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도 사(소령 윤 영 하 )
고(故) 윤영하 영령께 이 글을 올립니다. 어제로 세계인을 열광시킨 월드컵 대회가 모두 끝났습니다. 아마도 당신은 하늘나라에서 보셨을 것입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우리의 소원을 풀었다며 좋아라 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들려주는 기쁨의 소리는 들을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불과 보름 전 텔레비전에 나와 "비록 경기장에는 갈 수 없지만 온 국민과 함께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며 함정에서 인터뷰한 음성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영령이시여! 세계인들이 모여 환희의 함성을 지르던 그 순간, 당신은 그 함성의 의미를 세계에 전하기 위해 서해 연평바다를 지키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군인의 명예를 수호했습니다. 당신이 지킨 바다는 아버님의 대를 이어 지킨 바다요,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의 명예가 살아있는 바다요, 우리 겨레의 희망이 담긴 바다입니다. 우리, 해사 50기 동기생은 당신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겸손한 말과 신중한 행동으로 일관하던 당신을 기억합니다. 그런 당신의 신념어린 삶을 알기에 당신을 하늘로 보내는 지금,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영령이시여! 오늘은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바다도 통곡하는 날입니다. 당신은 "부모님, 감사합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저 넓은 꿈을 향해"란 글귀를 가슴에 품으며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당신의 해군 사랑은 남달랐습니다. 땅이 얼면 바다는 혹한이요, 시냇물이 춤추면 바다는 파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속옷이 다 젖도록 당신은 바다를 지켰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기수리를 마치고 출항하던 날, 당신은 357호정 곳곳을 돌며 대원들과 함께 고사를 지냈습니다. 357호정과 함께 할 것이며, 대원들과 생사를 함께 하겠다는 당신의 거룩한 약속이었습니다. 우리는 군인으로서 당신이 목숨까지 불사하며 지킨 서해 NLL 사수를 통해 이 약속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약속은 군인으로서의 약속이자 국민과의 약속인 것입니다.
당신은 정녕 자랑스런 군인이었습니다. 비록 적의 선제 공격 총탄에 쓰러졌지만, 당신이 흘린 선혈은 이 나라, 이 민족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북괴의 이번 만행은 국민이 알고, 세계가 알며, 하늘이 알고, 우주가 알고 있습니다.
고(故) 윤영하 동기여! 이제, 당신이 못다이룬 "넓은 꿈"은 민족의 통일 그날까지 우리 해사 50기 동기생이 쉼없이 이룰 것입니다.
부디, 하늘로 가는 길 편히 오르소서.
2002. 7. 1. 해군사관학교 제50기 동기생 일동
추 도 사(중사 조천형)
오늘 여기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끝까지 싸우시다가 장렬히 전사하신 조천형 중사! 당신의 영전에서 이제 당신을 보내드리는 추도사를 드리려고 하니 목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로 막습니다. 인생이 무상하다지만 이것은 너무나 가혹하고 신이 부르셨다 해도 너무나 참혹하며 그렇다고운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애달프며 청운의 뜻이 많은 젊은 꽃봉오리는 가지가 꺽이었으나 다만 그지없이 허무할 뿐 인생의 무상함을 다시 느낍니다.
그러나 무릇 살아 있는 자 반드시 한 번은 죽음의 길을 더듬어 가게 마련이니, 삶을 누리고 죽음을 택함에 있어서 삶보다 영광스러운 죽음을 조천형 중사는 조국과 민족에 바쳤습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바다에 나가면서도 늘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을 먼저 걱정하시던 당신! 늦은밤 조그마한 백열등 불빛 아래에서 책을 펼쳐놓고 공부하면서도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시던 당신! 이제 다시는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단 말입니까?
당신을 그리며 당신을 이토록 기다리는 부모님과 우리들을 남겨두고 당신은 진정 이대로 떠나간단 말입니까? 조천형 중사 비록 당신은 우리곁을 이렇게 떠나지만, 당신이 흘리신 피는 조국의 푸른 바다를 지켜줄 수호신이되고, 우리에게는 호국의 등대가 되어 영원히 우리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
먼저가시는 전우여! 그대가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조국을 이제 남은 우리가 당신이 아낌없이 바친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꿋꿋하게 지켜나가겠노라고 당신의 영전 앞에 머리 숙여 굳게 약속 드립니다.
부사관 173기 동기생 일동
추 도 사(중사 황도현)
동기여 당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단 말입니까? 분통하고 억울한 죽음앞에 그누가 무엇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포탄이 날아드는 전장에서 용감히 싸우신 당신의 그 불굴의 용기는 저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용감히 싸운 당신! 조국의 통일을 열망하며 험난한 파도와 싸우면서 바다를 지켜온 당신! 조국의 바다를 침범해온 적함을 격퇴하기 위해 용감히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신 당신의 모습을 다시 볼수 없음에 가슴아파 합니다.
황도현 중사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
우리에게 부여된 조국해양수호의 사명은 푸른 제복을 입고 조국의 푸른바다가 마르지 않는한, 당신과 같은 조국 해양을 수호하는 참군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사관 183기로서 약속합니다. 당신 주검앞에 애통함과 경의를 표하며 참군인으로서 피끓는 젊은생을 마감한 당신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부사관 183기 동기생 일동
추 도 사(중사 서후원)
오늘 저는 해군 부사관의 귀감이 되었던 고 서후원 전우를 영결하는 이 엄숙한 자리에서 모든 해군의 가족과 더불어 고인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삼가 영전에 머리숙여 명복을 빕니다. 당신은 비록 이렇게 떠나가시지만 당신의 드높았던 기상은 조국수호의 정기로 서해 푸른바다에 영원히 빛날것 입니다. 우리의 바다를 침범한 적을 단호히 격퇴하기 위해 당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용감히 싸우시다 장렬히 순직 하 신 당신의 모습은 우리모두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
꽃 같은 나이에 당신이 세우신 높은 뜻을 이루지 못한채 이렇게 불현듯 우리들 곁을 떠나신 당신, 엇그제만 해도 밝은 웃음으로 정담을 나누었던 당신이었기에 우리들의 충격과 슬픔은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짧은 해군생활동안 오직 겨례와 조국을 위하여 바다에 몸을 던지신 당신은 이충무공의 진정한 후예이고, 우리 해군의 영원한 귀감이 될것입니다. 사막의 저 열기보다 더 뜨거운 열정과 정열을 맘속에 간직하고, 오로지 민족의 평화통일을 기원해오신 당신 께서 그 역사의 결실을 보지 못하고 가셨으니 뒤에 남은 저희들은 그 한스러움을 금할길이 없습니다.
당신이 남기신 그 거룩한 애국 애족정신, 희생정신은 영원히 우리들 곁에 함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희는 당신이 못다 이룬 그 꽃봉우리를 힘차게 피워 나갈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먼저 가신 전우여, 저 세상에서 더 큰 영광을 누리실 것을 믿으면서 이제 마지막 고별 인사를 드리오니 부디 안녕히 가십시요.
부사관 189기 동기생 일동
추 도 사(중사 한상국)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시다 장렬하게 산화하신 전우 故 한상국 님의 靈前에서 삼가 弔辭를 올리려고 하니 먼저 슬픔에 목이 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임께서는 지난 6월 29일 온 나라가 월드컵의 감동에 젖어있던 그 순간에,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해상에서 북한군의 천인공노할 침공에 맞서 조국의 바다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우고 장렬히 戰死하였습니다.
지구촌의 온 인류가 화산 같은 우리 국민의 열정과 저력에 감동하고, 이 나라의 국운이 새천년의 비약을 기약하던 그 희망과 축제의 날에, 이를 시기한 북한군 함정들은 북방한계선을 불법 침범하여 평화적으로 퇴거를 요구하던 우리의 함정을 향해 비열한 기습 공격을 도발하였습니다.
그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 우리 모두가 사랑하던 전우 한상국님의 순국을 당하게 되었으니, 고인의 평소 우국충정을 생각하며 비통하고 분한 마음 이루 형언키 어렵습니다.
임께서는 평소 자랑스런 아들이었고, 믿음직한 남편이었으며, 해군의 제일가는 戰士이자 호국의 干城이었습니다. 그대로 인하여 서해바다가 평온하고, 이 나라 국민 모두가 단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도한 적군이 우리를 시기하여 바다를 유린하고 평화를 파괴하려 했을 때, 임께서는 단 한치의 침범도 허용치 않겠다는 비장한 의지로 분연히 출동하여 357호정의 키를 잡고 적을 가로막았습니다.
비열하기 이를 데 없는 적의 기습으로 愛艦이 피격되어 불타는 중에도, 임께서는 357호정 전우들과 함께 마지막 남은 한발의 함포와 총탄까지 모두 소진하면서 대응공격을 실시함으로써, 敵艦을 大破하여 불길 속에 몰아넣었고, 수십 명의 적군을 살상하였습니다.
그리고 화염에 싸인 참수리 357호정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奮戰하다가 애석하게도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대담하고 용감무쌍한 영웅적 투혼은 결국 적들을 敗走케 하고 우리의 바다를 지켜냈습니다.
그 옛날 노량해전에서 적의 총탄을 맞고도 적선을 향해 최후의 일격을 가해 왜적을 물리쳐 조국을 지키신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숭고한 순국정신이 바로 오늘 님을 통하여 다시 살아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英靈이시어 ! 그대는 盡忠報國하는 忠誠의 자세와 殺身成仁의 희생정신을 발휘하며 참다운 군인의 용기를 우리들에게 남기고 떠났습니다. 귀하게 낳아주신 부모님을 홀연히 뒤로하고 사랑하는 아내를 홀로 남긴 채 젊은 꿈을 거두게 되었으니, 애?고 슬픈 마음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더욱이 한달 넘도록 서해바다 속에서 마지막까지 배와 함께 홀로 남아 있었음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에 가슴이 저밉니다.
그러나 그대가 가신 길은 정녕 영광되고 고귀한 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임의 정신은 이 나라 이 바다, 이 땅을 지키는 우리들의 가슴 가슴마다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임께서 흘린 피는 온 국민이 자자손손 무궁한 행복과 자유, 평화를 누릴 씨앗이 될 것입니다.
이미 남녀노소 국민 모두가 그대의 이름을 기억하며, 바다와 하늘과 山野에서 나라를 지키는 전우들 모두가 그대의 투혼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제 그대는 萬古靑史에 길이 빛날 불멸의 英雄 반열에 오르셨습니다.
오늘 살아남은 해군·해병대의 모든 전우들은 그 백절불굴의 용기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서, 그대가 흘린 피가 정녕 헛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맹세하며, 필승의 다짐을 합니다.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와신상담 오늘을 잊지 않고 우리의 바다, 우리의 강토를 넘보는 자에게는 어느 누구라 할지라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겨줄 것입니다.
6.25 자유수호전쟁과 월남전쟁, 그리고 3년 전의 연평해전과 지난 6월의 勝戰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해군은 언제나 앞장서서 싸워 이겼고, 이 빛나는 勝戰史는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
창졸간에 귀한 아들과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더욱이 오랜 시간동안 고인의 모습마저 확인하지 못하여 애태우신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아울러 여러분의 슬픔이 진정 값진 보람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모든 전우들이 우리들의 영웅 故 한상국 님의 영전에 깊이 고개 숙이고 충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오니, 호국선열들과 함께 이 나라를 굽어살피시며 편히 永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 0 0 2 년 8 월 11 일 해 군 참 모 총 장 해 군 대 장 장 정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