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합평회에 최진욱 작가님이 참석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최작가님을 처음 상면하는 귀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난달에 불참하신 박서영 작가님이 오셨고 안재휘 회장님, 김순진 사장님, 이성수 작가님, 정영택 작가님 그리고 제(윤상영)가 참석하여 총 7명이 모였습니다.
먼저 안 회장님의 '비둘기에 관한 명상'을 비평대에 올렸습니다. 정영택 작가님의 '참빗 비평'에 감탄했습니다. 주로 문맥, 문장, 단어에 치중된 비평이어서 전체적인 작품의 플롯, 주제 등은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 나름대로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이어서 제가 나섰는데 역시 몇 군데 문장과 단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고 안 회장님의 종전과 달라진 스타일의 작품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습니다. 안 작가님은 전체적으로 '비둘기'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되 소외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담으려고 애쓰신 흔적이 보이고 이 소설을 통해서 플롯에 관한 고정관념을 초월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지 않았나 생각해보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집어낼 수 없었습니다. 사이버리즘 소설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깨진 거울' 같은 파편적인 면이 보였습니다. 안 작가님의 변이 있었는데 역시 제가 추측했던대로 지금까지의 천편일률적인 완성도 높은 작품의 집필에서 탈피하여 전혀 새로운 플롯의 파격적인 작품을 써보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대개 1970년대 이후- 현재)과 사이버리즘(1990년대 이후- 현재)의 소설은 파편화, 단편화 되는 경향이 있다는 학자들의 주장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하더라도 광속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변신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저(윤상영)의 '부평초'가 올랐는데 저의 부주의로 적지않은 비판과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안 작가님의 '참빗 비평'은 앞서 정영택 작가님의 '비둘기.....'에 대한 '참빗 비평'을 무색하게 하는 철두철미한 것이어서 저는 솔직히 내심으로는 좌불안석이었습니다. 나중에 뒤풀이 자리에서 제가 밝히기는했지만 사실은 저의 처녀작 '단동의 여인'을 제목만 바꾸어서 올렸고 제가 이미 지적 받았던 길게 늘어진 문장, 과다한 대화, 빈발하는 동음 반복 등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만 것입니다. 저는 기존의 제목 '단동의 여인'에서는 주제가 실종되었다고 보았고 같은 소설이라도 '부평초'에서는 주제가 상당히 살아났다는 자만에 빠져서 기본적인 문제점들을 고치지 않고 올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역시 합평의 필요성을 실감했고 지적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합평작 두 편에 대한 비평은 신랄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 부족한 점은 나중에 뒤풀이에서 최진욱 작가님이 지적하셨습니다. "합평이 문맥, 맞춤법, 뛰어쓰기 등 가장 초보적인 수준에서 맴도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플롯과 주제 등 큰 틀에 대한 비평이 소홀한 것 아니냐?"하는 취지의 지적이었고 완전 동의합니다. 그런 작품을 올린 제 잘못이 큽니다. 저는 앞으로 초보적인 수준의 작품은 아예 합평작으로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장편소설'구수내와 개갑장터의 들꽃'('문학공원' 출판)으로 전북 고창군에서 상금을 받으신 이성수 작가님이 직접 서명한 소설을 참석자 전원에게 한 권씩 증정하였고 회식 (횟집 'Sea Sea World') 비용도 후원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식에는 7명 전원이 참석해서 문학 토론을 계속했습니다. 밤 11시 약간 지나서 바쁘신 김순진 사장님, 갈길이 먼 이성수 작가님과 정영택 작가님이 먼저 자리를 떴고 남은 네명은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시고 토론했습니다. 저는 특히 개인적으로 최진욱 작가님과의 대화와 토론이 비록 불충분했더라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서 대화를 하기를 희망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세상을 더 정확하고 바르게 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5월 합평회에서 봅겠습니다.
첫댓글 전체적인 플롯과 주제 등 큰 틀에 대한 비평만 해도 되는 상황이 오게 만들어야지요.
수고하셨습니다, ... 제 이름은 안휘로 불러주세요...ㅎ
수고 하셨습니다 윤작가님^^ 만나서 반가웠고요.^^
수고하셨습니다.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지 못해서 늘 아쉽답니다. 정말 알차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