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은 전성기
이 윤 자
거리에는 패딩이 활보하고 있다. 마치 패딩은 내 세상이요 하며 조선 시대 허장성세(虛張聲勢) 관료가 교만에 차 백성들 앞에 팔자 걸음걸이로 재며 걷는 걸음걸이같이 온 길을 다 차지한 듯하다. 쫙 붙은 바지와 함께 패딩 코트가 짝을 이루어 거리를 휩쓸고 있다. 유행의 편승 효과로 너도나도 패딩 차림이다.
나도 빠질세라 요즘 딱 달라붙는 일명 쫄바지와 패딩 코트를 입고 다닌다. 나잇살이나 먹고 옛날 같으면 흉 거리요 웃음거리일 것 같아 처음에는 망설여져 넓은 모직 바지에 주름을 똑바로 세워 입고 옛날 멋쟁이로 외출하여 보니 오히려 촌스럽고 후줄 건하고 초라하였다.
그래서 유행을 안 따를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가뜩이나 나이 들고 얼굴도 그렇고 그런데 기가 푹 죽어 버린다. 마침 딸이 패딩 코트를 사 보내줘서 입고 보니 생각보다 편해지고 보기도 괜찮은 것 같다. 사람들도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듣기 좋아하라고 하는 말 같지만 싫지 않다. 그러니 젊은이들을 탓할 수 있나.
역시 유행은 유행이었다. 그렇지만 입던 옷도 새 옷이고 아주 싼 옷이 아니니 아까운 생각으로 활용해 볼까 하고 수선 집에 맡겨 보았지만 신통치 않아 수선비만 들었다. 요즘 유행과는 너무 차이가 났다.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을 순식간에 사로잡아 거리를 그토록 자기 세상으로 할 수 있을까? 유행에 물어보고 싶다. 언어, 복장, 취미 따위의 생활양식이나 행동 방식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일시적으로 퍼지고 있으나 길게 가지 않는 것이 유행이라면 올해의 유행도 유행일 뿐일 것이다.
어디 패딩뿐이겠는가? 명품 가방 명품 옷 명품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심 찬 게 언론에 오르내리며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명품으로 빈부격차와 신분을 과시하고자 하는 시대이니 어찌 각박하며 이기적이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철없는 청소년들이 범죄로 돈을 마련하는 목적의 우선순위 중 이유가 명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데 있다니 그 책임은 우리 어른들에게 모두 있다고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 명품으로 치장해야 직성이 풀리고 허영에 들떠 일어나는 문제가 적잖이 나오는 현상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니 유행의 해악도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다. 유행을 따르는 것은 모방과 동조의 심리가 타인의 시각에 보편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본인의 자발적 의사나 개성보다는 남에게 의식되는 것이 우선이다. 나도 주관이 없거나 유행에 민감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신기한 점도 있다. 모두 패딩 옷을 입었지만 똑같은 옷은 거리에서 하나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입은 모습. 색깔, 디자인, 모두 다르니 디자이너들도 대단한 전문가들이다.
유행은 획일화되고 개성이 없으며 유행을 너무 따르자면 당연히 돈 낭비와 시간이 소비이다. 더구나 요즘 유행은 어떤 계기로 자연적 흐름이 아니고 전문가들의 의도적인 계획에 의하여 소비자가 알게 모르게 끌러가고 있으므로 너무 유행에 민감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당히 조절하여 유행을 따른다면 미적 감각으로 타인에게 산뜻하고 감각 있는 인상을 주므로 사회생활에 도움을 주는 장점도 있다.
첫댓글 패딩을 소재로 하여 유행과 경박한 풍조에 대하여 잘 풀어내셨습니다.
옷의 유행은 장사속이라는 사람도 있고 디자이너의 작품이라는 사람도 있고
안따르기도 그렇고 남자들은 덜한데 여성들은 이 또한 스트레스 같기도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패딩옷을 많이 입은 것을 보고 한번 써 보았습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유행에 민감하죠
한때 유행하던 것들이 어느 순간 모두 사라지게 되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쎄요 말입니다.
나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듯
하지만 유행을 쫓아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유행을 따르자니 멀쩡한 물건을 버리게 되는 경우도 생길수있더군요.
유행따르지 말고 멋대로 지내고 싶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한 번 마음가는 데로 살아 보세요
틀에서 벗어나 사는 것 홀가분하고 삶을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