 들어오기 전인 양무제(501-549)때 소명(昭明)태자는 이 경에 분단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여 32분으로 나누었으니 이는 글발 생긴대로 뜻따라 구단 지은 것으로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금강경(32분설)이다. 따라서 대체로 줄거리가 잘 파악되어 있다.
1. 三分으로 나눈 줄거리
① 서 분 - 법회인유분 제1
② 정종분 - 선현기청분 제2 - 응화비진분 제 32
③ 유통분 - 응화비진분 제32끝부분
2. 六問으로 나눈 줄거리
법회인유분은 서분
제 1 문 불교의 기본을 보인다(發起正宗)
선현기청분 제2 선현이 묻다
대승정종분 제3 안주항심을 보이다
묘행무주분 제4 수행항심을 보이다
여리실견분 제5 바른 수행의 결과
제 2 문 믿음을 내는 공덕(擧果勸信)
정신희유분 제6 어떤 믿음을 내어야 하는가?
무득무설분 제7 부처님도 얻은 바도 설한 바도 없으시다
의법출생분 제8 이법을 믿는 공덕
일상무상분 제9 성문도 얻은 바가 없다
장엄정토분 제10보살이 국토장엄한 것도 없다
무위복승분 제11이런법을 믿는 공덕
존중정교분 제12이런법을 믿는 공덕
제 3 문 믿음이 서다(因勸立信)
여법수지분 제13 믿음이 서서 경을 지닌다
제 4 문 믿음에 의해 행을 일으킴
이상적멸분 제14 상을 여윈 인욕행(依信起行)
지경공덕분 제15 이런 법을 행한 공덕
능정업장분 제16 이런 법을 행한 공덕
제 5 문 행에 의해 화신불을 깨달음(依行證化)
구경무아분 제17 모두가 무아일 때 부처다
일체동관분 제18 화신의 지견은 평등하다
법계통화분 제19 화신의 복덕은 평등하다
이색이상분 제20 화신의 참모습은 상이 아니다
비설소설분 제21 화신의 설법은 설함이 없다
* 유명선사 소가 첨부되어 지경공덕이 됨
제 6 문 행에 의해 법신, 보신, 화신의 관계를 깨달음(依行證三身)
무법가득분 제22 법없음이 보신의 정체이다
정심행선분 제23 평등함은 보신의 정체이다
복지무비분 제24 이 법을 믿는 공덕
화무소화분 제25 절대평등이 법신이다
법신비상분 제26 법신은 추측을 불허한다
무단무별분 제27 법신은 단멸과 같으나 단멸이 아니다
불수불탐분 제28 이 법을 믿는 공덕
위의적정분 제29 법신과 화신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일함이상분 제30 법신과 화신은 같지도 다르지도 않다
지견불생분 제31 법신과 화신은 지견으로는 볼 수 없다
응화비진분 제32 화신은 이런 도리를 설하기 위해 상을 취하지 않는다
* 분말의 시중신수는 교량공덕이며 따라서 유통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