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면이 인체에 미치는 질병 폐해성에 대한 언론보도가 많았다. 석면은 먼지 상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 호흡을 통해 극미량만 폐속에 들어가도 20~30년 뒤 폐암으로 나타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 또는 설비를 해체 · 제거하고자 하려는 건축물 소유주 등은 지정 석면조사기관을 통해 석면 조사를 한후 허가를 받아 안전규정에 맞게 작업하도록 했고, 2007년 1월부터는 건축자재용과 자동차용 석면 제품 사용 금지, 2009년부터는 모든 석면 제품의 제조, 수입, 사용 등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석면이 이처럼 심각한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매우 낮다. 일상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주택의 스레이트 지붕에는 다량의 석면이 함유돼 있어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도 일례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 많은 스레이트 지붕 철거나 개 · 보수시 스레이트에 함유돼 있는 석면가루가 날려 체내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에 대한 경각심 고취 교육도 안되고 있다보니 철거후 스레이트를 집 주변에 방치하거나 묻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무안군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지역 내에는 빈집이 300여채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빈집 숫자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볼 때 두 배 많은 빈집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빈집 대부분은 70년대 새마을 사업 당시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스레이트 지붕개량으로 대규모로 이루어 졌다. 하지만, 이제는 스레이트에 죽음의 1급 발암 물질로 분류된 석면이 다량 함유돼 있어 주민의 건강을 헤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편집자주)
■ 마을 빈집 흉물, 재산권 장애물
요즘 농어촌 어느 마을을 가든 고령화된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낮에도 사람들을 찾아 볼 수 어렵고 젊은이나 아이들은 더더욱 보기 어렵다. 누구네 집을 찾기 위해 집에 들어가도 조용하다. 때문에 마을회관을 찾아가야 사람 찾는데는 가장 지름길이다.
집안에 사람이 살고 있어도 노부부나 독거노인들이 많아 이대로 10년만 흘러간다면 농촌마을 곳곳은 말 그대로 폐허지로 예측해 볼 수도 있다.
농촌 마을이 이렇게 변한 데는 70, 8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빚어낸 현상으로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아 마을은 점점 가구수가 줄고 있다. 여기에 도시로 부모를 모셔 가거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후 집을 그대로 방치해 빈집이 더욱 늘고 있다. 더구나 빈집들은 관리가 안돼 잡풀이 무성한 폐가로 흉물로 전락하는 현상이다.
8월말 현재 무안지역에는 빈집이 300여채로 집계된다. 그러나 실제로의 빈집 숫자는 배가 넘을 것이라는 게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관내 399개 자연부락에 두 채씩만 빈집을 치더라도 700여채는 넘을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무안군이 최근 빈집 실태 전수조사에 나섰다. 군은 읍면에 빈집 전수조사 공문을 지난달 시달하고, 9월말까지 조사된 빈집에 대해 5개년 계획을 세워 매년 50동씩 철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는 예산이다. 아울러 빈집 전수조사가 됐다고 해서 무조건 철거할 수도 없다. 개인 사유권 때문에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빈집을 흉물로 방치할 수는 없어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빈집의 상당수가 1급 발암물질 석면이 함유된 스레이트 지붕이 많다는 것은 지자체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 건강보건 차원에서 정부의 대책이 절실히 보태져야 한다는 것.
농어촌에서는 지붕 철거나 개보수 과정에서 나온 스레이트를 헛간이나 각종 창고, 그리고 축사지붕으로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주변 방치도 흔히 볼 수 있다. 슬레이트는 가만히 두면 큰 문제는 없다지만 철거 당시 먼지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 해를 끼치는 만큼 주변에 언제까지나 방치하거나 묻어버리는 경우는 이제 막아야 한다.
재산권 행사 때문에 철거가 어렵다고 할 것도 아니다. 스레이트 빈집을 방치한다면 또 다른 질병을 불러 올수 있는 만큼 빈집 소유 향우들을 찾아 철거 당위성 설득도 서둘러야 한다. ■ 스레이트 지붕 석면 다량 함유
농촌에 스레이트 지붕이 많은 것은 70년대 새마을운동 사업 당시 대대적으로 초가지붕을 걷어내고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한데서 기인된다. 당시 석면은 가격이 싸 정부에서 적극 권장해 석면 슬레이트가 많이 보급됐다.
이후 30년이 지난 오늘날 스레이트는 사람에게 심각한 질병을 줄 수 있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집을 다시 건축할 수 없는 사람들은 그대로 유지 보수해 오면서 몇 년 전에는 스레이트 지붕에 페인트를 입혀 리모델링 하기도 했으나 이때만 해도 석면에 대한 무지가 강했다.
집을 증개축 과정에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스레이트 지붕을 뜯어내 개량했고, 축사나 창고 등의 지붕으로 재활용하는 등 집 주변에 묻어버리거나 쌓아두고 방치하는 경우를 흔하다.
■ 발암물질 석면, 주민들의 무지
석면가루는 머리카락의 5천분의 1크기로 미세해 마스크로는 완벽하게 걸러 낼 수 없다. 그런데도 대부분 건물 철거 노동자을 비롯한 스레이트 지붕 집이나 그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심지어는 석면에 대한 무지로 기름이 잘 빠진다는 이유로 슬레이트 조각에 고기를 구어 먹는가 하면 폐 스레이트를 아무 곳에나 버리고 묻는 등의 행위가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유해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기인하고 있다.
때문에 석면의 무서움을 알리는 교육이 절실하지만 행정은 석면 관련 홍보는 예산 부족 등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석면 규제법 왜 안 지켜질까?
2007년부터는 허가없이 석면을 해체, 제거할 경우 사법처리토록 석면사용 및 규제에 대한 법률이 개정됐다. 하지만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으로 당국의 감시 · 감독기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대국민 교육도 허술해 석면 함유 물질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낮다.
건축물 철거시 석면 여부를 자진 신고하게 돼 있지만 실제 어느 건물에 어느 정도의 석면이 사용됐는지도 몰라 행정 역시 철거건물 석면 실태 파악도 사실상 무리다.
여기에 현실적인 철거 처리비의 반영이 안되는 것도 문제이다.
철거 당시 공공기관, 지자체, 사업주 등이 철거공사를 발주할 때 석면 해체, 제거 작업을 관련법을 준수하도록 단가를 정해야 하지만 예산이 많이 들어 석면 제거 작업에 필요한 금액을 확정하지 않고 기존 방식에 의존하다보니 철거 업체에서는 가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가 후에도 불법으로 제거, 처리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때문에 공공기관, 지자체, 사업주 등이 석면의 유해성을 인지해 발주 시부터 석면 제거, 처리까지의 비용을 산정하여 발주시켜 관련법을 준수하고 적법처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국민 건강 차원에서 정부 예산지원 필요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라 마을마다 빈집들이 늘면서 농어촌 지자체들은 농촌경관 확보 일환으로 농촌빈집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빈집 1채당 지난해 50만원 철거비 지원에서 올해부터는 100만원으로 올려 빈집 철거를 유도하는 것도 그에 일환.
하지만 문제는 빈집 석면이 함유된 스레이트 지붕이다. 이들 스레이트 빈집은 철거 처리비용이 흙이나 목조 건축물에 비해 현실적으로 맞지 않아 폐기물 발생이 없는 건축물을 우선적으로 철거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원활하고 체계적인 빈집정비 사업을 위해서는 농어촌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을 감안해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농어촌 지자체들은 슬레이트 빈집철거에 대해 예산이 없어 집주인이 자체적 처리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철거가 시급하지 않는 집주인이 철거비를 들여 빈집을 철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설령 슬레이트 빈집을 철거 처리하더라도 이때 발생한 폐기물처리가 제대로 안 돼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고 농어촌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을 무시한 채 예산지원 부담만을 강요할 수도 없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의 철거비용(300만~600만원)은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높아 빈집 정비사업 추진에 장애물이다.
따라서 빈집들에 대해 철거대상을 군에서 사업발주로 일괄 처리하면 예산도 절감되는 만큼 이를 위해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 농 · 어촌 빈집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국민건강 보건의 차원에서 정부 예산지원은 절실하다.
결국 세밀한 제도보완과 예산 확보, 그리고 석면 폐기물 처리업체 양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면 석면은 우리 곁에서 계속 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1급 발암물질 석면은
석면은 마그네슘과 규소를 포함하고 있는 광물질로 솜과 같이 부드러운 섬유로 되어 있다. 내화성이 강하고 마찰에 잘 견딜 수 있으며, 화학약품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전기에 대한 절연성이 있어 천장마감재와 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라이닝 등 각종 건축재료와 방음물질로 사용돼 왔다.
석면에 한 번 노출되면 그 후에 노출되는 일이 없어도 질병은 계속 진행되고 새로운 증상도 나타나며 약 20~30년 잠복기를 거쳐 치명적인 석면폐, 폐암 및 중피종 등이 발생한다. 물론 사람에게는 개인차이가 있어 석면에 노출된 사람이 100% 암에 걸린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피종은 매우 희귀한 질병으로 주로 석면에 의하여 흉막이나 늑막에 발생하는 암으로 일단 발병하면 보통 1년 내에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석면폐는 석면에 의해 폐의 섬유화를 초래, 호흡곤란을 일으켜 사망하는 질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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