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에서 가장 높은 서대산(903.7m)은 충북 옥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정상 일대의 병풍처럼 늘어선 암릉이 장관인 서대산(903.7m)은 과거 신라와 백제의 접경이었던 곳. 치성단과 영(靈水)수가 있는 탄금대, 서대산 으뜸 전망대인 북두칠성바위, 신선바위, 기암절벽 위의 지금은 폐쇄된 구름다리 등 명소들과 성터가 산재하고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원추형의 정상부는 힘차고 산세가 빼어나 예로부터 '중부의 금강'으로 불렸고, 정상을 중심으로 늘어선 암봉들이 산수화를 연상시켜 '동방의 태산'으로도 칭송받아 왔다. 서대산은 80년대 초 성당리에 대규모 위락단지인 서대산종합관광휴양지가 조성됨에 따라 수영장과 캠프장, 음식점 관광놀이 시설 등이 들어서 있어 산행과 놀이를 겸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우람하고 장중하고 의젓하여 군자의 표상처럼 보이는 서대산은 봄에 철쭉꽃도 아름답다. 서대산 드림리조트는 5월에 진달래 철축제도 연다. 철쭉은 돈대를 이루고 있는 서편의 고스락 일대에 많다. 서대산 철쭉꽃은 유명한 다른 산의 철쭉꽃과 사뭇 다르다. 첫째 자연 그대로의 품위 있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서대산 철쭉은 사람이 손을 대지 않은 천연의 철쭉이다. 철쭉나무를 심었거나 철쭉나무가 아닌 른 나무들을 모두 베어내어 철쭉밭을 만든 것도 아니다. 숲속에서 저절로 자란 철쭉들이 봄이 되면 화사하게 꽃을 피운다. 고스락 일대를 이 아름다운 꽃들이 수를 놓아 연초록의 신록과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 아름다움은 마치 난꽃의 향기처럼, 또는 군자의 품위처럼 은근한 것이다. 둘째 서대산 철쭉은 참철쭉이다. 황매산, 바래봉 일림산, 봉화산, 제암산 등 대부분의 유명한 철쭉들은 개철쭉으로, 키가 작고 꽃의 빛깔이 진하다. 또 주왕산의 수달래와도 다르다. 서대산 철쭉은 소백산 철쭉과 같은 참철쭉으로 꽃은 분홍빛이며 흰빛에 가까운 것도 있다. 이 철쭉은 개철쭉처럼 다른 나무가 거의 없이 군락을 이루지는 않는다.
셋째 소백산 철쭉처럼 밭이 넓거나 철쭉나무가 뵈게 들어서 있지는 않다. 그러나 서대산 철쭉은 둘레에 있는 소나무 또는 다른 나무의 푸른 잎과 어울려 조화를 이뤄 소백산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서대산 철쭉은 많아서 천하지도 않고, 너무 드물어서 귀하거나 외롭지도 않다. 호들갑스럽지 않으며 쓸쓸하지 않고 알맞다.
서대산 철쭉이 알려지지 않고 그리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너무 호들갑스럽게 드러내지 않고, 너무 적어 있으나마나 하지도 않아 소문이 나지 않았다. 5월, 봄이 되면 조용히 꽃을 피워 높은 고스락 일대의 등성이를 곱게 단장하고 10여 일 뒤에 남모르게 단장을 지워 푸르름만을 남겨 놓는다.
▶ 서대산에 오르는 길은 다섯 갈래다. 원흥사길, 개덕사길, 서대산 드림랜드 기점은 용굴길과 등성이길 두 갈래이며, 보광리길까지 다섯 갈래인 것이다. 서대산레져타운에서 몇 차례 임도를 거슬러 오르면 멀리서 두엄바위, 신선바위 같은 멋진 바위들이 우뚝우뚝 솟아 범상치 않는 산세를 드러내준다. 집채보다도 훨씬 큰 둥그런 바위 2개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용바위를 만난다. 용바위 옆으로 올라가면 '서대산 전적비'라 쓰인 조그마한 비석 하나가 서 있다.
신선바위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신선바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아름다운 절벽과 바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용틀임하는 듯한 소나무의 모습이 장관이다. 어느덧 구름다리에 도착한다. 구름다리는 사람이 다니기에는 위험스러운 듯 폐쇄를 해 놓았다. 구름다리 앞 전망대 바위에서 보는 신선바위 쪽 전경은 절경을 넘어 선경이다. 50m 이상 되는 벼랑과 주위의 우뚝우뚝 솟은 바위들은 어김없이 분재 같은 소나무와 어울려 한 폭의 실경 산수화를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다가 바위 주변에는 활엽수들이 나목을 이루고 있고, 바닥은 하얀 잔설이 쌓여 색상의 대비까지 이루었다. 이렇듯 신선이 와서 살 수 있을 정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었으니 신선바위라 아니할 수 없다. 이곳 전망대 바위에도 예쁜 모양의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 운치가 있다. 여기에서 건너편 신선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그지없이 좋다.
가파른 날등을 타고 올라가는데 길이 엄청나게 미끄럽다. 얼마 전에 내린 눈이 적당하게 녹아 미끄러운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주능선에 올라서자 사방으로 전망이 시원하다. 능선은 참나무 숲을 이루고 있고, 진달래나무도 많다. 능선 길을 걷다가 멋진 바위를 만날 때면 발길이 멈추어지곤 한다. 그러다가 멀리 북서쪽 산중턱으로 바라보이는 풍경 앞에 시선이 고정된다.
길게 병풍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바위가 시야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서대산에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곳곳에 자리잡아 산을 예쁘게 치장한다. 잠시 후 웅장한 기상이 천하를 호령하는 듯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장군바위라고도 불리는 장년대바위다. 조물주는 웅장한 바위에 사람들로 하여금 곧바로 접근하지 못하고 일정한 관문을 통과하여야만 오를 수 있도록 그 형상을 만들었다.
장년대바위 아래의 석문이 그것이다. 석문을 통과하고 정상 쪽으로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선 후 뒤돌아 장년대바위에 오른다. 장년대에서 보는 전망이 시원하다. 곳곳에서 바위와 나무가 적당하게 어울린 서대산의 모습이 운치 있다. 이 빼어난 산은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신라의 경계를 이루어 서로의 영토를 뺏고 빼앗기는 격전장이 되었다. 서대산 곳곳에 자리잡은 웅장한 바위들은 당시 전투에서 요새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장년대바위에서 지척으로 바라보이는 서대산 정상이 펑퍼짐하다. 산행의 즐거움 중 으뜸은 사방으로 펼쳐지는 산하를 둘러보는 조망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조망은 땀흘리고 올라온 대가로 부여된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 주위는 첩첩이 산인데, 북쪽으로 옥천읍내가 정답게 고개를 내민다. 남동쪽으로 영동의 천태산(715m)이 가깝게 다가오고 그 너머로 황악산(1,111m), 민주지산(1,242m), 대덕산(1,290m), 덕유산(1,614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아련하다.
북서쪽으로는 대전 시내를 가로막고 서 있는 식장산과 주위의 낮은 산줄기들이 정답다. 남서쪽으로 시야를 돌리니 대둔산(878m)이 어렴풋하고, 정남향으로는 금산의 진산 진악산(732m)이 의젓하다. 곳곳에서 절벽을 이루고 있는 바위들이 이룬 장관은 발길을 쉽게 옮기지 못하게 한다.
서대산 정상에서의 하산 길은 세 갈래다. 하나는 남서쪽 탄금대를 거쳐 원흥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오던 길로 되돌아가 장년대바위를 지나 능선 중간에서 서대산레져타운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그리고 정상에서 곧바로 북서쪽 개덕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조선 초기 이전에 서대산에 3개의 서대사가 있었다고 한다. 서대산의 서편 기슭, 현재의 원흥사 터에 서대사가 있었으며 고려말의 고승 취운당(翠運堂)의 부도등 큼직한 청석부도가 많이 남아 있다. 또 여러 절에 옛날 서대사에서 출판한 '화엄경'이 많이 있음을 보아서도 서대사가 절도 크고 불사도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산의 형태는 땅 속에서 그대로 솟아 오른 것 처럼 보이고 비래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따로 떨어져 독립된 산)에 가깝다. 북쪽으로는 잿말재, 남쪽으로는 비들목재, 남서쪽으로 민재를 지나 산줄기가 이어지지만 그 재들이 낮은 데다가 서대산 자체가 워낙 우람하고 높이 솟아있어 주위의 모든 산들을 압도한다. 산세는 원추형 암산으로 곳곳에 기암괴봉과 깎아지른 낭떠러지 암반들이 많고 경관이 좋다.
용바위, 마당바위, 선바위, 남근바위, 구름다리, 사자굴, 살바위, 개덕사, 개덕폭포 등이 있고 주릉에는 석문, 견우장연대, 북두칠성 바위에 얽힌 전설이 있으며, 서대산 정상에 서면 민주지산, 덕유산, 대둔산, 계룡산 및 대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대산의 산길은 모두 가파르지만 암릉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넘고 돌아오르는 등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산행 중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경관이 좋고 아름다워 산타는 멋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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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대산~등산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