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우아한 동작과 배우의 표정까지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소극장에서 이원국 발레리노를 만났습니다. 국립발레단 은퇴 후에도 꾸준히 공연을 열어 우리나라의 발레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원국 발레리노와의 인터뷰를 기사로 만나보세요!-푸른누리편집진-
비가 내려 어두컴컴한 하늘이었지만, 이원국 발레리노를 취재하러 가는 내 마음은 햇볕이 쨍쨍이었다. 이원국 발레리노와의 인터뷰는 2011년 5월 9일 토요일 성균소극장에서 5시반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원국 단장님의 지각(?)으로 예상보다 늦게 시작하였다. 다른 때 같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했을 텐데, 나는 이원국 단장님을 직접 만난다는 설렘과 혹시 질문 내용을 잊어버리는 건 아닌지 너무 긴장이 되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몰랐다.
기다리면서 둘러 본 소극장 안은 벽에 검은 커튼이 쳐져 있고, 크기도 작아서, 발레 점프를 하면 청중과 부딪힐 것만 같았다. 이런 작은 무대에서 이원국 단장님이 발레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 미안해요!!, 이렇게 많이 와 주셨네요" 하며 소극장안으로 들어오는 이원국 단장님의 첫인상은 청바지에 반바지를 입은 우리 아빠같아서 처음에는 어리둥절 잘 알아볼 수 없었다. 드디어,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봉현초등학교에서 온 김유찬 기자입니다. 제가 아직 명함이 없어서 얼마전 발표회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왔는데요. 받아 주세요.
이원국 발레리노: 우~와!! 대단한대요. 이따가 여기에 사인도 해 줄게요
대답과 함께 기분이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기자: 남자가 발레를 한다고 놀림을 받으셨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으다면 그럴 때 어떻게 하셨나요?
이원국 발레리노: 가장 좋은 방법은 친구를 안 만나면 되요.(웃음) 사실, 내가 발레를 할 때만 해도 발레 학원이 많지 않았고,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이 힘들어서 몰래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발레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연습을 하느라 친구를 만날 시간이 없어서, 놀림받을 시간도 없었어요. 혹시, 친구가 놀리더라도 그건 놀림이 아니라 친구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사투리 섞인 말투로 말씀하시면서 계속 웃어주셔서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졌다.
기자: 발레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이원국 발레리노: 내가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가 심하고, 표정연기가 잘 되지 않아 평소에 연습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클레식 발레에서 발레리노는 왕자 역할이 많은데, 걸음을 걸을 때도 왕자님처럼 걷고, 버스를 놓치고 그 뒤를 발레를 하면서 따라가기도 했어요.
그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실 때는 기자들 모두 큰 소리로 웃었다.
기자: 극장과 대극장 공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이원국 발레리노: 소극장은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 매력적이고, 대극장은 좋은 시설 덕분에 화려하고 역동성이 있어 두 가지 모두 장점이 있습니다. 모두 다 좋지만, 그래도 관객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소극장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이 밖에 푸른누리 기자들의 많은 질문에도 좋은 답변으로 기자들를 즐겁게 해주셨다.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에게 "발레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거지만 곧 우리나라 발레를 외국으로 수출할 날이 분명히 올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 어린이 여러분이 발레에 관심을 가지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또, 이원국 단장님은 "발레를 늦게 시작해서 표현력, 유연성이 떨어져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이 연습을 했어요. 그래서 다시 태어난다면 어릴 때부터 발레를 배워보고 싶어요. 지금은 나이도 많고 체력도 떨어지고 힘이 든 단점이 있지만, 그것도 많은 연습을 하면 되니까 괜찮아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연습벌레’같았다. 항상 열심인 이원국 단장님의 모습을 보니 멋지고, 강력한 힘이 느껴져 더욱 즐거웠다.그리고 발레가 더 좋아지고 발레를 하고 있는 나도 왠지 뿌듯하게 느껴졌다. 이원국 단장님처럼 발레를 하면서 걸어보기도 하고, 공연을 준비하시는 단장님을 살짝살짝 엿보며 8시에 시작되는 ‘이원국의 발레이야기’ 공연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김유찬 기자 (서울봉현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