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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Ari) 아리랑
권 천 학
◆ 도리, Dori, 오다!
2010년 11월 30일, 손녀 도리(Dori)가 태어났다.
나에게는 겹경사의 날이다. 나의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손주, 그 중에서 손녀가 태어났으니 경사이고, 다급하게 써낸 단편소설이 〈경희해외문학상 대상〉을 받게 되어 그 시상식이 있는 날이다.
나의 생애를 가득 채워주는 일과, 소설을 쓰고 싶었던 오랜 꿈에 한걸음 다가선 날, 공교롭게도 같은 날이 되었다.
두 가지 다 중요한 일이지만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했다. 당연히 출산의 어려운 일을 해내는 딸의 안위와 태어나는 도리를 마중하는 일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 ‘멋진 할머니 되기’ 프로젝트!
오십 넘으면서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독서지도였다. 손주들이 태어나면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야지, 하고 생각했다. 독서지도자를 양성하는 독서문화원의 일년 짜리 강의에 등록하였다. 등록비가 50만원이었다.
이미 시인으로 시창작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굳이 독서지도를 따로 받을 필요는 없었다. 독서에 대해선 남 못지않게 이미 습득하고 있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었다. 50만원이 나에겐 큰돈이기도 했다. 그러나 귀한 나의 후손인 손자들에게 격을 갖추고 싶었다. 독서지도사의 자격증을 땄다. 졸업할 때 ‘전무후무 한 성적’이라는 독서문화원장의 축사를 받았다.
홍윤숙 선배시인께 그 이야기를 했더니, “시인 권천학이는 당연한 일이지, 그런 강의를 들을 필요가 어디 있니, 내 참!” 한심하다는 듯 내뱉으시던 그 모습이 아련하다.
‘멋진 할머니 되기’의 두 번째 준비 작업은 손주들의 이름을 짓는 일이었다.
나는 작명법은 커녕 한문漢文, 한자漢字에 대한 지식도 많이 부족하다. 쥐꼬리만도 못한 한자실력을 동원, 우연히 손에 잡힌 허접한 작명법 책과 옥편을 뒤적여가며 마음에 둔 한자를 찾아 헤매고 해석하고 분류하고... 몇날며칠을 골몰했다.
먼저 이름에 대한 나름대로의 몇 가지 뜻을 세웠다.
1) 손자와 손녀, 남자와 여자를 굳이 구분하지 않되, 마땅한 이름.
2) 후손들은 국제사회에서 살아야 할 세대이므로 한국이든 외국이든 두루 자연스럽게 통할 수 있는 이름.
3) 한국 사람으로서의 혼魂을 담고 있는 이름.
딸이 만약 아들을 낳으면? 한국의 민요 아리랑, 아리가 태어났을 때 아리로 함축시켰었다.
만약 딸을 낳으면? 한국의 민요 ‘도라지’를 연관시켰다.
도라지, 도라지~~~ 하다가, 도리, 도리~~~, 도라지도 좋고 도리도리도 좋았다. 두 가지 의미를 다 품은 것으로 압축하였다.
손자는 이미 ‘아리峨里(Ari)’로 붙여 사용하고 있으니 이제 도리의 차례다.
도리! 한자를 어떻게 넣어야할지가 다음 문턱이었다.
생각을 우려내기 시작했다.
道(길 도)와 度(법도 도) 道가 누구에게나 지키면 좋다고 하는 생각이라면, 度는 좋다고 하는 그것을 나에게 맞도록 나의 의지로 실행하는 것.
道는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라고 하면, 度는 내가 좋아서 나의 의지로 실행하는 것이다.
道가 앞선 이들이 만들어놓은 길이라면, 度는 지금의 상황에 맞게 새로 만드는 길이다.
道가 멈춤[靜]이라면 度는 움직임[動]이고, 道가 제자리걸음이라면 度는 한 걸음 내딛는 진보다.
주어진 道보다는, 소신과 철학으로 이루어내는 度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의 이해와 훗날 나의 2세, 3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덧붙이자면, ‘중도中道’와 ‘중도中度’는 같은 것 같지만 다르다.
中道는 좋다고 하는 말이고, 中度 좋다고 하는 것을 나의 취사선택으로 만드는 의지意志이다.
中道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간지점을 뜻하는 것으로, 그것을 취하지 않으면 허공에 뜬 달과 같다. 달을 그리든, 달나라에 올라갈 시도를 하든, 뭔가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中道는 남의 것처럼 두고 보고, 中度는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中道는 그냥 있는 것이고 中度는 선택한 것이다.
中度는 中道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이다.
道와 度는 이와 같다.
道가 누구나 공유하는 것이라면 度는 진정으로 자기만의 것이다.
中道는 머뭄이고 中度는 진보進步이듯, 度는 道에서 한 걸음 더 나간 단계다.
理와 里
이치나 까닭들을 理라고 생각하고, 그것들을 깎고 괴어서 만들어낸 최종의 결과가 里라고 생각한다. 모여진 곳이 마을里리라고 생각한다.
理는 里로 가는 길이고, 과정이고, 里는 理를 통해서 닿은 한 단계 높은 세상이다.
理에서 머무름보다는, 넘어서서 새로 뭉쳐지면 멋진 세상[里]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이치나 까닭을 헤아려서 그것들을 넘어서는 지혜와 너그러움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마을)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여야 한다.
理를 넘어서서 다다른 이상적인 목표가 세상[里]이다.
道里와 度里
道里는 가서 살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 度里는 (직접)가서 살기 좋게 만들어 놓는 곳, 또는 가서 사니까 좋은 곳.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실행하는 차이가 크다.
알고 있는 것이 道里이고 사는 것이 度里다.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의지로 지키고 이뤄 나가야하는 것.
道里에서 안주하지 말고 度里로 나가야한다.
道里를 지키면 누구나 좋다는 기본이다. 그 기본을 실천하는 것, 실천하려는 헤아림과 의지가 도리다. 바탕으로 해서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한다. 그것이 度里이다. 그리하여 度里가 되었다.
가장 쉬운 예로 교실마다 급훈이 있다. ‘성실’--- 벽에 붙어있는 ‘도리道理’, ‘정의正義’, ‘중도中道’. 학생들이 성실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 실천하거나 하려고 노력하면 도리道里, 중도中度.
이렇게 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가면서 몇날 며칠을 골몰했다.
그리하여 나의 손자 아리峨里(Ari)에겐 높은 산이 있는 세상(마을, 里)에서 살거나, 산을 닮아 산처럼 되거나, 그런 마을을 이루어내라는 의미,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리더 Leader.
손녀 도리度里(Dori)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생각을 하되, 자신의 의지로 좀 더 자신에게 맞도록 나아가는 세상(마을, 里)을 이루어내라는 의미, 누구나 편안한 중간지점의 길이 아니라 한 걸음 나가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주변을 변화시켜서 그 마을의 주인이 되어 살아야한다 뜻.
꼭 큰 일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부터 적용된다는 것, 안주하지 말고 도전하라!
알겠지 아리峨里(Ari)! 도리度里(Dori)!
대한민국의 민요 〈아리랑〉과 〈도라지〉는 한국 사람의 정서를 스며들게 하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혹시나 하고 묵은 노트들을 뒤적이다가 누렇게 변색 된 당시의 메모를 발견했다. 빈약한 한자실력으로 마음에 둔 한자들을 찾고 획수를 꿰맞추느라고 우연히 손에 잡힌 작명법이라는 허접한 책과 옥편을 뒤지며 몇 날 몇 밤을 골몰했던 그때가 되살아났다.
운세풀이도 해놓고 획수도 써 있었다. 지금처럼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절도 아니었다. 그때는 정말 심각하고 신중했었다.
이름
할 머니
내 동생 김도리는 도리도리 도리고요
내 이름 김아리는 아리랑의 아리예요
누구나 한 번 들으면 기억하기 좋아요
우리오빠 김아리는 아리랑의 아리고요
내 이름 김도리는 도라지꽃 도리예요
누구나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아요.
설령 세상이 바뀌어 시대정신이 바뀐다고 해도 사람이 사는 도리나 이치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가치로 살아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정신적 가치관과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치관과 근본정신은 척추와 같다. 척추가 무너지면 온 몸이 무너지듯,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가치관과 근본정신은 살아있어야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소소한 방법이 바뀌는 것일 뿐, 사람 사는 근본 도리나 기본 이치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시대정신이다. 시대정신이 없으면 인생살이의 덕목도 없게 된다.
다만 나의 앎이 부족하여 잘 못 짚어진 부분이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을 뿐이다. 그런 부분이 있다면 아리, 도리가 성장해나가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시대에 맞게 스스로 방법을 바꿔나가면 될 것이라고 믿고 희망한다.
◆ 도리(Dori)와 할머니는 서로서로 눈부처
도리는 스파다이너 앤 리치몬드 로드(Spadina & Richmond Road)의 코너 근처에 있는 유아원(kindergarten)에 다니게 되고, 아리는 거기서 두 블럭 더 가는 거리에 있는 오그든 스쿨(Ogden Junior Public School)의 유치원에 다녔다.
집에서는 20분 내외가 걸린다. 매일 하루 두 번씩 이 길을 오가는 시간이 아리와 도리 그리고 나에겐 세상구경하는 거리공원과 같다.
때로는 거리의 악사가 길거리에 있는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때로는 예쁘고 화려하게 치장한 흑인 여가수가 성악풍으로 클래식을 노래하기도 한다.
가끔씩 도리를 유모차에서 내려놓고 걷게 하기도 한다.
우리집에서 사위가 제일 먼저 출근한다. 7시경, 뒤이어 7시 반경이면 딸이 출근한다. 둘 다 출근하고 나면 내가 아리와 도리를 데리고 출발하는 시간이다. 대략 8시 경이다.
아침이면 두 녀석을 데리고 집을 나선다. 아리는 걷게 하고 도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스파다이나 거리를 걷는다. 때로는 걷고 때로는 달리고... 이야기가 끝이 없다.
도리를 먼저 데려다 준 다음에 아리를 데려다 준다.
오후 2시경에 집을 나선다. 도리를 먼저 픽업하여 유모차에 태우고 오그든 스쿨로 가서 아리를 픽업한다. 아리의 유치원 타임이 끝난 후에도 오그든 스쿨의 운동장에서 오후가 기울도록 놀다가 해가 설핏 해지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프론트 스트리트(Front Street) 가까운 곳의 공원에 들려서 놀기도 한다.
도리 때는 딸 내외가 시간을 쪼개어가며 도리(Dori)의 양육에 좀 더 신경을 쏟았다. 아리(Ari)는 내가 거의 모두 전담해왔었다. 먹을 것도 더 챙기고 어쩌다 주말에 동반 외출을 하게 되면 딸과 사위가 두 녀석을 도맡기 때문에 약간 수월해진 나는 보조로 뒤따른다.
그래도 보이지 않게 뭔가 해야 할 일들은 계속되었다. 제 부모가 모르게 하는 일, 그것이 할머니의 역할이었다.
아리(Ari)가 크니까 육아일기 쓰기도 점점 드물어졌다.
그때쯤 다음(daum)의 블러그가 없어져서 〈할머니가 쓰는 육아일기〉연재를 멈추게 되었다.
아리는 제법 뛰고 달리고 해서 수월한 편이었지만, 채 두 살이 안 된 도리(Dori)를 돌보기는 여전히 신경을 써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파다이너와 하버프론트 쪽 길들을 누비고 다니던 그 시절. 무릎관절에 이상이 생겼던 것 같은데, 그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왼쪽 무릎에 가끔 통증을 느꼈지만 병원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길가는 사람들은 도리를 보면 예쁘다고 감탄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유모차를 들여다보며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도리(Dori)는 낯선 얼굴들에게 때때로 어색해하기도 하고 때때로 방글거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도리(Dori)를 보면 도리 얼굴 한 번 보고 내 얼굴 한 번 보고, 그렇게 번갈아보며 닮았다고 한다. 도리 눈이 내 눈을, 내 눈이 닮았다고도 한다.
젊었을 때 눈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옛날 유명했던 배우 문정숙과 김혜정, 김정아(?)가 나의 닮은꼴이라고 친구들이 늘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이 낯선 세월 낯선 거리에서 어린 도리와 나를 보며 닮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좀 야릇하다.
도리야! 우리가 닮았다는구나!
그러니!
도리는 방글방글로 대답한다.
◆ 눈부처!
다음은 2012년에 쓴 나의 〈눈부처〉라는 제목의 에세이 한 부분이다.
어느 날인가, 어느 거리에서였다. 아마 로이톰슨 홀 근처의 공원이었을 것이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유모차를 세우고 도리에게 간식을 먹이려고 준비 중일 때였다.
도리가 불쑥 내 눈 속에 들어있는 제 모습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때의 일을 에세이로 적었다.
‘눈부처’라는 말이 있다.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이라는 뜻의 참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마주 선 상대방의 눈에 비치는 내 모습.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하겠지만, 넘치는 시적 감성의 소유자라면 단순히 그런 생각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나 마주하고 있으면 눈부처가 될까?
설령 얼핏얼핏 비춰질 때만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라, 스쳐지나가는 듯한 그 모습이 깊이 새겨져 사라지지 않도록 하려면 얼마나 깊은 동행同行이어야 할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로에게 눈부처가 될 것이다.
눈부처가 되어 눈을 감아도 떠오를 만큼 각인 되어있는 사람.
한 시절, 내가 누군가의 눈부처이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던 때가 있었다. 또 누군가가 나의 눈부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살벌하고 위태롭고 허망한 세상살이에서 서로가 눈부처가 된다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이었다. 유모차를 끌고 가다가 잠시 멈춰서 유모차 아래 칸의 간식을 꺼내고, 도리(Dori)의 자세를 고쳐주느라고 도리의 옷매무새를 만지고 있었다.
“하머니이”
도리(Dori)가 내 눈 속을 말갛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가락으로 찌르기라도 하듯 내 눈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리! 보여? 할머니가 보여?”
고개를 끄덕이며 신기한 듯 자꾸만 나의 눈을 들여다보며 손가락으로 달려든다.
이거야말로 천상의 언어가 아닐까. 마음이 달떴다.
“봐 도리, 할머니 눈을 봐! 할머니 눈에 있는 도리, 보이니?”
도리의 두 손을 모아 잡고, 크고 동그란 도리의 눈동자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았다.
“할머니 눈에 누가 보여?”
“도띠이~”
“그래, 지금 할머니 눈에 도리가 있어, 도리 눈엔 할머니가 있고”
“도띠이 도띠이~”
“그래, 우린 서로가 눈부처가 되었구나!”
마치 나의 눈에 있는 제 모습을 빼내려는 듯이 손가락으로 찌를 듯 달려드는 도리의 뺨에 얼굴을 부볐다.
도리(Dori)가 얼마나 알아듣고, 얼마나 감동하는지는 모르지만, 신기해하는 것은 분명했다.
“우우우우우 하머니이~”
도리는 다리까지 들썩여가며 방긋거렸다.
도리(Dori)가 다 알까만 나는 흥분했고, 도리는 신기해하며 연신 방실거렸다.
“그래, 우리 서로 눈부처 되자꾸나. 할머니는 기꺼이 너의 눈부처가 되어주마”
다짐하듯 뇌이는 마음이 뜨거워진다.
도리는 지금 서툴게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영어야 물론이지만 제 아빠와는 가끔 불어로 소통을 시작하기도 하고 할머니인 나는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다. 어렵사리 한 단어씩 배워가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오늘은 ‘눈, 부, 처’ 라는 말을 도리에게 되풀이했다.
꽃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꽃이 나의 눈부처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들여다보고 있으면 서로가 눈부처이다.
새끼를 낳아 기르고, 새끼가 또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또… 지금 나는 새끼의 새끼를 눈 속에 심어 눈부처가 되었다.
아름다운 관계, 아름다운 단어까지 새기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생략)
‘부동산 캐나다’의 나의 고정페이지에 이 글이 나간 후에 독자로부터 ‘눈부처’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는 댓글을 받기도 했었다.
다음은 위 글을 모티브로 하여 쉽게 풀어 시로 만들어 한국일보의〈권천학의 문학서재〉에 실었다.
그대 눈동자엔 나, 내 눈동자엔 그대
마주보며 도란도란 당신과 나,
함께 하는 인생길 벗 당신과 나,
우리는 서로서로 눈부처
세상파도 높아도 아무리 드높아도
건너야 할 강물이 아무리 깊어도
그대 곁에 나, 내 곁에 그대,
함께 마주보며 가는 길, 당신과 나,
그깟 돈, 얼마나 많아야 할까요
그대만 있으면 돼요.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깟 명예 무슨 소용 있나요
그대만 있으면 돼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한줌의 돈, 한줌의 명예 무슨 소용 있나요
그대 눈동자엔 나, 내 눈동자엔 그대
함께 가는 인생길 벗 당신과 나,
한줌도 안 되는 한 뺨이지만
우리는 서로서로 눈부처가 되어요.
◆ YMCA 와 영앤로렌스의 새집
2013년, YMCA에서 문화강의 요청이 왔다. 매주 수요일, 문화, 역사, 시사, 문학 등 광범위한 내용으로 강의를 했다.
두 녀석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난 오전 시간을 이용해서 바쁘게 갔다가 1시에 강의를 마치고 바쁘게 돌아오곤 했다.
그러면서 오래 꿈꾸어오던 ‘문화사랑방’에 대한 기대가 소락소락 피어올랐다. 그러는 사이 꿈을 익혀갔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국궁國弓을 배웠다. 합숙훈련까지 마치면서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
그러는 중에 딸 내외는 새로 집을 장만할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자 했다. 그때까지 살고 있는 아파트도 도심에서 가깝고, CN 타워와 하버프론트 주변이라서 환경이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서 초등학교에 다리게 되면 아이들을 좀 더 자유롭게 기르고 싶어서 단독으로 옮기려고 했다. 단독주택에서 살면 화단도 가꾸고 땅을 밟고 뛰어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한동안 알아본 끝에 영앤로렌스(Young and Lawrence)의 주택지에 있는 집을 구매하게 되었다.
2014년이었다.
앞뜰이 조붓하게 있고, 제법 길고 넓은 뒤뜰이 있었다. 그 뒤뜰이 반으로 나뉘어 나지막한 울타리가 있고, 울타리 밖으로 주차공간이 있고 그 주차공간은 바로 집 뒤편의 이면도로로 이어져서 차가 들락거리기에 편리했다. 외출을 하거나 출퇴근을 할 때 그 이면도로를 이용했다.
그 집에는 우리가 이사 가기 전부터 있던 무궁화나무 한그루가 있었는데 밑거름을 얼마나 잘 주었는지 주변을 별로 가꿔지지 않아 다시 손을 보아야했는데도 무궁화는 잘 자랐다. 꽃도 주렁주렁 많이 피우고 가지도 많이 뻗었다.
나는 뒤뜰에 있는 그 무궁화를 소재로 쓴 에세이 〈나와 무궁화〉로 ‘흑구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집에서 채 일 년도 살지 않았을 때 우리는 밴쿠버로 이사를 해야 했다.
2015년, 딸이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아시아도서관장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이다.
◆ 짧지만 많은 밴쿠버의 추억
새로 장만한 밴쿠버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카톨릭 교육청 소속 사립학교인 헬렌스쿨(St. Hellen School)에 아리(Ari)를 먼저 전학시켰다.
도리(Dori)는 아직 유치원에 다녀야하는 연령이기 때문에 다닐만한 유치원을 물색해야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중간에 한 번 갈아타야 가는 거리로, 아무리 빨리 가도 40분 정도 걸려야하는 거리의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아침 8시경이면 두 녀석을 함께 데리고 아리를 먼저 데려다주고, 도리와 함께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가야했다. 도리와 함께 버스를 탄 후 중간에서 한 번 갈아타고 가야 도리의 유치원 앞에 도착한다.
그렇게 그 해를 보냈는데, 도리(Dori)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 끔찍한 일을 당했다.
도리(Dori)가 다쳤다는 전화연락을 받은 딸이 달려갔다. 실내에서 놀다가 책장 모서리에 부딪쳐 넘어졌다고 했다. 딸의 연락을 받고 나는 나대로 달려갔다. 딸이 부랴부랴 갔을 때는 도리가 정신이 깨어 있었다고 한다.
그 다음날 아침, 도리의 왼쪽 뺨 전체가 시커멓게 멍 자국으로 뒤덮였다.
그 멍이 다 가시기까지 아마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려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내가 이런데 제 어미아비는 얼마나 더 아팠을까.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 도서관장이 된 딸은 더욱 바빠졌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이면 빨라야 7시 이후에 퇴근히였다. 그러니 두 녀석들은 온통 내 차지가 되었다.
해가 바뀌고 집근처의 헬렌학교에 자리가 나서 도리(Dori)도 아리(Ari)랑 같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아침 8시경이면 두 녀석을 데리고 학교로 가고, 오후 2시경이면 간식을 준비해서 학교로 간다. 유치원과 학급시간이 끝나고 나오면 근처의 공원에 가서 간식을 먹이고 운동장이나 공원에서 놀게 했다.
아리(Ari)는 학교 운동장이 좁다하고 뛰어다니며 놀았다. 도리는 운동장 한 구석에 있는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이용해서 놀았다. 때로는 나랑 셋이서 어울려 숨바꼭질을 하기도 했다. 어떻든 놀기 좋아하는 녀석들 때문에 해가 설핏해질 때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나 맨 나중에까지 학교 운동장에 남아서 노는 것으로 유명했다.
도리(Dori)는 예쁘기도 하지만 영민했다. 성격도 비교적 분명하고 행동거지가 무겁다. 재잘거리거나 가볍게 촐랑거리지도 않는다. 깊이 듣는다. 내가 이야기를 하면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 이야기가 잘 이해가 안 되면 질문을 하곤 했다.
그 태도가 아주 찬찬하다. 어쩌다 오빠가 곁에서 핀잔을 주어도 자기가 알고자하는 것,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꼭 끝까지 물었다. 짜증을 내거나 성급하게 채근하지도 않는다. 그것이 도리의 똑똑함이고 개성이다.
학교에서 호박농장으로 휠드트립(소풍, Field trip)을 가는 날이었다.
팜킨픽킹(Pumpkin picking, 호박밭 견학)이었다. 아침에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싣고 떠나는 스쿨버스를 배웅했다.
오후 3시경, 다시 학교에 가서 스쿨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버스가 도착하자 아이들이 차례차례 내렸다. 차창으로 미리 얼굴들을 보고 손짓도 하고 이름을 부르기도 하면서 반긴다. 아무리 훑어봐도 눈에 띄지 않다가 뒤쪽에 가까운 좌석에 앉아있는 도리(Dori)와 뒤늦게 눈이 마주쳤다. 내가 손을 흔들자 도리도 손을 흔들었다. 다른 아이 같으면 차창으로 손을 흔들고 소리도 지르고 그러는데 도리는 조용히 앉아서 앞의 아이들이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한두 번 눈이 마주칠 때 배시시 웃을 뿐, 도리는 늘 그렇다.
내리는 아이들은 저마다 조그만 호박 한 개씩을 들고 내려와서 엄마, 아빠의 환영을 받는다.
3분의 2쯤 내린 뒤에서 도리가 내려왔다.
어머나!
버스 승강계단 가까이 다가가던 나는 놀라면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도리(Dori)가 제 몸무게만큼이나 될법한 커다란 호박 한 개를 들고 낑낑대며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 아름으로 꽉 차는 크기였다. 호박을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승강계단에 앉다시피 해가면서 한 계단씩 내려오는 도리를 보고 다른 엄마들도 웃었다. 내가 호박을 받아 안으며 반기자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그제야 손을 털며 내려섰다. 힘든 탓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있었다.
그날 아이들 중에서 가장 큰 호박이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그리고 눈물이 나던지...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물었다.
“무거울 텐데, 왜 그리 큰 것을 들고 왔어?”
“그냥... 큰 호박이 좋아... 그래야 우리 식구 많이 먹지...”
퍼뜩, 나의 어렸을 때 생각이 스치면서, 귀여움을 넘어서 눈물겨웠다. 언제나 집식구들을 생각하며 나를 참았던... 엄마조차 알아주지 않던 그 일들.
“대단하구나 우리 도리! 꼭 할머니 닮았다니까”
“알러브 유~ 할머니!”
도리의 대답은 언제나 그랬다.
평소에도 가끔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도리를 보면 꼭 할머니 옛날 도리(Dori)만할 때 생각이 난단다” 또는
“도리는 꼭 할머니 닮았다니까” 하면 도리는 매우 좋아한다. 그러면서 언제나 하는 대답.
“알러브 유~ 할머니!”
◆ 쇼앤텔 시간(Show and Tell)
저녁이면 두 녀석이 나와 함께 셋이서 내방에서 자는데 저녁마다 방이 왁자해진다.
쇼앤텔 시간 때문이다. Show and Tell. 보여주고 발표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서 진행했다.
사람들 앞에서 쑥스러워하거나 우물쭈물하면서 말을 잘 안하고 뒤로 숨는 것을 막고 발표를 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특히 조용한 도리는 꼭 할 말만 하거나 말수가 적은 도리(Dori)에게 활발하게 자기표현을 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아리(Ari)는 아리대로, 도리(Dori)는 도리대로 그날 있었던 일,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배운 것들, 자기가 생각하는 것 등 자유롭게 한 가지씩 큰소리로 말하게 하였다.
춤도 추게 하고 노래도 부르게 했다. 재미있는 동작을 보고 서로 웃으며 흉내도 내고 처음엔 주저주저하던 녀석들이 차차 익숙해지자 서로 하려고 경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깔깔대고 뛰고... 요란해지기 마련이었다. 그럴 때면 가끔 안방에서 자고 있던 제 엄마 아빠가 짜증을 내며 지적하곤 했다. 밤중에 시끄럽다고, 이웃에서 다 듣겠다고.
나는 그런 식으로 딸에게 혼나는 경우가 많았다. 속으로 화도 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두 녀석이 자연스럽게 나와 한 패거리가 되었다.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들다가도 안쪽에서 제 엄마의 기척이 나면 쫑끗 귀를 세우고는 “할머니! 쉿!” 하고 손가락 표시를 하고 얼른 나를 감싸 밀어대듯이 침대위에 한 덩어리로 올라가 이불을 뒤집어쓰곤 자는 척 했다. 제 엄마가 들어와서 “흥, 누가 모를 줄 알고, 지금까지 시끄럽게 떠들었잖아” 하고 큰소리로 말하면 이불속에서 우리 셋이서 웃음을 참느라고 쿡쿡거린다. 제 엄마가 모른 척 하고 나가주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이불을 확 걷어버려서 우리 셋이서 비명을 질러대기도 했다. 그런 날이면 제 엄마도 함께 끼어들어 잠깐 같이 놀다가 간다.
도리(Dori)는 함께 행동할 때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불을 뒤집어쓰다가 제 오빠와 부딪치기도 하고 이불을 뺏기기도 하지만 그럴 때 악을 쓰거나 삐지거나 하지 않고 함께 엉겨 파고들며 잠깐 징징댈 뿐, 금방 오빠를 용서해버린다. 울음 밑이 짧다.
내가 대신 오빠를 야단쳐주거나 도리를 칭찬해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런 와중에도 제 오빠의 잘못을 지적해서 오히려 해결해주거나 금방 수그러든다. “오빠아~” 그 한마디만 하고 만다. 우리 도리는 참 순리로운 아이다.
쇼앤텔을 계속하는 동안 변화가 느껴졌다.
처음엔 잘 나서지 않던 녀석들이 서로 먼저 하겠다고 나서기도 하고, 오빠에게 밀리면 도리(Dori)는 언제나 규칙을 지키라고 주장한다. 우기는 쪽은 주로 아리(Ari)다. 아리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에 비하면 도리도 에너지는 넘치는데 겉으로 내뿜지 않는 편이다. 한두 번 항의하다가 뜻대로 안되면 포기해버린다. 그럴 때마다 내가 도리의 지원군이 된다.
두 녀석을 붙여 은근히 경쟁시키면 처음엔 쭈뼛거리던 도리도 앞으로 나서며, 자기가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변화를 알 수 있다.
특별한 기억 중에는 아리(Ari)가 당시에 〈오 캐나다!〉를 성악가처럼 불러서 배꼽 빠지게 한 것이다. 처음엔 쑥스러워 하던 것이 점점 웃고 즐기자 그것이 ‘장기자랑’이 되어 곧잘 성악흉내로 ‘오 캐나다’를 불러 듣는 사람들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도리는 언제나 이야기를 꾸며내는 선수다. 뭔가 동화처럼 이야기를 꾸며나가다가 막히기도 한다. 이어가려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으면 침을 꿀꺽 삼키면서도 들어오지 않는다. 아리가 놀려도 끝까지 서서 버틴다. 그것이 도리의 뚝심이다.
도리는 내가 들려준 많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꾸미는 듯한데,
“와, 도리! 그걸 어떻게 알았어? 대단하다” 하면 “내가 그냥 알았어!”한다. 절대로 할머니에게 배웠다거나 학교 선생님에게서 배웠거나 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그런 것 또한 도리의 개성이다.
이야기를 꾸려 나가다가 어색해지면 아리(Ari)가 질문으로 공격해대고, 질문에 말문이 막혀 어느 땐 울먹이기도 하지만, 절대로 오빠에게 제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럴 땐 내가 얼른 “다음호에 계속!” 하면서 숨통을 터주면, 마지못해 끝낸다는 듯이 끝을 내고 들어온다. 그것이 차차 익숙해지자 도리 스스로도 이야기를 꾸며대다가 막히게 되면 자기 입으로, “다음호에 계속!” 하고 그 순간을 피하기도 해서 아리와 나를 웃게 한다. 그것 또한 도리의 재치다.
◆ 도리(Dori)의 날좀 보소~
쇼앤텔 시간을 끝내면 비로소 잠자리에 든다.
나의 양팔을 베고 눕는 두 녀석의 잠자기 습관은 다르다.
아리는 등에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곁들여주기, 맨몸을 쓰다듬어주기, 손가락으로 머리카락 사이를 쓸어주기 등을 좋아한다.
아리(Ari)의 등에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지어 곁들이는데 그러다보면 어느 새 잠이 들어버린다. 아리(Ari)가 쉽게 잠이 드는 편이지만 어쩌다가 잠이 오지 않으면 내 손을 끌어다 제 등에 대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네나’가 물고기를 잡으러 집을 나섰어요, 들판 길을 지나 도랑을 만났어요. 훌쩍 도랑을 건너뛰다가 미끄러졌어요...”
‘네나’는 내가 꾸며서 연속으로 이어가는 이야기의 주인공 5형제 중 넷째를 말한다. ‘하나’, ‘두나’, ‘세나’, ‘네나’, ‘다나’가 그들의 이름이다. 아리, 도리는 거의 실존인물처럼 인식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흥부전이나 춘향전을 알듯이. 때로는 “할머니, 이제 ‘두나’ 감기 나았대요?” 하며 이야기속의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여 잇기도 하고, “오늘 세나랑 만났어요?” 하고 묻기도 한다.
“겨우겨우 뚝으로 올라섰는데, 옷이 다 젖어버렸어요. 저만큼에서 염소가 보고 있었어요. 풀을 뜯고 있던 염소가 메에메에 또 물에 빠졌구나, 춥겠구나, 내가 털옷을 빌려줄까?...” 하고 이어가기도 하고.
또 어떤 땐 주인공을 아리로 바꾸기도 한다.
“오늘은 아리(Ari)가 물고기를 잡으러 갔어요. 시냇물을 건너다가 미끄러졌어요. 풀을 뜯고 있던 염소가 메에메에 웃으면서 말했어요. 아리 너 바보 아니니? 또 넘어지게? 아무래도 아리(Ari)는 바보 같아요. 그렇지요 할머니, 으응 그래 바보인가봐...”
이 대목에선 아리가 “아니예요, 아리 바보 아니예요” 하고 막 들려고 하는 잠을 비집고 항의한다.
“어제도 시냇물 건너다 빠졌는데 오늘도 빠졌으니 너 바보잖아요. 그렇지요 할머니. 메에에 하고 염소가 말했어요”
“아니예요, 아리 안 빠졌어요”
“아, 그럼 미끄러졌구나”
“아니, 안 미끄러졌어요...”
“아, 그랬구나. 그럼 염소야 니가 잘 못 봤구나, 염소야, 아리가 안 미끄러졌어, 니가 잘못 본거야”
“그래요? 미안해 아리야” 염소의 목소리로 변성해서 들려준다. 그제야 아리는 다시 잠속으로 들어간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다보면 어느 사이 잠이 들어버린다.
아리(Ari)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면 도리(Dori)는 아리(Ari)가 잠든 후 까지 기다리며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도리(Dori)에게 먼저 이야기하는 날이면 아리는 자기부터 해달라고 조르거나. 이야기 중간에 끼어들어 방해를 한다.
도리(Dori)는 노래 듣기나, 이야기 듣기를 좋아한다. 건성으로 듣지 않는다. 잠을 재우기 위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꼼꼼히 듣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질문을 하기도 한다. 도리는 하던 이야기를 다 끝내고 “이제 자자!” 하고 이불깃을 여며주면 그제야 나와 함께 잠 세상으로 간다. 이야기 중간에 잠드는 일은 거의 없다.
내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아녜요, 거기 그렇게 아니예요” 하고 틀린 부분을 지적하기도 해서 나를 웃게 한다. 또 어느 땐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먼저 스르르 잠이 드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할머니 자?”하며 흔들어 깨우기도 한다.
도리(Dori)가 아는 노래도 많고 좋아하는 노래도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에서 특히 한국민요 〈날 좀 보소〉와 동요 〈퐁당퐁당〉을 좋아한다.
〈날 좀 보소〉를 가르치면서 동지섣달을 이해시키는데 힘이 들었다.
‘날 좀 보소’는 ‘나를 좀 보세요’ 또는 ‘도리 좀 보세요’ 로 변형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좋아한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를 이해시키기에는 신경을 많이 썼다. 설명을 많이 해야 했다.
음력을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꽃이 없는 한겨울에 ‘꽃을 본 듯이’를 이야기로 이해시키기가 수월찮다. 지금은 한겨울에도 꽃은 얼마든지 있는 세상이라서 아이들은 실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섣달 생일인 나의 생일축하로 꽃다발을 받는 일이 흔하기도 하고, 또 제 아빠(사위)가 가끔씩 제 아내를 위해서 꽃을 사들고 오는 로멘티스트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꽃 귀한 것을 잘 모른다. 그러니 그 배경부터 세상의 변화까지 설명해야하니 이야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겨울에 없는 꽃을 보는 것처럼 우리 도리는 예쁘고 귀하단다” 하고 강조해주었다. 그 탓인지 도리(Dori)는 그 노래를 불러주면 아주 좋아한다.
“할머니 노래해주세요” 도리가 요청한다.
“그래? 우리 함께 노래 부르자, 무궁화부터 시작할까?”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도리는 조랑조랑 잘도 외운다.
그렇게 무궁화에 이어 몇 가지 노래를 이어가다보면, 도리의 목소리가 슬며시 잦아든다. 잠이 드는 것이다.
어떤 땐 내가 가사를 다르게 바꾼다.
“자, 이제 할머니가 불러줄게. 들으면서 잠 들어라”
도리는 끄덕끄덕한다.
“도리 좀 보소~ 도리 좀 보소~ 도리 좀 보소~ 미운 도리 좀 보소오~~ 동지섣달 미운 꽃 같은 도리 좀 보소~”
“아니예요. 도리, 예뻐요. 도리 예뻐요” 하고 항의한다.
“아, 예쁘구나. 맞아 그렇지. 우리 도리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지. 그럼 그렇고 말고. 우리 도리가 얼마나 예쁜데...” 하고 예쁘다고 바꿔 부르며 이마를 쓸어주면 느긋해진 도리는 더 파고들며 잠속으로 들어간다.
그런 식으로 두 녀석을 잠재우곤 했다.
그런데 다른 점은 아리(Ari)는 비교적 수월하게 잠이 드는데 비하여 도리(Dori)는 무척 예민하다.
언젠가 제 엄마가 학회의 일로 해외 출장을 갔을 때 자정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일이 기억난다. 처음 일이었다. 계속 자장가를 불러주고 쓰다듬어주고... 해도 뒤척이다가 저 자신도 힘이 드는지, 벌떡 일어나 베개를 들고 나의 왼쪽으로 가서 누웠다.
“할머니, 도리 잠 못 자요” 그 소리가 얼마나 안쓰러웠던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도리(Dori)는 Helen 학교의 유치원 과정이던 그해 교장상을 받았다.
아리는 밴쿠버 관내 중학교 달리기 대회에 학교대표로 출전하여 2등으로 두각을 보여서 우리가족은 정말 놀랐다. 헬렌 학교에서도 그런 성적을 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축하가 쏟아졌다.
교장선생님은 아이를 도대체 무얼 먹여 길렀기에 달리기를 잘 하느냐고 묻자 딸은 “마늘을 먹여서 그런가 봐요~” 해서 모두 웃기도 했다.
◆ 토론토에서 새 역사 쓰기
2017년, 다시 돌아온 토론토. 잠시 떠나긴 했지만 우리가족에겐 토론토가 낮 익은 고향처럼 느껴졌다.
아리와 도리, 두 녀석은 LKS(Lampton Kings way Junior Middle School)로 전학했다.
아리는 8학년(한국으로 치면 2학년), 도리는 유치원생(Junior Kindergarten)이 되었다.
아리(Ari)와 도리(Dori)는 바이올린 교습을 병행했다. 매주 토요일에 두 녀석은 한국어 학교에 다니게 했다. 처음엔 내가 걸어서 아리를 데리고 다니기도 했지만 차차 제 엄마, 아빠가 차로 데려다주기 시작 했다. 우리가족의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매우 바빴다.
나는 아리의 열 살 생일 선물로 피아노를 사주었다. 더 늦기 전에 피아노도 다루면서 음감을 익히도록 하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아리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겸했다.
도리는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었는데, 플룻(Flute)을 겸하여 배우게 추천했다. 딸이 쉽게 받아들여 풀룻 교사를 물색한 끝에 음악학원에 다니게 했다. ‘코비드-19’로 그 음악학원이 문을 닫게 되자 다시 풀룻 교사를 물색한 결과 멕시코 출신의 알헬리(Alheli) 선생님과 연결이 되어 개인교습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도리(Dori)는 플룻을 처음엔 낯설어하는 것 같았는데 나름대로 또래들 중에서 끈기를 보이며 잘 해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벽을 상장으로 도배할 만큼 성과가 많다. 알헬리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도리(Dori)가 대견하기 짝이 없다.
모처럼 쉬는 주말에도 우리집 가족들은 바쁘다. 제 엄마아빠가 휴식도 없다. 토요일에 다니는 한글학교, 각각 음악 개인레슨, 시장보기, 아이들 스케줄 맞추기 등 일정관리를 모두 제 엄마가 주관하고 한 덩어리가 되어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등 정성을 다 하는 것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많다.
◆ PEI(Prince Edward Island)
그 사이 ‘코비드-19’도 지나갔고, 한국에 계시는 왕할아버지(나의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코비드-19’이 시작된 초기인 2020년 1월엔 그해 여름 가족여행을 ‘잉카’로 계획하고 호텔 예약 등을 추진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강해지는 바람에 모두 취소하고 말았다.
잉카여행은 나의 젊을 때 꿈이었다. 한국에서 살 때부터 별렀던 곳이었는데, 지금까지도 가지 못하고 있다.
아리(Ari)는 예술고등학교인 ESA(Etobicoke School of the Arts)에 진학하고 도리(Dori)는 중학생이 되었다.
2022년, 가족 여름휴가로 일주일간 PEI(Prince Edward Island)를 다녀왔다.
PEI는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으로 알려진 유명한 섬이다. 나도 ‘빨강머리 앤’으로 알고 있었고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에 발표한 소설로 원제목은 《그린 게이블스의 앤》, 《초록지붕의 앤》(Anne of Green Gables)이다. 처음엔 나도 못 알아들었다.
PEI(Prince Edward Island)에는 그 작품과 관련한 관광 상품들이 많다. 캐나다에서 효자관광상품으로 톡톡히 한 몫 해내는 유일한 문학작품이다.
그곳으로 정한 것도 《초록지붕의 앤》(Anne of Green Gables) 때문이었다. 그 섬엔 오십여 개가 넘는 등대도 있고, 배를 타고 대서양 먼 바다로 나가서 하는 바다낚시도 즐겼지만 가장 인상 깊은 문화적인 것은 뮤지컬이었다.
‘초록지붕의 앤’(Anne of Green Gables)의 원작만이 아니라, 다른 작가가 그 이후에 후속스토리로 쓴 〈앤과 길버트〉(Anne & Gilbert)도 뮤지컬로 공연했다. 녹음 DVD도 별로로 샀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뮤지컬을 좋아했다. 그 시절엔 뮤지컬이 많지 않았다. 그 시절에 감상한 한국 작품으로는 〈배비장전〉이 기억나고 제목은 잊어버렸지만 장충동의 어느 공연장(?)에선가 본 뮤지컬 공연이 생각한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녹화본으로 본 〈The Cats〉는 새로운 감동이었다. 여러 번 반복해서 보았다. 이후 파리 여행을 할 때 오페라하우스에서 〈펜텀〉(Pantom of the Opera)를 보고 싶어서 오페라하우스를 찾아갔지만 극장 문이 닫힌 상태여서 헛걸음만 했었다.
평소에 뮤지컬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족들은 어떨지... 두 녀석에게 뮤지컬을 접하는 경험을 해주고 싶었다.
할머니가 쏜다!
아리(Ari)와 도리(Dori)의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 뮤지컬 〈Lion King〉과 〈EnKanto〉
그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시작된 어느날 10학년인 도리(Dori)가 내년 5월에 공연할 뮤지컬 〈Lion King〉에 출연할 학생을 뽑는데 지원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역할은 ‘Nala’라고 했다. 오디션을 앞두고 긴장상태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바람에 낮이면 나 혼자 있는 집안이 시끄러웠다. 오디션 통과를 매우 바라고 있는 눈치였다.
며칠 후 발표가 있던 날,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자신이 뽑혔다고 소리치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러더니 연습에 돌입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간혹 늦기도 했고 집에 돌아와서도 목청껏 노래 연습을 해서 귀가 시끄러웠다.
지금도 쟁쟁하다.
“포야포, 포야포~~”
그 부분의 가사는 ‘!!!~~~~~~~~~~’
“Ngi – zi - bu – ya – bo, Ngi – zi - bu – ya –bo,~~ , I will return, 나는 돌아갈 거야”
나의 귀에는 ‘포야포, 뽀야뽀, 뽀야뽀~~’ 로 들린다. 그야말로 귀가 따갑도록 들어야 했다.
정말 귀가 따가웠다. 어떤 땐 정말 시끄러웠지만 참아야했다. 내가 도리(Dori)만할 때 나는 누구의 응원도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언제나 차단당하고 주눅 들어야했던 나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래 너는 좋은 시절 좋은 부모 만났으니 실컷 기량을 펼쳐보렴’ 하고 마음속 응원을 보내곤 한다.
드디어 2023년 5월이 되었다.
온 가족이 티켓을 구입했다. 포스터가 나붙은 강당(gym)이 꽉 찼다.
관람석에 앉아서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보았다. 너무나 놀라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장치도 좋았고 스토리 엮는 것도 구성이 좋았다.
학생들치고는 뜻밖이었다.
특히 도리(Dori)가 ‘Nala’ 역을 너무나 잘 해내었다. 도리(Dori)가 애인인 심바(Simba)를 설득하며 돌아오라고 하는 장면 등에서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집중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내 곁에 앉아있던 어느 부인이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는 것을 보고 내가 뭉클했다. 정말 도리가 대견했다.
2024년, G8인 도리(Dori)는 LKS(Limton Kingsway Junior and Middle School)를 6월의 졸업을 앞둔 도리에게 두 번째 뮤지컬 출연기회가 주어졌다.
캐나다는 한국과 달리 졸업이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 하순이다. 여름방학을 거친 후 9월이면 상급반 또는 상급학교로 진학한다.
졸업 이전에 도리(Dori)는 이미 ESA(Etobicoke School of the Arts)로 배정을 받아둔 상태였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아리가 다닌 예술학교이다. 일반 학교와는 달리 자신의 재능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도리(Dori)도 그 학교를 원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뮤지컬을 열심히 하고 싶다 하기에, “도리가 뮤지컬을 아주 좋아하는구나, 작년에 PEI에 갔을 때 뮤지컬 〈Anne and Givert〉(빨강머리 앤)를 처음 보더니 좋아졌나봐” 했더니 “아니, 이전 부터 좋아했어요” 한다. 나는 “오, 그랬구나!” 하고 말하면서 속으로 웃었다. ‘그냥 내가 알아요’하고 말하던 아기 때의 도리가 생각나서다.
졸업을 앞둔 도리에게 주어진 뮤지컬은 5월에 공연할 ‘엔칸토’ 〈Encanto, Miracle〉(마법의 세계) 였다.
졸업반을 제외한 전교생들 중에서 선발하여 만드는 만든 공연으로, 고학년 중에서 특별출연으로 도리(Dori)에게 요청해온 것이었다. 우리가족은 몇 해 전에 이미 〈Encanto〉(엔칸토) 애니메이션을 보았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해졌다.
도리(Dori)에게 맡겨진 배역은 ‘Aunt Pepa’(페파아주머니)역으로 도리가 부르는 노래는 〈We Don’t Talk About Bruno〉(입에 담지 마브루노)였다. 도리의 노래 연습이 시작되면서 또 다시 집안이 시끄러워졌다.
모두들 아침에 출근, 등교하고 나면 나 혼자 작업에 빠져 있다가 오후 4시경이면 도리가 돌아온다. 도리(Dori)는 현관에 들어서면서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조용하던 집안이 도리(Dori)의 노래 소리로 가득 찬다. 주방이건 거실이건, 집안의 층계를 오르내리면서도 노래와 액션 연습을 하는 도리의 노래 연습이 멈추지 않는다.
〈Lion King〉에 몰두하던 작년엔 ‘뽀야뽀,뽀야뽀~~~’가 귀에 쟁쟁하더니 이번〈Encanto〉에서는 ‘Bruno, no, no, no...’ 가 쟁쟁하다.
어쩌다 내가 시끄럽다고 시늉을 하면 손가락을 세워 나의 코앞에 대고 ‘We Don’t Talk About Bruno, Bruno, no, no, no...’하면서 액션 연습까지 한다. 내가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내 귀엔 또 다시 ‘Bruno, no, no, no...’가 쟁쟁하다.
◆ 어메이징 도리!
졸업식날, 도리(Dori)는 한국으로 치면 우등상을 포함한 몇 가지 상을 받는 우수학생이었다. 그에 더하여 〈드라마상〉 수상까지 했다. 우리가족은 모두 놀랐다. 뜻밖이었다. 도리(Dori) 자신도 ‘드라마상’은 기대하지도 않았던 모양이었다.
한글학교도 졸업했다.
지금은 ESA(Etobicoke School of the Arts)의 1학년이다.
그동안 참 많이 이루어내었다. 정말 어메이징한 우리 LDGAJ(작은똥강아지) 도리(Dori).
인터내셔날 음악 페스티발에서 플룻을 최초로 연주한 것도 도리(Dori)잖아. 앞으로 어디까지 뻗어갈까?
틀림없이 키 큰 나무로 쭉쭉 뻗어갈 것이라고 믿으면서, 지금까지의 수상기록을 정리해본다.
◆ 플롯 수상
*2015:
-세인트 헬렌스 학교, 교장상 (유치원 학년, 교육 우수성 인정),
-세인트 헬렌스 학교, 버나비, 캐나다 (2015년)
*2016:
-“협력” 인증서, TDSB 인성 개발, 람튼-킹스웨이 주니어 중학교, 토론토 교육청,
*2017:
-“협력” 인증서, TDSB 인성 개발, 람튼-킹스웨이 주니어 중학교, 토론토 교육청,
*2019 :
-심사위원의 선택상 (플루트), 킹스웨이 음악원, 토론토, 캐나다($50)
*2020 :
-주니어 장학금 수상 (플루트), 킹스웨이 음악원, 토론토, 캐나다 ($250)
-왈리 코스투르 기념상,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토론토($50)
-골드 수상 (1위), 플루트 솔로 Grade 1 - List A 부문,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토론토, 캐나다
-골드 수상 (2위), 플루트 솔로 Grade 1 - List B 부문,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토론토, 캐나다 (2020년)
*2021 :
-동상 수상, 플루트 솔로 - RCM Grade 2: List A, 국제 음악 페스티벌 및 대회,
-동상 수상, 플루트 솔로 - RCM Grade 2: List B, 국제 음악 페스티벌 및 대회,
-장학금 수상, 목관 및 금관 악기 부문, 버추얼 필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 ($75)
-1위 수상, 관악기 플루트 - Grade 2 연습곡 부문, 버추얼 필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
-1위 수상, 관악기 플루트 - Grade 2 List B 부문, 버추얼 필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
-주립 결선 우수상, 관악기 솔로 레벨 2, 2021 주립 결선 온라인대회, 온타리오 음악 페스티벌 협회, 캐나다
-세미 파이널리스트 인증서, 플루트, 라스 노타스 데 기도, 멕시코 (2021년 7월 14일)
-주니어 부문 우승 파이널리스트, 돈 뱅크스 음악 어워즈, 이슬링턴 유나이티드 교회, 토론토, 캐나다 (2021년) ($250)
-금상 수상, 플루트 솔로 Grade 2 - List B 부문,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은상 수상, 플루트 솔로 Grade 2 - 연습곡 부문,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2022 :
-꿈 (미래 희망) 발표 에세이 대회 3위 수상, 한인 학교 협회 및 대한민국 총영사관(교육원), 캐나다 (2022년)
-관악기 솔로 레벨 2 주립 결선 3위, 2022 주립 결선 온라인 대회, 온타리오 음악 페스티벌 협회, 캐나다 (2022년)
-최우수 우등 합격(Level 2 플루트), 캐나다 왕립 음악원(RCM), 토론토, 캐나다 (2022년)
-관악기 플루트 솔로 Grade 2 - List A 부문 금상,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
-관악기 플루트 솔로 Grade 2 - List B 부문 금상,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
-관악기 플루트 솔로 Grade 2 - 연습곡 부문 금상,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
*2023 :
- 캐나다 왕립 음악원(The Royal Conservatory, RCM)
- 레벨 3 플루트 최우등 합격, 토론토, 캐나다 (2023년)
- 온타리오 음악 페스티벌 협회(OMFA)
- Class 23044: 대중 음악 관악기 솔로 - 초등 레벨(11-12세) 1위, 2023 주립 결선, 캐나다 ($150 장학금 수상)
- Class 23029: 클래식 관악기 듀엣 및 트리오 - 교사와 학생 부문 1위, 2023 주립 결선, 캐나다 ($150 장학금 수상)
- Class 23010: 클래식 관악기 솔로 - 레벨 3, 3위, 2023 주립 결선, 캐나다
- 소규모 앙상블 - 관악기 14세 이하 부문 1위 (Silver Birds Children’s Flute Ensemble 참여), 2023 주립 결선, 캐나다
- 국제 음악 페스티벌 및 대회(IMFC)
- 트로피 수상 - 점수: 92, 금상, 플루트 - RCM 커리큘럼 레벨3, 두 개의 연습곡 부문, 마컴, 캐나다 (2023년)
- 금메달 수상 - 점수: 88, 금상, 플루트 - RCM 커리큘럼 레벨3 리스트 A, 마컴, 캐나다
-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 Kingsway Humber Kiwanis Club Award 장학금 ($50)
- Class 90071: 관악기 듀엣 또는 트리오 - 교사와 학생 부문 최우수상 및 1위, 플래티넘 수상
- Class 90038: 관악기 - 여성 작곡가 - 초등(11-12세) 부문 1위, 플래티넘 수상
- Class 90048: 관악기 - BIPOC 작곡가 - 초등(11-12세) 부문 1위, 플래티넘 수상
- Class 87039: 관악기 - 클래식 플루트 - 레벨 3 연습곡 부문 1위, 골드 수상
- Class 99115: 관악기 - 대중 음악 솔로(2011년 이후)-11-12세 부문 2위, 골드 수상
- Class 06101: 관악기 - 플루트 앙상블 주니어 부문 1위 (Silver Birds Children’s - Flute Ensemble 참여, 플래티넘 수상
- 국제 음악 페스티벌 및 대회(IMFC)
- 플루트, RCM 레벨 3 - 두 개의 연습곡(Handel + Soussman), 마컴
- 플루트, RCM 레벨 3 - 리스트 A(Diabelli), 마컴
*2024 :
-2024 캐나다 음악 연맹(Federation of Canadian Music Festivals, FCMF) 전국 음악 페스티벌
-비경쟁 교육 부문 관악기 부문 실버 등급, 뉴브런즈윅, 캐나다(2024년 7월)
-Habanera, Carmen by Georges Bizet (편곡: Stephen Chatman)
-Tambourin from Pieces de Clavecin by Jean-Philippe Rameau (편곡: Stephen Chatman)
-온타리오 음악 페스티벌 협회(OMFA)
-관악기 - 클래식 솔로 부문 1위, 레벨 4, 2024 온라인 주립 음악 페스티벌, 캐나다(2024년 6월) ($175 장학금)
-Habanera, Carmen by Georges Bizet (편곡: Stephen Chatman)
-Tambourin from Pieces de Clavecin by Jean-Philippe
Rameau (편곡: Stephen Chatman)
-관악기 -대중음악 솔로 부문, 주니어(13~14세) 1위 ($175 장학금)
-Viva la Vida by Guy Berryman, Jon Buckland, Will Champion, Chris Martin
-Show Yourself, Frozen 2 by Kristen Anderson-Lopez, Robert Lopez
-드라마 상 (8학년)
-Lambton-Kingsway Junior Middle School, 토론토 (2024년 6월)
-노스 요크 음악 페스티벌 (Toronto)
-관악기 앙상블 금메달
-국제 음악 페스티벌 및 대회(IMFC)
-트로피 수상, 금상(점수: 92)
-F8-34 관악기 플루트 레벨 4, 리스트 A: J.-P. Rameau (편곡: Stephen Chatman), Tambourin : 마컴, 캐나다 (2024년 5월 15일)
-“2024 캐나다 음악 연맹 추천곡”
-금메달 수상, 금상
-리스트 B: G. Bizet (편곡: Stephen Chatman), Habanera (Carmen) 마컴, 캐나다
-트로피 수상, 금상(점수: 90)
-E13-03 관악기 앙상블 주니어 부문 (나이 제한: 12세) B. Pucihar, A Wish Came True : 마컴, 캐나다 (2024년 5월 15일)
-Lambton-Kingsway Junior Middle School 기업 경진대회
-3위, Group 참가 (Grade 8), 토론토 (2024년 3월 1일)
-토론토 키와니스 음악 페스티벌
-Class 90037: 관악기 - 여성 작곡가 주니어 부문 1위 (13-14세), 금상
-Class 87034: 관악기 - 클래식 플루트 (Grade 4, 리스트 A), 2위 금상
-Class 99108: 대중 음악 관악기 솔로(2000-2010), 1위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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