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정성당 25년사를 되돌아보며
-평신도 주일 강론(연중 33 주일)
사목회 부회장 백 동흠 프란치스코
+찬미예수님!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강론 시간을 허락해주신 주님과 신부님께 감사 드립니다. 우리자신을 되돌아보고, 신자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한 해를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다짐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2 주 뒤부터는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오늘은 우리 성당에 무척 뜻 깊은 날입니다. <성가정성당 25년사>책자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이 책자에 우리 성당 25년 역사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우리 성당의 생생한 기록으로 마치 한 집안의 족보와 같습니다. 2년 전부터 은경축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여 책자 발간 준비에 매진해왔습니다. 저는 뒤 늦게 동참해 마무리 집필 작업을 도왔습니다. 성당에 있는 자료와 여러 교우 분들께서 주신 기록물, 사진, 그리고 증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신부님께서 대림시기 전까지는 완성된 책을 교우들에게 배포하라 하셨는데요. 오늘 미사 후 배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책자 발간에 수고해 주신 분들과 따뜻한 격려를 해주신 신부님께 감사 드립니다. <성가정 성당 25년사> 발간 작업을 하며 느낀 점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먼저 우리 성당에 대해 두 가지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첫째, 우리 성당 생일, 창립 기념일은 언제 인가요? 1991.7.21 입니다. 둘째, 우리 성당은 몇 번이나 이사를 했을까요? 총 다섯 번입니다. 그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99년 3월. 가정집에서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교우 수가 20명 가량 이었습니다. 1991년 5월. 발모랄 성당을 빌려 모였습니다. 50명으로 불어났습니다. 1991년 7월. 머시 호스피탈 경당을 빌려 자리를 잡았습니다. 70명으로 늘었습니다. 7월 21일! 초대 주임이신 톰신부님과 한인 공동체 첫 미사를 드렸습니다. 그 뒤, 매년 7월 셋째 주를 창립 기념일로 지내오고 있습니다. 100여명에 이르렀습니다. 1992년 9월. 폰슨비 세인트 폴 칼리지 경당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550명으로 대폭 폭 증가했습니다. 1994년 4월. 폰슨비 새크리 하트 성당을 빌렸습니다.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새 성전신축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지요. 교우들은 지속적으로 늘었습니다. 1300명(1996)>>1600명(1997)>>3000명(2000)>>4200명(2005)명에 이르렀습니다. 2005년12월. 드디어 이스트 타마키에 우리 성전을 신축하여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4300명(2007)이 되었습니다. 2009년 8월. 준 본당 사목구 지정을 받아 PARISH로 승격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대외적인 본당 지위를 확보한 것입니다. 그 뒤, 현재까지 11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상이 25년 우리 성당의 역사입니다.
25년간 수고해 주신 주임신부님은 다섯 분이고, 사목회는 13대 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6년 11월 현재, 우리 성당 현주소를 살펴보면 교적수는 1075세대로 약 3800명입니다. 성당 출석 교우수는 약 600명으로 출석율은 16%가 됩니다.
우리 성당을 굳건하게 바치고 있는 두 축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구역반 모임 이라 생각됩니다. 둘째는 레지오마리애 단체라 여겨집니다.
제가 1996년 6월에 이민 왔을 때, 레지오 단원들이 찾아와 기도를 해주더군요. 한달 뒤, 제가 한국에 일하러 갔을 때도 구역 반원들이 남은 가족을 도와주고 보살펴 주었습니다. 정착하는데 큰 힘을 받았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공동체 일원으로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교우수 변동에 따라 구역과 레지오 활동 규모가 확장되거나 축소되었습니다. 2007년이 최 정점을 이뤘습니다. 구역과 레지오변화가 성당 역사를 보여줍니다. 구역 현황은 1991년 7월 4개 구역에서 1995년 11개로 늘어났습니다. 2007년 17개로 최대가 되었고, 교우수도 4300명 최고치에 이르렀습니다. 2010년 10개로 재편된 후, 2016년 11월 현재 10개 구역으로 활동중입니다.
레지오 쁘레시디움(Pr.) 변화 추세는 1993년, 순결하신 어머니Pr이 창단 되었고, 1995년, 천주의 모친 꾸리아로 승격되었습니다. 2002년 무염시태 꾸리아도 탄생되었습니다. 2007년 천주의 모친 꼬미시움으로 승격 되어 Pr수는 38개로 최대가 되었습니다. 2010년 즈음 대폭 해단하여 2016년 11월 현재 Pr 수는 19개입니다.
25년 우리 성당역사를 되돌아보며, 우리 성당의 자랑스러운 면모와 부족한 모습을 묵상해봅니다. 먼저 우리 성당의 장점입니다. 저력이 출중하고, 숨은 인재가 많습니다. 높은 학력과 좋은 경력을 가진 분들의 재능이 다양하지요. 주님의 깃발아래 모이면 단결력이 엄청납니다. 성전건립 바자회 같은 경우, 여섯 번을 했는데요. 그때마다 오클랜드 교민 최대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성전건축을 위한 물질적 봉헌에도 파격적이었지요. 음악회와 소슬제 그리고 구역 장기자랑 같은 놀이행사에도 천부적인 달랜트를 발휘해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신바람이 저절로 났지요. 더불어 많은 단체 모임도 저마다의 특성을 살려 활발했습니다. 자긍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또한 우리 성당의 단점도 있습니다. 지식이 높아 자칫 판단을 쉽게 하는 경향입니다. 바깥 세상에서는 지식과 판단으로 살아가는 게 일반적인데요. 주님 함께하는 성당공동체에서는 + 알파가 필요할 듯싶습니다. 그 플러스 알파가 바로 기도와 배려라 봅니다. 지식에 기도나 배려가 더해지면 지혜가 되겠지요. 판단에 기도나 배려가 더해지면 분별이 될 것입니다. 모든 일을 지혜롭고, 분별력 있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과제입니다. 성령의 9가지 은사 가운데 지혜의 은사와 분별력의 은사를 필요로 합니다. 이렇게 보완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 우리 공동체의 방향이라 생각이 듭니다.
공동체가 굴곡과 부침이 많았을 때, 지식과 판단으로 추측하고 단죄하는 일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있는 사실과 자기 의견은 다릅니다. 여기에 지혜와 분별이 필요했습니다. 지난 5월에 명동성당의 서원에 들렀을 때, 한 권의 책이 유난히 눈에 띄더군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 책이었습니다. 책 제목이 이랬습니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됩니다.”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2016년 현재, 오클랜드 교민현황은 이민장벽으로 감소세에 있습니다. 이제는 남은 교우들의 내실 있는 영성 생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반갑게 만나고 진심을 나누고 서로 존중하는 공동체가 되길 기도합니다. 신부님 미사 강론에서 누누이 강조한 참 자아를 찾는 신앙생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리 성당 25년 역사는 이제 성인의 나이입니다. 신앙의 기본 토양이 충분히 갖춰졌지요. 우리 교우 분들도 평신도 주일을 맞아 자기 성찰과 다짐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아오구스티노성인 말씀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우리 공동체를 두고 한 메시지 같습니다.
“과거는 주님의 큰 자비였습니다. 미래는 주님의 섭리에 맡길 일입니다. 현재는 주님의 사랑에 머무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교우 분들에게, 모든 일이 합하여 마지막에 선을 이루어 줄 것을 믿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