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몰라도 주문 척척
배상준의 메뉴판 일본어 시작합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메뉴판을 읽을 수 있으면 여행이 5배 즐거워진다.”
저는 일본어를 거의 모릅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 수업 덕분에 글자만 더듬더듬 읽는 수준, 그런데 제 지인들은 일본어 글자를 겨우 읽는 수준의 저와 일본 여행하는 걸 좋아합니다. 일본어 회화가 불가능해도 일본어 메뉴판을 읽고 일본 요리와 술을 편하게 주문해 먹고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번의 낯부끄러운 일을 경험한 후 깨달았습니다. 어설프게 일본어를 써봤자 상대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 차라리 안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으로 명사만 외우기로 했습니다. 회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유창한 일본어 실력자가 되는 건 어렵습니다. 일본 미녀와 다음 달부터 사귄다면 누구나 식음을 전폐하고 하루 20시간씩 일본어 회화에 올인할 것입니다만 그건 다음 생에 도전하기로 합니다. 저처럼 회화는 과감히 포기하고 명사만 외우는 게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명사를 외우면 일본어로 된 메뉴판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메뉴판에 적힌 음식 이름이 다 명사니까요. 일본어를 몰라도 메뉴판을 읽을 수 있으면 여행이 훨씬 즐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