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현대(1945-1995)
여자가 혼례나 명절에 한복을 입을 때는 머리를 올리거나 쪽을 지어 복선이 드러나도록 하며, 짦은 머리를 볼륨 있게 빗는 것은 현대에도 계속되고 있다 (☞). 그러나 양장과 함께 퍼머머리는 다양하게 변화하였다.
(1) 1945-1949년
해방이 되자 일제 말에 금지되었던 퍼머머리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현대미용학원이 1945년에 정화고등기술학교가 1950년에 설립되었고, 가열퍼머는 쇠퇴하면서 다양한 퍼머법이 소개되었는데 콜드 웨이브퍼머, 전기 퍼머 등이 그것이며, 당시에는 웨이브를 안으로 말거나 웨이브를 밖으로 마는 머리모양이 유행하였다. 광복 이후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 어깨에 못 미치는 길이의 단발에 퍼머를 하여 옆가리마를 하는 경우가 더 많았으며, 1948-1949년경에는 머리가 짧아지고, 머리의 아랫부분에만 웨이브가 있는 세미업(semi-up)스타일이 유행하였다.
(2) 1950-1959년
퍼머머리의 유행은 6.25동란 중에도 계속되었으나 평범한 스타일이었으며,전쟁후 사회가 안정됨에 따라 여성의 의복과 함께 머리모양도 점차 다양해져서 계절이나 연령에 따라 여러 가지가 소개되었다. 1951-1952년에는 푸들 스타일(puddle style)이 등장하였고, 1953년에는 아주 스포티함 느낌의 짦은 머리인 이탈리안 보이(italian boy)라는 서구 스타일이 유입되기도 했다. 1954년에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의 햅번형(숏커트)스타일로 이후 3-4년간 유행되었다.
1955년에는 포니테일(pony tail : 말꼬리 모양) 스타일이 어려보이게 하는 장점으로 긴 S자형의 웨이브가 특징인 로맨스 스타일(Romance style)과 귀를 덮은 중단발의 지극히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유행하였다(☜).
1958년에는 짦은 머리가 줄어들고 긴 머리모양이 많아지면서 웨이브를 이용한 스타일이 보이는데 머리에 양감(量感)을 주는 스타일이다. 이후 머리의 양감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1959년에는 스완 라인(swan line)형이 인기가 있었고, 1960년에도 이와 비슷한 프린세스 스타일(princess style)이 유행했다.
1950년대의 머리모양은 외국영화 배우들의 모습에서 모방된 것이 많았고, 신분과 잡지에 소개되는 많은 정보로 인해 하나의 스타일이 등장하면 획일적으로 유행하면서 모방되어졌다. 50년대에는 이미 아이론(Iron; 고데기)이 사용되기 시작되어서 열로 변성(變性)을 주어 웨이브를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후반기에는 미장원 수가 많아졌다.
(3)1960- 1969년
1960년대는 머리모양의 변화가 가장 심하였다. 커트 기술의 향상과 다양화로 커트형의 머리모양이 유행되었는데 1961년에는 세슬(cecil)커트, 1962년에는 언발란스(unbalance) 스타일이 등장하였다. 1964년에는 업 스타일(up style)이 대부분의 부인들 사이에서 유행하였다. 또한 63-64년에는 보브스타일(bob style : 단발머리)이 유행하였다. 1965년경부터는 가발붐이 일기 시작하였는데 머리모양을 얼굴형과 옷 차림에 맞춰 개성 있게 선택함으로서 더욱 세련되게 멋을 낼 수 있었으며, 1966년에는 아주 짦은 머리형이 많았다. 1967년에는 동양인의 큰 얼굴과 빈약한 뒤통수에 조형미를 나타내는 기하학적 헤어 커팅이 많았다.
(4) 1970-1979년
1970년대 초반의 머리모양은 앞머리를 변형한 계단식이 유행하였으며, 젊은 여성들은 간결하고 생동감나는 상고머리 스타일(square-cut hair style)을 하였다. 1975년에는 전형적인 웨이브를 강조하는 간편한 단발모양이 유행하였고, 스트레이트 스타일과 웨이브 스타일이 대조를 이루었다. (☜). 1976년에는 짦은 머리가 새로운 스타일로 등장했으며, 1977년에는 콰이어 보이(성가대 소년)라는 청초한 느낌의 머리 모양이 유행하였다. 1978년에는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풍성한 머리모양 등이 유행하였고, 1979년에는 머리카락을 땋아서 장식하는 디스코 머리모양이 유행하였다. 이렇게 1970년대 머리모양을 살펴보면 대체로 퍼머넌트와 커트법을 병용한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1980-1990년
1980년대의 서울에는 퍼머넨트의 종류가 특히 많았는데 기본형이라고 할 디자인 퍼머로부터 핀걸(특히 앞머리 형태에서 웨이브를 굵고 자연스럽게 나타내는 퍼머) 부메랑(머리카락의 컬을 말린 형태로 그대로 늘어뜨리는 퍼머) 등 새로운 퍼머가 등장하였다. 가장 보편화된 디자인 퍼머는 굵기가 각기 다른 루프(머리말기)를 쓰는 재래식이다. 1984년 상반기부터 등장하여 인기를 얻은 스트레이트 퍼머는 문자 그대로 머리카락을 직선형으로 유지시키는 것인데 둥근 루프 대신 플라스틱판을 사용하는 퍼머이다. 본드 형태의 퍼머약으로 머리카락을 플라스틱판에 고정시켜 머리카락의 직모상태를 강화시키고 생머리가 처지고 달라붙기 쉬운 단점을 보완하였다. 80년대 초에는 짦게 자른 커트머리도 많이 나타났는데 특이한 형태로는 일명 '거지커트'라고 하는 커트 머리가 유행하였다. 1984년 후반기에는 단발머리인 보브스타일이 부쩍 인기를 끌었다. 내추럴 퍼머로 전체의 머리결은 생생하게 살리고 윗부분은 약간 펑크스타일로 처리하여 단발머리만의 단조로움을 커버해 주었으며, 10대의 소녀에서부터 40대의 중년부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구애받지 않은 대중적인 스타일이었다.
1985년 이후에는 1984년의 단벌형의 생머리와 비대칭인 것, 중간길이 퍼머로 집약되던 스타일이 얼굴 전체를 드러내는 쪽보다는 마치 얼굴과 이마를 깃털로 감싸는 둣하게 보이는 스타일이 등장하였다. 또한 머리끝이 제각기 멋대로 바람에 흐트러져 화려한 듯하면서도 야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그런 분방함 속에서 부드러운 여성미를 함께 나타냈다.
1986년에는 앞머리, 뒷머리, 옆머리 등 머리를 각 부분별로 나누어 서로 다른 종류의 퍼머로 자연스러운 멋을 낸 조합 퍼머라고 불리는 새 스타일이 서울에 등장하였다. 1983년경부터 유행하던 스트레이트 퍼머가 여름을 맞이하여 주춤하면서 드라이어 대신 조합 퍼머가 환영을 받았다. 떠한 머리 결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웨이브에 탄력과 윤기를 더해주는 모발 화장품인 무스(mousse)와 젤리(jelly)가 생산 보급됨으로써 조합 퍼머는 더욱 확산되었다. 무스를 이용한 헤어모드는 특히 1987년도 이후에 많이 나타났는데, 무스는 원하는 머리형태를 오랫동안 유지 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링 제품으로 남녀 청소년이나 성인 남성에 이르기까지 사용이 널리 확장되었다. 이러한 제품은 사용 후 매일 머리를 감아 그 성분을 제거해 주지 않으면 모발이 상하고 탈모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6) 1990-1995년
90년대 헤어스타일은 60년대 복고무드를 통해 파생되었고 여성미, 웨이브, 커팅, 볼륨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로맨틱 보브(길고 짧은 앞머리를 자연스럽게 살려주고 뒤통수와 정수리에 볼륨을 주어 자유로운 변형의 멋을 준 스타일), 청순함을 보여주는 긴 단발, 보이시한 쇼트 커트 등이 있다. 93년도부터는 커팅퍼머가 유행하였는데 코팅퍼머는 머리카락에 염색과 퍼머를 동시에 처리함으로써 머리에 색을 덧입혀서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머리카락을 원래의 검정색에서 변화시켜 갈색, 와인 색으로 염색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그 외에도 94년에는 해초퍼머, 산소퍼머, 영양퍼머 등 자연스러운 웨이브와 함께 영양분을 공급 해주는 퍼머가 유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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