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이 분홍색인 백로 닮은 새… 복원 성공해 방사 준비
따오기
멸종위기에 처했던 따오기를, 지난 2008년 한·중 정상회담 직후 중국이 우리 정부에 암수 따오기 한 쌍을 선물했는데, 이후 복원과 증식에 성공해 300여 마리로 불어났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따오기 40마리를 방사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따오기는 백로(白鷺)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털이 없어 붉은 얼굴과 빨간 다리, 하얀 머리털이 멋스러워요. 약간 휘어진 까만 부리가 특징이고, 날개 끝과 아래가 옅은 분홍색을 띠기 때문에 '주로(朱鷺)'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큰 것은 키 80㎝에 날개를 다 편 길이가 160㎝인데 몸무게는 2㎏ 안팎으로 백로보다 무거워요. 우리나라에는 동요 '따오기'로 유명할 만큼 전국에 흔한 새였어요.
따오기는 2~4세면 번식을 시작하는데 4월에 대개 서너 개 알을 낳고 한 달 후면 부화해요. 논은 따오기의 사계절 먹이터이고 풀밭과 논 주변 수로는 늦여름 좋은 먹이터이지요. 주변 환경만 좋으면 백로처럼 개체 수가 많겠지만, 따오기의 주 서식지인 논과 숲이 사라지면서 20세기 중반 들어 급격히 사라졌어요. 우리나라에선 1979년 판문점 일대에서 1마리가 관찰된 것이 마지막이었지요.
따오기가 즐겨 먹는 먹이는 물고기와 달팽이, 개구리, 게, 새우 등이에요. 모두 논이나 습지에 사는 동물들이지요. 촉각이 발달된 뾰족하고 긴 부리로 펄을 콕콕 찔러 먹이를 잡아먹어요. 그래서 중국은 따오기를 번식시키기 위해 별도의 먹이터 보호구역을 만들고 그 안에서 따오기를 보존해 개체 수를 늘렸답니다. 1989년엔 세계 최초로 따오기 인공 번식에 성공하기도 했지요. 이처럼 멸종위기 동물을 살리려면 많은 투자와 정성이 필요해요.
세계적으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 퍼져 사는 '아시아 따오기'를 비롯해 28종이 있어요. 하지만 아시아 따오기만이 머리와 목 뒤에 벼슬깃이 있어 영어로는 벼슬깃 따오기(crested ibis)라 불러요. 색깔이 다양해서 온몸이 빨간 따오기(홍학), 몸에 밤색 띠를 두른 따오기, 까마귀처럼 새까만 따오기도 있어요.
지난 2018년, 한·중·일 정상회의에선 중국이 일본에 따오기 2마리를 기증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1998년 중국 정부가 일본에 따오기를 선물하면서 '중·일 우호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에요. 일본은 이렇게 기증받은 따오기를 잘 번식시켰고, 그동안 250여 마리를 자연으로 날려보냈어요. 우리나라에도 따오기가 과거처럼 흔하디흔한 새가 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