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상차림이란 마련된 제기와 제수를 제상에 격식을 갖추어 배열하는 것을 말하며 이를 제수진설법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사 상차림이 지방마다, 가정마다 각기 달라 이른바 家家禮라 할 만큼 다양하다. 옛 예서에도 통일되지 못하였고 현대에도 각양각색이다. 이렇듯 각양각색의 진설법이라 할지라도 공통적이며 관행적으로 지켜지고 있는 기본원칙은 있다. 여기에 설명된 것은 전주이씨 진설법을 참고로 했다.
진설하는 위치를 말할 때는 편의상 제사 지내는 신위를 향하여 오른편을 동쪽, 왼편을 서쪽으로 정한다. 북쪽에 병풍을 치고 병풍 앞에 신위를 모실 위패와 촛대를 마련한 다음 식어도 괜찮은 음식부터 제물을 차리고 진설이 다 되면 사진 혹은 미리 써둔 지방을 위패에 붙인다. 제사상 앞 가운데 위치한 香床에는 축문, 향로, 향합을 올려놓으며 그 밑에 모사그릇, 퇴주그릇, 술병 등을 놓는다.
우리의 전통은 地産陰數라 하여 땅에서 나는 것은 홀수로 진설하여야 하며, 附接不記라 하여 주된 음식에 붙이는 조미료(설탕, 초장, 소금, 겨자 등)는 따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주된 음식에 붙여 놓으면 된다. 제수는 간소하게 차리되 고인이 생시에 좋아하던 음식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52 상차림의 원칙
0 부부는 함께 모신다. 제사를 모시는 분의 배우자가 있을 경우 두 분을 함께 모신다. 즉 아버지의 기일에 어머니도 함께 모시는 것이다. 이를 '합설'한다고 한다.
0 남좌여우라 하여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에 모시는 것이 원칙이다.
0 5열로 차린다. 모든 가정에서 탕을 함께 진설하므로 5열로 상을 차린다.
0 빈 그릇과 찬 음식을 먼저 올리고 따뜻한 음식은 뒤에 올린다.
0 두 분을 모시는 양위 합제 때는 밥과 국, 수저만 각각 두 벌씩 놓는다.
0 숟가락을 밥에 꽂을 때는 패인 곳을 절하는 쪽으로 밥의 한복판에 꽂는다.
53 상차림의 순서
건좌습우:마른 것은 왼쪽에 젖은 것은 오른쪽에 놓는다.
고서비동:남자 조상의 신위 밥 국 술잔은 서쪽, 여자 조상의 오른쪽에 놓는다.
두동미서: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는 높은 바위인 동쪽, 즉 오른쪽(제사자의 입장)으로 머리가 가고 꼬리는 왼쪽으로 가도록 놓는다. 생선의 배는 신위 쪽으로 가게 놓는다. 그러나 지방에 따라서는 서쪽이 상위라 하여 머리를 서쪽으로 놓는 집도 있다.
반서갱동:밥과 국의 위치. 제사를 지내는 사람의 편에서 보아 밥은 왼쪽(서), 국은 오른쪽(동)으로 놓는다. 이는 산 사람의 상차림과 반대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은 중앙에 놓는다.
생동숙서:4열 오른쪽에 김치를, 왼쪽에 나물을 놓는다.
어동육서:생선은 오른쪽, 고기는 왼쪽에 놓는다.
적전중앙:적은 상의 가운데에 놓는다. 적은 옛날에는 술을 올릴 때마다 즉석에서 구워 올리던 제수의 중심음식이었으나 지금은 다른 제수와 마찬가지로 미리 구워 제상의 한가운데 놓는다.
접동잔서:접시는 오른쪽에, 잔은 왼쪽에 놓는다.
조율이시:5열 왼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으며 그외의 과일은 순서가 없다.
좌면우병:2열 왼쪽에 국수를, 오른쪽에 떡을 놓는다.
좌포우혜:4열 왼쪽 끝에는 포(북어,문어,전복)를 놓고 식혜는 오른쪽에 놓는다. 우측 끝에는 젓갈을 놓는다.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5열인 앞열의 오른쪽에는 약과, 유과 등 과자류를 놓는다.
54 5열 진설법이 기본
제상 앞에서부터 제5열에 과일, 제4열에 포와 나물반찬, 제3열에 탕, 제2열에 적과 전, 제1열에 밥과 국의 순서로 진설한다. 가가례라 해서 조금씩 다르다. 촛대의 경우 제1열에 두기도 하고, 상의 중간 위치에 두기도 하고, 상의 제5열 가장자리에 두기도 한다.
55 1열은 밥과 국을 놓는 줄
제1열은 신위 앞에 수저를 담은 그릇(시접)과 술잔과 받침(잔반)을 놓고 그 왼편에 밥(반), 오른편에 국(갱)을 놓는다.
0 명절 때는 떡국, 송편을 놓는 줄이다. 앞에서 보아 떡국이나 송편은 우측에, 술잔은 좌측에 차린다.
0 시접(수저와 대접)은 한 분만 모실 때는 앞에서 보아 왼쪽에 올리며, 두 분을 함께 모실 때는 중간 부분에 올린다.
0 밥은 서쪽(왼쪽)에 놓고 국은 동쪽(오른쪽)에 놓는다. 즉 제사자의 입장에서 밥은 왼쪽, 국은 오른쪽으로 놓는다. 이는 산 사람의 상차림과 반대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은 중앙에 놓는다. 또 부부 조상을 같이 모실 때는 고위(남자 조상)는 서쪽, 비위(여자 조상)는 동쪽에 모신다. 고위의 신위, 밥, 국, 술잔을 왼쪽에 놓고 비위는 오른쪽에 놓는다.
0 술잔은 서쪽에 놓고 접시는 동쪽에 놓아야 한다. 설탕, 초장, 소금, 겨자 등은 주된 음식에 붙여 놓으면 된다.
밥
술잔
시접
국
56 2열은 적과 전을 놓는 줄
제2열은 적(炙:생선이나 고기를 대꼬쟁이에 꿰어서 양념하여 불에 구운 음식)과 전(煎:재료에 밀가루를 묻혀서 부친 부침개)을 놓는 줄로서 육적, 어적, 소적 등 3적을 올린다.
0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진설하고,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계적, 어적, 조기적, 생선포와 같이 등과 배가 있는 제수는 등이 위로 가고, 뉘어 놓을 때는 배가 신위 쪽으로 가게 놓는다. 그러나 지방과 가문에 따라 등이 아래로 가고 배가 위로 가게 뉘어 놓는 경우도 있다.
또 한꺼번에 제물을 진설하는 경우는 밑에 비늘이 있는 물고기를 괴고 그 위에 털이 있는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괴고 가장 위에 날개가 있는 닭 등을 괴어 진설한다.
0 한가운데 炙을 놓고 왼편에 육전, 오른편에 어전을 놓으며 다시 육전 왼편에 면, 어전 오른편에 떡을 놓는다.
57 3열은 탕을 놓는 줄
제3열은 탕을 놓는 줄로서 3탕으로 육탕(육류), 소탕(두부,채소류), 어탕(어패류)의 순으로 올린다.
0 5탕으로 할 때는 봉탕(닭,오리), 잡탕 등을 더 올린다. 한 가지 탕으로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0 직위의 고하에 따라 3탕, 5탕을 써 왔다.
0 어탕은 동쪽에, 육탕은 서쪽에, 소탕은 가운데 진설한다.
0 다시 말해 왼쪽에서부터 육탕, 소탕, 어탕의 순으로 놓는데 이것을 탕줄이라 한다.
58 4열은 포와 나물을 놓는 줄
제4열은 포와 나물을 놓는 줄로서 왼쪽 끝에는 포를 쓰며 오른쪽 끝에는 식혜나 수정과를 쓴다. 마른 것은 서쪽에 놓으며 젖은 것은 동쪽(오른쪽)에 진설한다. 그 중간에 나물반찬은 콩나물, 숙주나물, 무나물 순으로 올리고 삼색 나물인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나물 등을 쓰기도 하며 김치과 간장, 동치미는 그 다음에 올린다. 좌포우혜라는 말 대신에 서포동혜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59 5열은 과실을 놓는 줄
제5열은 과실과 과자를 놓는 줄로서 왼쪽에서부터 대추, 밤, 감(곶감), 배(사과)의 순서로 차림다. 그 이외의 과일들은 정해진 순서가 따로 없으나 나무과일, 넝쿨과일 순으로 차린다. 과일 줄의 끝에는 과자(유과)를 놓는다.
과실로는 기본4과(대추,밤,배,감)인 목과를 서쪽부터 차례로 진설하고 다음에 기본4과 외의 목과, 만과, 초과, 조과의 순으로 진설하기도 한다. 목과는 은행,앵두,사과,석류,밀감 등 쳐다보는 나무에 달린 과실이고, 만과는 포도,머루,다래,토마토 등 줄기에 달려 있는 과실이고, 초과는 딸기,참외,수박 등 땅위에 붙은 과실이다. 조과는 손으로 만든 과자류를 말하는데 유과,전과,약과,다식,엿 등이 있으며 조과의 으뜸은 유과로서 최상위에 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