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의 오죽헌과 한정식집 서지초가뜰
1월 초에 영하 16도라니!
올겨울 추위 기록이 계속 경신되면서 죽어나는 사람은 나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젊은이드은 스키장이다, 빙어낚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찬바람 잘못쐬면 한참 고생해야 합니다. 아니 고생해서 괞찮아지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밖에 나서려면 목도리 모자 단속을 잘 하고, 신발 챙겨신고 그것도 왈칵 나서면 안된다. 천천히 조금씩 추위에 익혀가면서 나가야지 언제 어떻게 험한꼴 당할 지 모릅니다.
너무 추울때는 며칠 피한여행을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동쪽 바닷가만 되어도 한 6~7도는 올라가는 것 같으니까요. 아주 제주도로 가면 더욱 좋고, 제주도도 저가항공으로 가면 강릉다녀오는 기름값이랑 차이 나지 않습니다.

다 아는 곳 '오죽헌'입니다. 한 서너번 이상 가봤지요. 사실 우리나라 경제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드님은 5,000원 어머니는 50,000원이니.

어린이가 있다면 교육적으로도 꼭 가볼만한 곳이지요. 5,000원권 디자인이 바뀌는 바람에 오죽헌의 사진이 ....
오랫만에 갔더니 오죽헌이 무척 많이 바뀌었습니다. 옛날 자리에서 훌쩍 앞으로 나온 주차장은 무료인데, 입장료가 꽤나 올랐습니다. 그래도 좋은 것은 강릉 지역의 구경할 만한 곳의 입장권을 어느 곳에서나 통합해서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임당께서 율곡선생을 출산하신 방이라는 '몽룡실'이 그대로 있습니다.

그 옆에 방에는 사임당의 영정이 있습니다.
오죽헌은 율곡선생의 외가입니다. 즉 사임당의 친정이지요. 율곡선생의 친가는 경기도 파주로, 그곳에 율곡선생을 모신 '심곡서원'과 율곡의 조부께서 지으셨다는 '화석정'이 있습니다. 왜 근처에 임진강 민물장어가 유명하지요.
율곡선생의 아버지 '이원수'공께서는 지금 이효석마을 있는 평창의 군수를 지내셨습니다. 혹시 어느해 '메밀꽃축제'에 가신다면, 축제장인 장거리에서 '이효석 생가'가는길 어딘가에 작은 안내팻말을 조심조심 찾아보십시요. '이원수공과 사임당께서 합궁하셨던 터'라는 조금 섹슈얼한 팻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죽헌에 걸려있는 저 주련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라고 합니다.
점심을 먹여야지요. 강릉의 난곡동의 유명한 한정식집 '서지초가뜰'을 찾아갑니다. 난곡동 자체가 경포호 뒤쪽을 외진 곳입니다.

입구 멀찍이 주차하고 걸어가야 합니다. 앞에 보이는 초가집이 바로 식당입니다. 왼쪽 뒤에 보이는 집은 '조현옥가옥'이라고 하는데 구한말에 과거에 급제하여 진사가 되었다고 해서 '진사댁'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장독들을 늘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식당에 왔으면 밥을 먹어야지요 사진은 나중이고, 그런데 식당이 영 엉성합니다. 식당에서는 손님을 맞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신발을 벗고 들어갸야 합니다. 그런데 처마가 저렇게 짧으니 눈비라도 온다면 밖에 벗어놓은 신발이 그대로 젖겟지요. 어떻게 하란 소린지.
결정적으로 음식이 맛이 없습니다. 주인이 불친절합니다. 값이 비쌉니다. 그런데 어느곳에나 강릉의 맛집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1박 2일'을 여기서 촬영하고 아주 친절하고 맛있다고 했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벽에 붙어있는 엄태웅씨의 따귀를 갈기고 싶을 정도로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요즘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프로에 한번 소개되면 식당의 안밖을 모두 도배합니다. 과연 그 사람들이 진실하게 맛을 평가했을까요? 그리고 식당에서는 그 맛을 계속 유지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프로그램들은 - 특히 1박 2일 - 왜 의도적으로 식당을 소개하려고 애쓸까요?
이 '서지초가뜰'이란 식당을 소개한 1박2일 팀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1박 2일'이 '런닝맨'보다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신뢰도를 찾기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입구에 서있는 '솟대'입니다. 구한말 이집 조씨집에서 진사급제자가 나와서 '솟대'를 세웠는데 오래지않아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후손들이 2002년에 다시 세웠다고 합니다. 참! '진사'급제가지고...... 그리고 '솟대'가 '진사'한테 맞기는 한 것인가?
하여튼 서지초가뜰 - 알바 구해가지고 인터넷에 많이 올리나 봅니다.

참 오죽헌에 못보던 건물이 생겼습니다. '율곡기념관'입니다. 율곡선생의 가족과 후손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자료실입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는데 '강릉시립박물관'이 오죽헌 앞에 같이 있습니다. 홍보가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오죽헌만 보고 그냥 갑니다. 꼭 '시립박물관'을 보고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