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포천 고대산 산행기
한겨울 추위에도 산을 찾는 건, 겨울 산 눈길을 밟는 즐거움과 순백의 하늘정원 풍경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눈꽃
이나 상고대 핀 산을 오르는 건 금상첨화. 그래서 추위와 위험을 무릅쓰고도 애써 더 높은 산을 찾는다. 해마다 1월이면 내
륙의 높은 산들은 눈으로 덮힌다. 그런데 올겨울은 세한(歲寒)에도 아직 눈 다운 눈이 내리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겨울 눈
산 명소 몇몇 곳을 제하고는 눈산행 갈만한 산들이 흔치 않다. 지난 주말은 이 산 저 산 저울질 하다가 연천 고대산을 찾았
다. 철원과 연천 경계에 있는 높이 832m의 산이다.
서울에서 고대산으로 가는 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쉽게 갈 수 있다. 전철을 이용해 동두천역으로 가고, 이곳에서 다
시 동두천역과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오가는 경원선 열차 편으로 신탄리역에 내리면 된다. 그런데 지난 해 5월부터는 연천
까지 1호선 전철노선 연장 공사로 인해 경원선 열차운행을 안 한다. 대신 동두천역전에서 신탄리역을 거쳐 백마역까지 왕
복하는 시외버스가 다닌다. 버스 운행 횟수가 많아서 오히려 전 보다 더 편리하고, 요금도 500원으로 그저다.
아침 11시, 신탄리역 앞을 시작으로 고대산자연휴양림을 찾아 제2등산로 들머리를 오른다. 들머리에서 정상에 이르는
길은 2,7km, 고도차는 500여m다. 그렇다보니 등산로가 비교적 가파르다. 그렇지만 등산로가 능선을 따라 이어져 답답하
지 않다. 말등바위, 칼바위능선을 차례로 올라 대광봉(810m)에 오른다. 아래에서와 달리 정상 부근 산능선엔 눈이 쌓여있
고, 밤새 얼어붙은 상고대가 피어있다. 삼각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하늘 능선길이 온통 눈과 얼음꽃길, 뜻 밖의 풍경에
눈이 즐겁다. 고대산 정상 고대봉(高臺峰)에 올랐다. 산마루는 이름처럼 사방이 확 트인 높은 돈대다. 철원 금학산은 동쪽
에서 능선으로 마주하고, 남쪽은 지장산이, 북쪽은 드 넓은 철원평야 너머로 백마고지, 고암산, 낙타봉 등 북한쪽 산들이
산그리메로 다가온다. 먼 사위(四圍)에 이르기까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으니 만리가 하늘(萬里無雲萬里天)인데, 대기에
는 황사먼지가 많아 먼 곳 산들은 선명하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고대산은 눈 길과 상고대 피어 아름다웠다. 북릉 제3코스
등산로를 따라 표범폭포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
촬영, 2020, 01, 11.
-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길 84, 고대산 들머리
- 제2등산로 들머리
-말등바위
- 칼바위 아래 전망대
- 칼바위능선
- 대광봉 팔각정, 고대정
- 대광봉에서 바라본 고대산 마루, 고대봉
- 삼각봉에 핀 상고대
- 고금능선과 금학산
- 고대산 산마루
- 철원 동송읍과 철원평야
-뒤방골 표범바위 단애
-표범폭포 갈림길
- 표범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