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신 노동자들에게 회사 넘기는 영국 기업주들
최근 영국에서는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기업을 승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EOT는 회사가 직원 대신
모든 자금을 부담하고,
대주주는 양도세 전액 면제의 혜택을 얻죠.
다만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은
더 큰 수익을 보장할 텐데,
기업주들이 회사 직원들을
후계자로 택하는 이유가 뭘까요.
2010년 설립되어
지붕 자재를 취급하고 유통하는
온라인 전문업체
옵타곤(Optagon Group) 그룹도
2023년 말 새 지배구조를 이뤘습니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진 옵타곤은
EOT를 통해 50명의 직원을
회사 대주주로 만들었습니다.
창업자인
톰&티나 컬링포드 부부의 말을 들어보죠.
“훌륭한 비즈니스를 만들 때는
훌륭한 팀이 있어야 하죠.
올해 초에 한 대기업이
옵타곤을 인수하겠다고 제의했을 때
우리는 고민했습니다.
놀라운 제안이었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회사가 스스로의 운명을
책임지기 바랐으므로 거절했어요.”
대기업과의 합병이 아니라
회사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길이란 무엇일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옵타곤의 경영에 모든 직원을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2023년은 역대 최고의 해였으며
우리는 계속 성장하면서
모든 종업원이 성공의 혜택을
함께 누리기 바랐어요.
우리도 계속 경영진으로 일할 겁니다.”
EOT 전환에는 법률 자문과
회계 작업이 필요합니다.
재미있게도 옵타곤의 EOT 전환에는
역시 종업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재무 자문회사 BCMS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영국의 EOT 기업은
제도화 10년만에 1400개를 넘어섰고
재무 관리사, 로펌, 약국, 제조업체 등
업종도 다양하죠.
옵타곤의 부부 창업자들이 감사를 표합니다.
“재무 자문사인 BCMS 자체가
종업원 소유기업이라는 사실은
보너스였습니다.
그들은 EOT 거래의
기술적 측면을 잘 이해할 뿐 아니라,
직원 소유로 전환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았어요.
사람을 우선하는 접근 방식,
실질적 지원,
EOT 가치 평가부터 소통 과정까지
다양한 전문성을 발휘해 주었습니다.”
대기업 대신 EOT에 회사를 넘기는
영국 기업주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끝이 없지만
웨일스에 있는 한 회사를 소개하죠.
현재 웨일스 정부도
종업원 소유기업의 확대를 위해
정책적 역량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80여 명이 일하는 웨일스 회사
토마스 캐롤(homas Carroll Group)도
2023년 말 EOT 기업으로 바뀌었죠.
1972년 설립된 이 회사는
보험 및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토마스 캐롤의
리스 토마스 CEO가 말합니다.
“EOT 도입은
장기적인 승계 계획의 일환입니다.
토마스 캐롤의 성공은
오랫동안 일한 직원들 덕분이죠.
우리는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회사를 훌륭하게 만든 사람들의
유산을 존중하는 동시에
성공적인 승계 계획을 찾고 싶었어요.
EOT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회사가 크려면 더 큰 기업과의
인수·합병이 낫지 않을까요.
“단 한 번도 우리는
기업 매각을 고려한 적이 없어요.
토마스 캐롤은
50년 이상 독립적으로 일했으며
앞으로도 그러기 바랍니다.
그동안 많은 경쟁사가 대기업에 매각되고
소수 독점체제에 삼켜지는 걸 봤어요.
우리는 EOT가 고객과 동료,
지역사회에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주리라 생각합니다.”
영국에서 EOT는 기업인들에게도
합리적인 승계 도구로 여겨집니다.
풍부한 세제 혜택,
종업원들과의 성과 공유는 물론이고
경영권 방어와 유지에도 유리하죠.
정책과 제도의 뒷받침만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종업원 소유권은
기업과 경영진, 노동자 모두에게
큰 이익을 주지 않을까요. ∞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s://ecodemo-communicaitor.tistory.com/
문 의: sotong2012@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