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육십 넘은 할머니들이 모처럼 동창회에서 옷을 빼입고 서로의 미모(?)를 뽐내게 되었는데…신기하게도 이 할머니들은 잘 먹고 세월이 좋은 탓인지 너무도 할머니 같지 않아 보이니…그럼에도 불구하고 잠깐의 눈맞춤에서 여전히 불꽃이 튄다. 자기보다 더 예쁘다고 여겨질라치면 쌩 소리 나게 비켜가는 모습들이라니. 마치 리모콘을 눌러 채널을 바꾸듯이 순간 이동도 재빠르다.
나이 먹어 가정의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자 자신의 모습과 더불어 거울 앞에 바짝 붙어 앉아 자신과 눈맞춤하는 아낙네들이라니…
모든 것은 마음이 빚는다고, 성장한 자식들 결혼시키고 은퇴한 영택씨(영감탱이)들을 뒤로한 채 허허로운 마음으로 거울 앞에서 자기 안의 모습과 마주 선 할머니들!
거울에 비친 자신들 얼굴에서 젊은 날의 모습을 챙기기 바쁜 그들!
그래도 그 마음들 덕분에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으니⋯
나 역시도 주름진 얼굴보다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느라 몰두하는 즈음이다. 그래서 눈에 띄는 스카프를 두르고 안하던 귀걸이를 하고 연지도 바르며 나이가 주는 얼룩들과 은근슬쩍 전쟁 중이다.
그래도 내 마음 한 켠에선 주름을 세월이 주는 자연스런 선물이요 훈장으로 받아들여야 된다고 우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얼마 전까지의 ‘조금 더 젊은 얼굴’에 나 스스로는 물론, 주위와도 그렇게라도 눈맞춤을 하고자 붙잡아두려는 안간힘이 ‘도돌이표’마냥 보이는 나이라도 자꾸만 자꾸만 돌려 세우려는 ‘나 사랑 맞춤’ 중이다.
이렇듯 우리는 외출할 때는 온갖 치장으로 근사한 자신과 온통 눈맞춤 하고픈 본능에 충실한 반면, 집에서는 무조건 ‘나 편하게’로 일관하려 가족 모두 ‘제 맘대로 족’으로 좌충우돌이다. 이렇게 눈맞춤 없이 흘깃 본 시선으로 각인된 모습들이 가족 간의 소통에 있어서도 선입견으로 작용하고, 뻔한 결말을 예상하게하며 종국엔 무시와 경멸이 난무하는 벌떼들 형국이기 쉽다.
그렇게 가정에서 미해결의 문제들이 문제부모를 만들고 그 탓으로 문제아이들이 생겨나고 이들 모두가 한통속으로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십상이다.
이렇듯 어두운 그림자는 미해결된 문제가정의 마음들이다. 그 마음들은 밝은 빛을 외면하면서 각자 마음속에 또아리를 튼 채 분노의 에너지로만 표출이 되기 쉽다.
사실, 가정이야말로 제일 작은 사회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시작들은 그 구성원들인 부모나 자녀들, 모두에게는 다 처음 겪는 일들 투성이로 모두가 서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무의식은 짝만 지워 결혼하면 아이 낳고 제 복대로 살아진다고 부추긴다. 그래서 대부분 당연히 버거운 인생을 책임지려 안간힘이다.
이렇듯 가정에서 벌어지는 숱한 시행착오들을 서로가 win-win하는 ‘성공적인 좌절’로 치환하기위해 ‘1분간의 눈맞춤’을 그 시작으로 제안한다.
한밤에 도로를 수놓은 헤트라이트 행렬을 보며 나는 엄청난 역동을 느낀다.
동시에, 깊은 밤에도 잠을 잊은 채 그토록 거대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질주하는 고통에 나는 가슴이 아린다. 왜? 우리네 인간 본능으로는 집에 돌아가 잠을 청해야 하는 그런 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쌩쌩 달리는 도로위에 수많은 사소한 것들과 더불어 수 만 가지의 알콩달콩한 시간들과 깊숙이 들어 앉아 있는 절절한 마음들이 그대로 차에 깔아 뭉개진다고 느낀 탓이다.
일과 목적 앞에서 우리 인간들이 거침없는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었기에 누리는 작금의 혜택들이 우리 인간들에게 너무 지나친 탓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우리 가정에서 만큼은 질주하지 말고 1분간만 브레이크를 걸자.
아름다워지려 거울과 눈을 맞추듯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려 내 눈과 눈맞춤하자.
그래서 서로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면서 그 순간의 행복을 눈빛리모콘으로 전하자.
녹말가루에 물을 넣어 휘저은 다음 그 녹말을 쥐어보자.
모두 손 밖으로 빠져나간다.
만지는 동안에는 내 손에 묻어 있는데, 그 순간의 감촉은 얼마나 감미로운지….
행복은 우리에게 녹말처럼 만지고 노는 순간, 감촉처럼 오는게 아닌가 여겨진다.
손끝감촉의 예민성을 키워 늘 행복성에 머무르자.
찰나적 행복한 기억만으로도 우리 인간은 고해인 인생살이를 충분히 해낸다.
1분간의 눈맞춤으로 버는 마음맞춤, 몸맞춤, 인생맞춤.
‘눈빛 리모콘’으로 우리들 일상에 행복을 불러오자.
열성 엄마들이여!
가족은 물론 친지 및 친구들, 이웃들과 1분간의 눈맞춤으로 행복에너지 비축하자.
그렇게 Social Mother`s Power를 모으고
그 힘으로, 그 능력으로 경직되어 사각지대인 사회 구석구석을 녹이자. <행가래로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