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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가리 양식 성공신화를 쓰다. 산청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
매화무늬 아름다운 포식자 쏘가리 쏘가리는 ‘맛잉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민물고기 중최고로 맛있다는 의미이다. ‘쏘아대는 못된 고기’, 쏘가리란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이러한 맛 평가는 사실 그 희소성이 한몫한다. 웬만큼 경력 있는 낚시꾼도 손맛 한 번 보기 어려울 정도로 민첩하다. 깨끗하고 유속이 빠른 하천에 살면서, 살아 움직이는 것만 먹는 습성 때문에 영리하고 힘도 좋다. 거기다 육식성 포식자답게 날카로운 이빨과 지느러미 가시도 있어 사람에게도 위협적인 존재이다. 크기는 30cm 정도가 평균치지만, 60cm에 이르는 대물도 있다.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얼룩무늬는 유유히 유영할 때는 매화무늬 같고, 바위틈에 숨어 있다 순식간에 튀어나와 먹이를 공격할 때는 표범무늬 같다. 아름답고 무서운 포식자, 쏘가리. 서식 환경과 먹이습성 어느 것 하나 양식에 적합한 어종은 아니어서 양식은 불가능하다는것이 업계의 정설(定說)이었다.
집념으로 사나운 쏘가리를 길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한국쏘가리김진규연구소(소장 김진규·59)가 쏘가리 양식의 성공을 알리며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산청군 단성면 당산리에 있는 한국쏘가리 김진규연구소는 1만5000㎡ 부지에 연간 30t 생산능력을 갖춘 연구소 겸 양어장. 김 소장에게 “어떻게 성공했느냐?”는 우문을 던지자, 현답이 돌아왔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느냐? 될 듯 말 듯한 과정을 겪으면서 적합한 시설과 먹이를 개발하게 됐다. 시행착오를 겪은 22년의 세월이 쏘가리 양식을 성공시킨 셈이다.”1996년부터 쏘가리 양식에 매달려온 김 소장은 사실 양어장을 운영하는 민물고기 유통업자였다. 유통을 통해 토속어종인 쏘가리의 가치를 알게 됐다. 바닷고기인 복어와 같은 고급어종으로 상품가치가 높다고 판단, 쏘가리 종묘를 수집해 키우면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양식에 성공한 케이스가 없으니, 자료가 있을 리 만무했다.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험을 거듭하며 김 소장만의 노하우를 축적해 50g의 치어를 1년 만에 1kg의 성어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자연상태에서는 10년이 걸리는 성장이다. 한 우물을 판 집념과 기술력 집적으로 이뤄낸 쾌거이다. 22년 연구해 사료 개발·최적 환경 갖춰 “5년이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쏘가리 양식을 시작했다. 그런데 인공사료를 성공시키는 데 17년이 걸렸다. 성공했나 싶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사료를 잘 먹는데도 쏘가리가 자라지 않더라. 다시 양식 환경을 연구했다. 2016년에야 최적시설을 갖추었다. 지난해 입식한 쏘가리가 지금 30cm 전후의 1kg짜리 성어로 성장했다.”그 과정에서 김 소장은 경험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학업으로 메웠다. 쏘가리 양식환경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남과기대 환경공학대학원에 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연구소 양식장의 수질은 사람이 그대로 마셔도 될 정도의 1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필터로 배설물을 걸러내고, 살균·살충시설로 민물고기 하면 떠오르는 위생에 대한 우려를 차단했다. 지난 3월 쏘가리 초기 양식방법 및 양식장치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현재 2만 마리의 성어와 종묘로 양식되는 치어 20만 마리가 수조를 꽉 채우고 있다. 살충살균시설 특허 “걱정 말고 드세요” 연구소에 따르면 자연산 쏘가리는 시가로 1kg당 15만원선. 연구소의 대량 공급이 가능해지면 소비자는 10만원 대에 쏘가리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어려운 과제는 남아 있다. 첫째, 민물고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다. ‘간디스토마’로 대표되는 민물고기의 위생에 대한 염려가 쏘가리 유통에서 넘어야 할 산이다. 둘째는 유통망이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유통시킬 수도 없다는 것이 김 소장의 생각이다. 체계를 갖추고 제대로 된 쏘가리 시장을 형성하도록 하고 싶단다. 충북 단양처럼 산청에 쏘가리 특화거리를 조성해 토속먹거리로 소개하고 싶다는 바람도 비쳤다. “쏘가리는 식재료이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위생 안전을 최우선할 수밖에 없다. 연구소에서 생산하는 쏘가리는 무충, 무균의 위생적인 쏘가리다. 회로 먹어도 안전하다. 안심하고 즐겨주기를 바란다.”김 소장은 유통과정이나 생산과정에서 위생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생각해 외부 기술 이전이나 유통 위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도는 쏘가리 양식과 같은 친환경 스마트양식 산업에 44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친환경양식사업에 114억원, 스마트자동화 사업에 34억원, 고성군 인공지능 스마트양식어장 실증단지 조성에 300억원이 배정됐다. 도는 최근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인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양식산업 정책방향을 생산중심에서 환경친화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 황숙경 기자 / 사진 이윤상 작가 |
첫댓글 대단한집념을 가지신분이네요!
근처 지리산 계곡에 철갑상어를 양식해서 케비어를 생산하는 양식장이 tv에서
나오는걸 본적이있는데 ..
잘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