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돈,
네가 우리에게 베푸는 멋진 것들을 위해서,
또한 네가 우리에게 저지르는 온갖 끔찍한 것들을 위해서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애매모호한 모든 것들을 위해서 - pp 5
- 돈을 지출할 때는 마땅히 기회비용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지만, 즉, 지금 어떤 것을 사는 데 돈을 지출하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만, 이런 식의 생각은 너무나도 추상적이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 pp 36~37
- '공짜'라는 속임수
도시에 살면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잘 안다. 도시에서는 보험료도 더 많이 낸다. 도심 운전은 힘들기 짝이 없고, 자동차 유지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시간당 주차비를 내거나 전적으로 불공정한 주차권을 사는 데 돈을 써야 한다. 뿐만 아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은 교외에 사는 사람보다 자동차를 덜 탄다. 그러므로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면 도시 거주자들은 택시를 이용하고 이따금씩 교외에 잇는 할인매장에 장을 보러 갈때는 렌트카를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여기에 지출되는 비용이라고 해봐야 자동차를 소유할 때 들어가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 - pp 108
- 사람들은 거래 상대방에게 "나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취하려 하지 말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성격이 고약하고 타인을 잘 비판한다. 아무리 가치가 높아도 가격이 공정하지 않아 보이면 기분 나빠하며 응징 차원에서 그 제안을 거부해버린다.
공정과 관련된 인식이 개입할 때 사람들은 보다 높은 가격이 성립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기만 하다면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 - pp 236~237
- 음식이 색다르게 묘사될 때는 즐거움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다. 언어에 음식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는 힘, 즉 그 음식이 묘사되는 방식에 딱 들어맞도록 그 음식의 가격을 올려놓는 마법의 힘이 있다. ~~ 사람들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묘사한 것 중에서 선택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한다. - pp 264
- '일'을 '놀이'로 바꾸는 언어의 마법
영국에는 부자들이 많다. 그들은 여름에도 말 네마리가 끄는 장거리 여행 마차를 하루에 20마일이나 30마일씩 모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것이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그들에게 돈을 주고 그렇게 하라고 한다면, 그 순간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일이 되므로 그걸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 pp 281~282
- 위대한 기데치
기대치는 서로 다른 두 개의시간대에 걸친 경험의 가치를 바꿔 놓는다. 두 개의 시간대란 구매 대상을 경험하기 전인 '기대 시간대'와 경험이 진행되는 '경험 시간대'이다. 이 두가지 유형의 기대치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지만 각기 중요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대치는 어떤 경험을 기대할 때 즐거움(혹은 고통)을 제공하며, 그런 다음에는 그 경험 자체를 바꿔놓는다.
첫째, 휴가여행을 기대하는 동안 사람들은 계획을 짜면서 즐거운 시간과 맛있는 열대음료와 모래해변을 상상한다. 이처럼 자신의 기대 속에서 즐거움을 추가로 즐긴다.
그러나 기대치의 두 번째 효과는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기대치는 어떤 사람이 실제로 그 경험을 하는 동안에 그가 자기 주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버린다. 한 주 동안의 휴가여행은 고양된 기대치 덕분에 한층 더 즐겁고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우리는 사전에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상에 보다 많은 관심을 들이고 또 멋진 순간을 보다 충실하게 즐긴다. 기대치 때문에 바뀌는 것은 정신 뿐만 아니다. 육체 역시 바뀐다. 그렇다, 우리가 뭔가를 기대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는 생리상태도 바뀐다. 이와 관련된 고전적인 사례가 파블로프의 개다. 정신적으로 먹을 것을 기대할 때 이 개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침을 흘린다.
마찬가지로 어떤 것을 기대라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 정신과 육체는 그 '어떤 것'의 실체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 준비는 경험의 실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전형적으로 영향을 준다. 놀라워라. - pp 295~296
- 소파를 살 당시에 댄은 이런 의문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고, 또 이 소파가 자신의 필요성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알아보지도 않았다. 그저 비싼 게 좋다는 단순한 어림짐작만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그 비싼 소파를 샀던 것이다.
이런 의사결정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은 댄뿐이 아니다. 독같아 보이지만 하나는 비싸고 하나는 싼 로브스타가 나란히 있을 때, 당신은 값싼 로브스터를 먹는가? 할인가격에 판매되는 캐비아나 푸아그라는? 식당들은 사치스런 별미 요리를 할인가격에 판매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가격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할인가격이 발산하는 이런저런 강력한 신호 때문이다. 설령, 몇 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로브스터나 푸아그라나 케비아의 도매가격이 폭락한다 해도, 식당 측에서는 절약된 식재료비를 음식 값을 내리는 데는 쓰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식당 주인들이 탐욕스럽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치품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면, 이 낮은 가격이 사치품의 품질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불편한 메세지를 주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품질이 낮기 때문에 가격을 할인한다고 추론한다. 뭔가 잘목된 게 있어서 가격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소비자는 그 물건이 경쟁자들이 내놓응 동일한 별미 요리보다 확실히 열등하다고 판단할 게 분명하다.
그런데 만일 로브스터나 푸아그라가 아니라 심장수술 가격이 매우 낮다면 어떨까? 이때도 마찬가지다. ~
이런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람들이 가치를 평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 (그것의 실제 가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이) 거기에 '매겨진 가격에 의미를 부여하기'이기 때문이다. 흔히 있는 일이지만 어떤 것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가격을 가치와 연동시킨다. ~~
가격이 가치나 성능이나 즐거움에 영향을 줘서도 안 되고 또 줄 수도 없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 pp 339~343
- 당신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는데,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 하나는 대출을 많이 받아서 큰 집을 사는 것이고, 또 하나는 대출을 조금만 받아서 작은 집을 사는 것이다. 돈이라는 매개물에 의존하거나 대출이자나 월상환액 등을 따져서는 이 두 선택권을 비교하기 어렵다. ~
"큰 집 대신 작은 집을 살 때 절약되는 비용으로 해마다 휴가여행을 갈 수 있으며, 우리 집 아이들의 한 학기 학비를 낼 수 있으며, 또 은퇴를 3년 일찍 할 수 있다. 큰 집을 살 정도의 경제적 부담을 얼마든지 질 수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화장실 하나가 추가되고 조금 더 넓은 집을 살 가치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돈은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다. 돈을 교환 수단으로 갖는 것은 멋진 일이지만, 돈은 흔히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이끌며 잘못된 일에 초점을 맞춰도록 유도한다. 그러므로 가끔씩 행하는 돈을 배제한 기회비용 분석은 예방과 해독 차원에서 유용하다. 어떤 것과 돈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다른 것과 어떤 것 사이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 따져봐라. 만일 이 주고받음이 만족스럽다면 그렇게 해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생각하고 또 생각해라. - pp 356~357
<pp 368~379>
- <우리는 모든 것이 상대적임을 잊어버린다>
어떤 세일 상품을 볼 때는 그 상품의 과거 가격이 얼마인지, 혹은 정가에 구입하는 경우에 비해 얼마나 절약을 할 수 있는지는 고려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실제로 지출하는 돈이 얼마인지만 고려해야 한다. 정가 100달러짜리 셔츠를 할인받아서 60달러에 산다고 해서 '40달러를 절약'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60달러를 지출'할 뿐이다. 예를 들어 수전 이모는 이런 식으로 지출했지만 40달러의 돈을 실제로 자기 주머니에 넣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하자품 셔츠를 입었을 뿐이다. - PP 369
-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보다 잘 인식하고서 스스로를 교정할 개인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동 문제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제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크고 귀중하고 유익한 삶을 날마다 조금씩 더 풍성하게 만들 수도 있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우리 저자들은 더러운 머그잔에 맛있는 포도주를 가득 따라서 높이 들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원하며 건배를 한다.
위하여! - PP 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