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울산 현대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윤정환 감독은 지난 2월 일본전지훈련에서 현대고에 재학 중인 김건웅을 합류시켰다. “좋은 유소년 선수에 대해 더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프로 선수들과의 훈련을 통해 선수를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 이유였다. 프로 팀에 합류해 3차례 연습 경기를 소화하고 돌아온 김건웅은 “프로의 벽은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압박의 강도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며 훈련 소감을 남겼다.
프로에서의 훈련이 촉매제가 된 것일까. 김건웅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올 시즌 울산 현대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김건웅은 지난 1월 양산에서 열린 ‘제 48회 부산 MBC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대회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을 성공시키며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에서는 9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며 울산의 리그 두 번째 우승에 일조했으며 ‘2015 대교 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는 4골을 성공시키며 맹활약을 펼쳤다.
전기리그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승점 18점을 기록 중이던 울산은 승점 20점의 포항 포항제철고에 이어 B조 2위에 위치해있었다. 상주 용운고와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둬도 포항이 광주 금호고에게 승리를 거두면 우승은 포항에게 돌아갔다. 포항이 비기고 울산이 승리할 경우 울산은 최소 3골 이상의 골득실로 승리를 거둬야 우승을 엿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 선수들끼리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어요. 포항의 경기 결과도 중요했지만 적어도 저희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3골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둬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울산은 상주와의 전반전을 1-1로 마쳤다. 같은 시간 포항 역시 광주와 0-0으로 비긴 채 전반을 마쳤다. 울산은 후반 4분 오인표를 시작으로 17분 이형경, 25분 홍현석, 46분 오인표가 연이어 득점을 성공시키며 5-1로 경기를 마쳤다. 4골 차로 경기를 마치며 울산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을 충족시킨 채 경기를 마친 것이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포항은 후반 19분 손민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2분 후인 후반 21분 권승철이 동점골을 성공시켰지만 후반 36분 정문철에게 또 다시 실점을 내주며 1-2로 무릎을 꿇었다. 광주와의 최종전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포항이 승점 20점에 머문 반면 상주에게 승리를 거둔 울산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승점 21점을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극적인 막판뒤집기를 성공시킨 울산은 감격의 B조 우승을 차지했다.
“4-1로 이기고 있을 때 광주가 포항에게 앞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더욱 신이 나서 경기를 펼쳐나간 것 같아요. 5-1로 상주에게 승리를 거둔 채 경기를 마쳤지만 포항의 경기 결과가 아직 들려오지 않아서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어요. 그러다가 포항이 1-2로 광주에게 패한 채 경기가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여러 차례 우승을 했었지만 이번 우승이 가장 기뻤습니다.”
김건웅은 리그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에 대해 ‘소통’이라고 답했다.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맞춰나간 것이 조직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끼리 많이 소통하면서 맞춰나갔기 때문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좋았던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잘 안 되는 부분도 맞춰가면서 소통했던 것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진 왕중왕전에서 김건웅은 공수 모두에서 뛰어난 모습을 선보였다. 자신의 주 포지션인 가운데 미드필더로 출전해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4골을 성공시킨 것은 물론 정확한 패스와 안정적인 공수 조율 능력을 과시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안양 안양공고와의 16강전과 전남 광양제철고와의 결승전에는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옮겨 활약했다. 김건웅은 지난해 종종 센터백으로 출전해 주장 유원종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도 했다. 센터백으로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김건웅은 “가끔 가운데 수비를 볼 때도 있는데 색다르고 재밌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 포지션인 가운데 미드필더가 가장 좋습니다”라며 웃으며 이야기 했다.
울산은 7월 28일부터 열리는 ‘2015 U18 K리그 챔피언십’에서 경남 진주고, 부산 개성고, 수원FC U-18과 함께 D조에 속해있다. 부산 MBC배에 이어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B조, 전반기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울산에게 이번 챔피언십 역시 놓칠 수 없는 대회다.
“상대를 얕보지 않고 저희가 가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경기에서 후회 없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에요. 왕중왕전이라는 토끼를 잡았으니 이제 K리그 챔피언십이라는 토끼도 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