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의 문신이며 강호(江湖)문학의 선구자인 농암 이현보의 종택은 안동에서 도산서원을
지나 평화로운 산과 들, 강이 지나는 35번 국도를 40분 정도 달리면 닿게 되는, 낙동강 상류 지천이
흐르고 청량산에 둘러싸인 아늑한 산촌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농암종택은 1975년 안동댐 건설에 물에 잠긴 분천에 자리잡고있었는데 두 번에 걸쳐 현재
위치인 가송리 올미재로 옮겨지었다.
종택의 상징적인 건물인 긍구당은 고려 말에 지어진 600년 된 고옥이지만 옛 선비의 고결한 성품을
닮은 듯 검소하면서도 당당하며 두리 기둥을 세우고 난간을 두른 누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은 옛 선비의 그림에 등장하는 풍경과 다를 데가 없어 보인다. 긍구당과 사당은 옛 건물을
그대로 옮겨놓아 나무 결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있지만 ㄷ자 형태로 새로 지은
사랑채와 안채는 기둥이며 마루의 나무 색이 아직 밝다. 우리나라 소나무를 구해 지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아직 마루에서는 송진이 배어나고 아직 나무 향이 채 가시지 않았다.
사랑채에는 대청 마루와 큰 방과 작은 방이 하나씩 있고 사랑채와 안채를 잇는 북쪽으로 다실과
작은 방, 그리고 안채엔 역시 넓은 대청 마루와 큰 방과 작은 방이 있는데 이 두 방은 이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다실에서 난 창문을 열면 굽어 흐르는 강과 수려한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차의 맛을 돋운다. 한옥에서의 가장 큰 불편함으로 꼽히는 화장실은
새로 지은 한옥 안으로 들여 불편함이 없다.
강변의 풍경 또한 한 폭의 그림이다. 종택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변까지는 5분도 걸리지
않는데 강변에는 놀랍게도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미루나무가 시원스럽게
줄지어 서있다.
다만 지난 여름의 악명 높은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부터 이 곳도 예외는 아니어서 뿌리채
뽑힌 나무가 누워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강을 따라 물을 마시러 다녀간 동물의 발자국이
보인다. 그 발자국을 따라가 보면 인공의 손이 전혀 닿지 않아 제멋대로 뻣은 나무 가지를
헤치며 그들의 산책로를 따라 걷게 되는데 이곳은 퇴계 이황(1501∼1570)이 13세때
숙부인 송재 이우로부터 학문을 배우기 위해 청량산으로 입산하면서 부터 64세까지
대여섯 번을 더 왕래한 길이다. 그 길이 얼마나 아름다왔던지 퇴계는 후에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퇴계 오솔길'로 불리는 옛 강변길은
대부분 거친 농로지만 그 가운데 면천∼학소대∼농암종택으로 이어지는 인적없는 1.4㎞의
협곡의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조용히 쉬고 싶은 이들에게 이 곳은 자연을 벗삼아 옛 선비의
멋스런 풍류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쉼터이다. 대부분의 집을 새로 지어 옛고옥을 생각하면 실망한다.
농암종택 ☜CLICK하세요
▶주소: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올미재 농암종택
▶전화: 011-812- 6381, 018-339-6388
▶시설: 큰방 3, 작은 방 3, 근처 농가의 방 2
▶가격: 성인 1인 주중 2만 5천원, 주말 3만원 1일 (숙박과 아침
조식 포함) 5세 어린이 이하 무료, 6세 이상 어린이 2만원
저녁 식사는 미리 주문해야 준비됨. 메뉴는 종택 한식 5천원, 안동찜닭 2만원
▶찾아가는 길: 구미-중앙고속도로-남안동IC-안동시내- 35번 국도- 도산서원-
농암선생 시비가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 길- 강을 따라 500m- 농암종택
(*35번국도에서 농암 유적지로 우회전 하는길에 고산정 1.5km하는 표시가 있고
표지판을 따라 가송리 마을을 통과하여 강변으로 난 비포장길 이용.)
▶주변 볼거리: 도산서원, 청량사, 퇴계 종택, 육사 생가
2004년 10월 18일
http://www.egumi.net/jaeho122/asp/userfiles/kyungbooktour/andong/nongamjongteak.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