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성낙서장 102
=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창연정 걷는 길엔 맑은 하늘과 소박한 행복이 늘 기다려줍니다.=
1차로 아침 청소를 마치면 2차는 음식물 쓰레기를 비우는 일이 지극히 常識이건만 오늘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거부를 했습니다. 가끔 집사람과 <세상에 이런 일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함께 보며 서로를 거기에 딱 맞는 경우라고 우겨대던 엊그제가 아련한 추억이 됩니다. “아우야, 멸치대가리에 소주 한 잔도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 거야.”하시던 선배님 목소리도 가을이 오면 늘 그립습니다.
녹음이 짙게 드리운 산림박물관이 지난 세월을 머금고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맞이하는 가을 중턱엔 삶의 체취와 발자취가 낙엽위에 빛바랜 도장처럼 찍혀 있습니다. 사색의 계절,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처럼 鋪道 위에 흩어진 자유분방한 저 모습에서 ‘이대로가 좋은가’ 오전 등산길은 나름 성찰의 시간이 됩니다. 궁전은 아닐지라도 내 놓일 곳에 超然히 누워있는 낙엽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창연정에 오르자마자 회장님의 아침 조회 전격 발언은 회원님들 幸福 지수를 재충전, 1차에 자강불식 김기진 7땡, 만사정확하신 화룡점정 이계호교장샘 광땡을 이루어내게 만듭니다. 順理를 거부하는 김종권교장샘 2차 ‘천원의 행복’은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데, 적소성대 이상규교장샘은 7땡에 이어 또 콩땡, 9회말 홈런 광땡을, 前無後無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그는 누구인가? 늘 절망 속에서도 이웃에게 희망의 오아시스를 찾아주던 그가 아니었던가요.
조류마을에 들어서자 울안에서 세상을 노려보는 독수리 한 마리, 제멋대로 나뒹구는 形形色色 단풍이 호젓한 산길 한 구석에서도 이 가을을 더욱 영글게 합니다. “낙엽 한 장을 주워들고 갈 길마저 멈춘 채/ 잊어버렸던 그 시간으로 나를 보내고픔은/ 나에게도 붉은 그 시절이 있었던 게다.”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따라가는 회원님들의 水彩畵 속 발걸음은 걸음마다 축복인 듯하고요.ㅋㅋ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