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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출퇴근 길에 가로수를 볼 때마다 내게 그토록 궁금증을 주었던 주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물도 공기도 통하지 않게 보이는 보도 블록 속에서 어떻게 저렇게 잘 자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해마다 늦가을이면 여름 동안 우거졌던 나뭇잎들을 떨구어내는 것을 볼 때마다 흙 속에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양분들이 모두 빠져나가서 해가 반복되면 가로수 들은 모두 양분 부족에 시달릴 거라는 쓸데없는 측은함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 해 여름이면 언제나처럼 가로수는 작년과 똑같이 무성한 잎을 달 것이고, 줄기도 나이테 하나를 덧대어 더 굵어진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다. 식물의 먹이 거리[1]식물은 광합성을 통하여 에너지를 얻고 생장한다. 식물의 광합성에 대한 연구는 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630년 벨기에 화학자 반 헬몬트는 식물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건조한 흙을 화분에 넣고 2.25㎏의 어린 버드나무를 심은 뒤 윗부분을 판자로 덮고 빗물과 증류수만으로 나무를 길렀다. 5년 후 어린 나무의 무게는 74.5㎏까지 증가했지만 흙은 겨우 57g 줄어드는 데 그쳤다. 헬몬트는 이 실험으로 식물은 흙에서 양분을 얻어 자라는 것이 아니라 물만으로 자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2]. 100여 년 뒤인 1772년 영국의 과학자 조셉 프리스틀리는 타고 있는 촛불을 유리종 속에 넣으면 잠시 후 꺼지지만 여기에 식물을 함께 넣으면 오랫동안 촛불이 꺼지지 않는 것을 보고 촛불의 연소로 탁해진 공기가 녹색식물에 의해 정화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식물과 동물을 각각 밀폐된 유리종 속에 넣어 두면 모두 죽지만 함께 넣어 두면 오랫동안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뿜는 반면 동물은 그 반대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과학자들은 19세기 들어 광합성을 하는 식물의 생장량은 흡수된 이산화탄소 양보다 많다는 사실에 근거해 광합성에는 이산화탄소와 함께 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곧이어 식물이 받아들이는 빛에너지는 화학에너지로 변해 화합물 속에 저장된다는 것도 발견하게 됐다. 반 헬몬트의 실험에서 버드나무가 72.2kg이나 무거워진 것은 5년동안 물과 이산화탄소로 탄수화물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버드나무를 완전히 태우면 산화물들이 생기며 산화물 중에 기체는 날아가고 고체는 재로 남게 된다. 재는 식물의 종류, 그 식물이 살아온 생장환경, 생육단계, 양분의 공급량 들에 따라서 다른 조성을 보이지만, 흙에서 흡수한 양분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체로 나무의 종류에 상관없이 재의 주성분은 CaO(산화칼슘)이고 그 외에 SiO2(이산화규소), MgO(산화마그네슘), Al2O3(산화알루미늄) 순으로 함량이 많다[3],[4]. 나무의 먹이는 흙으로부터 흡수하는 물과 양분, 그리고 잎의 기공에서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이다. 뿌리 대신 잎의 기공으로도 양분을 흡수할 수 있지만, 인위적인 엽면시비를 하지 않는 한 양분은 흙에 있는 뿌리에서 흡수된다. 이산화탄소는 밥이고, 물은 국이고, 양분은 반찬과 비유된다. 동물은 종속영양생물로 식물이나 다른 동물 또는 동식물이 부패한 유기물을 먹고 미생물도 유기물을 먹이로 하지만, 식물은 독립영양생물로 무기물을 먹이로 한다. 이산화탄소도 무기물이고 물과 양분들도 모두 무기물이다. 즉, 동물은 자신이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지 못하고 다른 동식물이 만든 것을 먹는 반면에, 식물은 무기물로부터 스스로 먹이를 생산하는 셈이 된다. 이것이 1840년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진 ‘무기 영양설’이다. 흙으로부터 흡수하는 양분 중에 질소(N), 인산(P),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황(S), 붕소(B), 구리(Cu), 염소(Cl), 철(Fe), 망간(Mn), 몰리브텐(Mo), 니켈(Ni), 아연(Zn) 등 14종의 무기물을 필수양분이라 한다. 이 중에서 질소, 인산,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을 다량원소(macronutrients)라 하고, 나머지는 미량원소 (micronutrients)라 한다. 양분들은 흙 속에서 이온 형태로 뿌리로 흡수되고 물관을 통하여 잎과 세포에 공급된다.
이러한 양분은 뿌리에서 분자상태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이온 형태로 흡수된다. <표3>는 식물의 뿌리가 양분을 흡수하는 이온들이다. 수경재배가 가능한 것도 이러한 양분들을 포함한 양액(fertilizer)을 물에 녹여서 가능한 것으로, 200년전 크놉(1817~1891)이 당시까지 알려져 있는 식물의 양분 10가지 성분(산소, 수소, 질소, 인, 황,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염소)을 이용하여 수경재배를 위한 크놉앱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다.
<표 3> 식물 양분원소의 흡수형태와 함량[5] 식물체를100℃~110℃로 가열하여 건조시키게 되면 수분은 모두 증발하고 고체 성분만이 남는 데, 이것이 <표 3>에서의 양분들이다. 식물이 먹는 양분원소들의 함량을 보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와 물에서 얻은 탄소, 산소, 수소가96%이고, 공기 중에서 얻었거나 비료 성분에서 얻은 질소가 1.5%, 흙에서 얻은 13개 원소는 전체 합하여2.03%이다. ‘매우 미량’으로 표기한 니켈은 씨앗에 들어있는 200ng으로도 당대는 물론 3대까지 버틸 수 있다. 17개의 필수 원소들은 식물체 내에서 필요량이 각기 다르고 니켈인 경우는 극히 미량만이 필요하지만 중요도는 17개 원소 모두 똑 같다. 즉, 17개 원소 중에 어느 한가지라도 부족하면 식물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식물을 충분히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17가지 필수 원소들을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 만큼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통상 비료로 주는 것은 14개 원소이고, 나머지 3개 원소는 흙 속에 있는 양으로 충분하다). 17개 필수 원소 중에서 어느 하나가 다른 원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게 공급된다면(결핍되었다면) 식물 생장은 결핍된 원소의 영향을 받게 되는 데, 이것을 ‘최소량의 법칙’이라 한다. 빛 온도 등의 요소들도 마찬가지로 이 법칙에 해당된다 식물을 태워서 남은 재를 분석해 보면 식물이 흡수한 양분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는 데, 17개 원소를 포함하여(탄수, 질소, 황 등 제외) 총 60개의 원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식물의 뿌리에서 흡수하는 60종 원소 중에는 아주 미량이기는 하지만 금과 은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유칼리투스 나무, 아카시 나무, 자주개자리라는 식물, 겨자과에 속하는 Brassica와 치커리 등은 금성분이 있는 토양에서 자라면 금 원자를 식물체 내에 저장하고 있고, 이런 식물을 태워서 재를 만들면 미량의 금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6],[7],[8]. 또한 중금속과 방사성물질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식물도 있다. 중금속 과축적 식물로 불리는 이러한 종들은 금속이 많은 토양에서 성장할 수 있는 데, 뿌리에서 중금속과 방사능 물질을 흡수하여 지상부의 식물체 내의 조직 안에 과축적함으로써 토양의 중금속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약 400여 종의 중금속 과축적 식물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식물은 쓰레기 매립지의 침출수와 축산 폐수를 정화할 수 있고, 중금속 유출가능성이 높은 폐광산 인근지, 공업단지인근 토양을 오염을 줄여줄 수가 있어서 식물정화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금속 중에 구리와 아연, 니켈 등 식물의 대사활동에 이용하는 원소는 식물의 먹이에 포함되지만, 금×은×비소×납×카드뮴×수은 등은 식물체 내에 축적되기만 할 뿐 대사활동에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식물의 먹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식물의 대사과정이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식물이 흙으로부터 흡수하는 모든 성분은 먹이라 하더라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가로수의 생육에 영향을 주는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토양수분, 통기성, 바람에 의한 뿌리 흔들림, 증산량에 의한 수분 스트레스, 생육공간 부족, 토양의 답압, 토성 불량, 수목 형성층 훼손, 수목부패, 강한 가지치기 스트레스, 일조량 부족, 관수 불량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거리에 나가 보면 가로수의 생육환경은 나무가 자라는 게 좋은 환경이 아님은 말할 나위가 없다. 자동차 배기가스에 늘 노출되어 있고, 폭이 좁은 인도에서 겨우 쉼만 쉴듯한 보호 틀에 갇혀 있으며, 틈 없이 촘촘이 배열되어 있는 보도 블록으로 빗물이 스며들기도 어려울 것 같다. 나무가 심어진 공간인 식수대도 보행자에 의하여 밟히고 오랜 시간 관리되지 않아 답압이 이루어지고 통기성과 빗물 흡수가 어렵게 보이는 가로수가 많이 보인다. 더군다나 인도의 보도블록은 도로의 양옆에 설치한 배수로 쪽으로 빗물이 원할하게 흐르도록 하기 위하여 2% ~ 4% 이하의 경사를 주기 때문에 빗물이 땅속으로 유입되기가 더욱 어렵다[9]. 땅 속을 보더라도 도로의 양쪽에는 우수 배수로 시설들이 벽을 치고 막고 있어서 가로수 뿌리가 도로의 지하 쪽으로는 뻗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가로수의 뿌리가 생장하지 못하고 말라 고사할 것만 같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토양도 척박하다면 고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도시환경이 가로수에게 그렇게 척박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부산시와 서울시 구로구의 가로수들의 생육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다. 부산광역시의 가로수의 생육현황을 연구 조사한 결과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10]. n 가로수 보호덮개는 가로수가 서식하고 있는 토양의 보호를 위해 설치된 시설로 사람에 의한 토양의 답압을 막아주는 효과는 있으나 투수성이 낮은 경우 빗물, 관수 등에 의한 물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부산시에서 수령이 작은 1993년 ~ 2000년에 식재된 은행나무는 덮개가 없는 것이 덮개가 있는 것보다 생장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1973년 ~ 1975년에 식재되어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지하부가 커짐으로써 수간 주변의 빗물 유입뿐만 아니라 보도 등 주변 공간에서의 빗물 유입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덮개의 유무가 나무의 생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전주시내의 가로수를 연구한 결과를 보더라도 보호덮개를 덮은 경우와 덮지 않은 경우의 토양의 가밀도가 각각 1.4g/cm3과 1.5g/cm3로, 보호덮개로 인하여 통기성이나 배수성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11].
n 은행나무는 도로의 폭이 클수록 생장이 불량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도로가 클수록 바람에 의한 영향이 커지기 때문인 데, 바람이 가지나 수간을 부러뜨리고 나무를 흔듦으로써 활착을 방해하고 또한 증산량이 늘어남으로써 수분스트레스가 증가된다. 바람이 지속적으로 심하게 불면, 잎이 작아지고 가지가 멀리 퍼지지 않으며, 나무의 수고생장도 저해된다. n 두목전정은 전선 등의 이유로 가로수가 높이 자라지 못하도록 실시하는 가지치기이다. 가지치기는 가능한 어린시기에 실시해야 하지만, 성목에 대한 강한 가지치기는 나무를 쇠약하게 하며, 나무가 부패될 위험성도 커진다. 부산시 은행나무 가로수의 조사결과에서도 상단부위를 가지치기한 은행나무들의 생장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n 식수대의 크기는 관수, 뿌리호흡 등을 할 수 있는 면적 양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가로수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소이다. 부산시 가로수의 조사 결과에서도 식수대의 면적이 큰 것이 생장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n 가로수는 생장함에 따라 수관부위가 발달하여 보다 넓은 지상부의 생육공간을 필요로 한다. 1973년 ~ 1975년 식재한 은행나무의 경우에는 보도가 넓어질수록 생장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1993년 ~ 1996년 식재한 은행나무는 보도의 넓이가 넓을수록 은행나무의 생장이 양호했다. 보도의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토양의 답압, 보행자에 의한 가로수의 물리적인 훼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1973년 ~ 1995년 식재한 은행나무의 경우에 보도의 이용도가 높은 지역에서 생장이 가장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의 경사도는 물의 토양흡수를 방해한다. 1973년 ~ 1975년 식재한 은행나무의 경우, 경사도가 0°, 5°, 10°에 대하여 생장을 비교하였을 때, 경사도고 클수록 생장이 크게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있는 가로수의 생육상태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구로구에 있는 전체 8,980그루 가로수 중에 5.9%가 생육 불량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12] 생각보다는 불량인 가로수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강한 가지치기 같은 인위적인 훼손이나 자동차 충돌 등과 같은 우연한 훼손 등으로 인한 생육불량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1년에 그루당 평균 8,000원의 비용이 투입되어 관리되고 있으니 고사할 정도의 생육불량이면 치료할 것이 아닌가? 보도 밑 흙으로부터의 양분 흡수지표면으로부터 10cm까지는 유기물층과 표토가 있어서 식물이 생장하기에 필요한 양분은 있다고 한다(30cm까지도 생장에 필요한 양분이 있다고 봄). 보도의 정비공사를 하면서 표토는 걷어내어 보관했다가 가로수를 식재할 때 재활용하고, 별도의 거름도 공급하기 때문에 가로수에 필요한 양분은 있다. 더욱이 표토 층에 있는 양분은 수평근으로 흡수하는데, 느티나무와 양버즘 나무의 수평근은 최소 4.5m까지 뻗어가고 은행나무는 최소 8.0m까지 뻗어간다. 주변에 경합을 벌이는 나무가 없다면, 가로수의 뿌리는 주변으로 8m까지 뻗어서 양분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 8m에서 깊이 10cm 깊이의 토양의 부피는 5.24m3이고, 보통 흙의 가밀도 값 1.3g/cm3을 이용하면 표토의 무게는 5.24m3x1300kg/m3 = 6,812kg이다. 이 중에 식물에 필요한 양분이 포함된 고상은 3,406kg이다(토양에서 고상비율은 보통 50%임). 가치치기나 바람에 부러진 가지가 없이 30년동안 자란 가로수의 생나무 무게를 재었을 때 5톤이라고 가정하자. 가로수를 뿌리까지 완전히 태웠을 때 남는 재를 분석하여 무기물(수소, 산소, 질소 등은 제외)의 무게를 재면 약 0.1%가 되는 데, 이는 흙으로부터 흡수한 양분의 무게가 5kg라는 의미가 된다. 5kg은 표토 무게의 0.15%이다. 보통의 토양 속에 식물이 흡수하는 무기물의 비율은 OOO%이므로, 별도의 비료를 주지 않더라도 가로수 한 그루가 자라기에는 충분하다.
보도 블록을 통한 빗물 유입흙 속에 기본적인 양분들은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 보도가 화강판석, 폴리우레탄, 불투수성 아스팔트 등으로 공사한 경우가 아니라면 블록의 틈새와 블록 자체를 통하여(투수블록) 빗물이 땅속으로 흡수될 수 있다. 이러한 블록은 크게 틈새 투수블록과 자체 투수블록으로 나눌 수 있는데, 틈새 투수블록은 틈새의 방식에 따라 결합틈새블록, 줄눈확대블록, 틈새형성 블록으로 나뉜다[13]. 서울시의 경우에는 2009년 ‘지속가능한 친환경(투수성) 보도포장 기준(안), 행정2부시장방침 제 477호’를 마련하여 현 불투수층 포장재료로 인한 도시환경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도출하여 투수계수가 0.1mm/Sec이상으로 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블록간 틈새의 폭은 최소 2mm ~ 7mm이고, 틈새형성블록은 반경 13mm ~ 20mm의 틈이 있고, 틈새에는 줄눈모래를 채워 넣기 때문에 이 틈으로 중력에 의하여 물이 스며들 수 있다. 투수블록의 경우는 블록 자체를 통해서도 물이 스며든다. 에코탑이라는 회사에서 측정한 결과를 보면, 투수성 보도블록들이 설치된 직후의 초기의 투수성능은 기준치인 0.1mm/sec을 초과하고 있지만, 3개월 후에 다시 측정한 투수성능을 보면 틈새가 매꾸어 지면서 투수성능이 악화된다. 특히, 자체 투수블록은 초기 대비하여 2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그림 33>). 일반 블록인 경우에는 약 0.005cm/sec 정도의 투수율을 보인다. 6cm 두께의 블록이면 한 방울의 빗물이 틈새를 통하여 배수되는 시간이 20분 걸리는 속도이다.
비록 일반 블록 틈새로 스며드는 빗물은 적지만 생명이 자라나게 하는 생명수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 것 같다. 걸어가다가 블록 사이에 자라고 있는 잡초만 보더라도 블록 틈새는 생명이 자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자라는 잡초는 미관상의 이유로 항상 제거의 대상이지만 혹자에게는 예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16]. 식수대는 가로수의 숨구멍이며 빗물의 주요 유입지역이다. 보호틀을 설치하면 식수대의 토양을 답압으로부터 보호하게 되고 표면경도가 커지지 않아서 투수계수의 악화(작아지는 것)를 방지한다. 전주 시내 18개 노선에서의 가로수 식수대에 대하여 측정한 결과[17]를 보면 토양표면경도가 평균 16.0mm였다. 이 값은 한국조경학회에서 정의한 토양의 물리적 특성 평가기준에 따르면 ‘상급’으로 평가되며 투수계수는 0.001mm/sec이상이다(<그림 38>). 가로수 조성 및 관리규정에 식수대의 한변의 길이가 최소한 1.5m이상을 권고하고 있지만, 독산동의 가로수를 살펴보면 짧은 변의 길이는 대체로 1 m ~ 1.2m였다. 범안로 변의 양버즘나무의 식수대(1.2m*1.4m)에서 빗물 흡수양을 계산해보자. 나무 밑동 지름(근원)이 약 40cm이므로 식수대(16,800m2)에서 나무 밑동이 차지하는 면적(5,024cm2)을 제외한 면적은 11,776cm2이다. 하루 종일 12mm의 강수량이라면 뿌리 쪽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은11,776cm2*12mm = 14,131.2cm3로, 14.132리터이다. 이 정도의 물이라면 한 여름에 20분 정도의 증산작용으로 소비되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식수대 토양의 투수계수가 0.001mm/sec이기 때문에 시간당 3.6mm의 강수량까지는 완전히 흡수될 수 있고, 하루 종일 10시간 동안 시간당 3.6mm로 비가 온다면 땅속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은11,776cm2*36mm = 42,393.6cm3(42.4리터)이고 1시간 정도의 증산양에 해당하게 된다. 지하수로부터의 수분 흡수비가 와서 블록의 틈새나 식수대 토양을 통하여 유입되는 물은 흙 속의 공극을 통하여 배수되는 중력수이다. 가로수의 뿌리가 흡수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식물이 일반적으로 주로 의존하는 수분은 지하수를 공급원으로 하여 모세관수이다. 모세관수는 지하 아래쪽으로부터 올라오는 수분으로 마치 석유램프에서 불꽃을 만들기 위해 심지를 타고 올라오는 석유와 같은 원리이다. 이 수분은 토양 중의 수분 농도가 낮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만약 뿌리 주변의 수분 농도가 낮아지면 수분이 뿌리 쪽으로 이동한다. 모세관수는 원칙적으로 식물이 필요로 하는 수분 공급을 위해서 반드시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다. 천근성과 중근성인 느티나무와 양버즘나무의 경우는 수직근이 땅속 최소 1m ~ 1.3m까지 내려가고, 심근성인 은행나무는 최소 1.5m이상, 최고는 3.5m 이상까지 내려간다. 이러한 경우의 수분 공급은 식재된 근처에서의 지하수 수위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지하수의 수위는 땅 속으로 흡수되는 빗물의 양과, 지하수 개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도시 환경에서는 대부분의 땅이 불투수면이기 때문에 비가 오면 보도의 공원의 녹지, 블럭 틈, 가정의 정원, 학교나 공터 등의 맨 흙으로 통하여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된다. 도시화 이전의 1962년에 7.8%에 불과하던 서울의 불투수율은 도로 등 기반시설의 증가와 빽빽하게 들어서버린 건물 등으로 인하여 2010년엔 47.7%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땅 속으로 침투하는 빗물은1962년 56.1%에서 2010년에는 23.1%로 줄어들었다[18]. 하지만 줄어들기는 했지만 도심지역의 녹지를 통하여 땅속으로 스며든 물은 여전히 땅속에는 지하수가 흐르고 있어서 비가오지 않는 가뭄에도 가로수의 생장을 도와주고, 증산을 통하여 공기 중에 수증기를 공급하도록 도와준다. [1] 흙 – 아는만큼 배푼다, 이원주, 2012, p25, p37, p261, p277 [2] 중앙일보, 최준호기자, 2016.12.21, http://news.joins.com/article/21025484 [3] https://m.blog.naver.com/galdara/130133936355 [4] 여러가지 나무재를 이용한 도자기용 유약제조와 색상 특성, 한영순, 이병하, 한국세라믹학회, Vol 41, No.2, pp158-164, 2004 [5] 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 이완주, 2002, p141~ 142 [6] 한겨레, 이근영기자, 2002.4.10,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10100007/ 2002/04/010100007200204101844048.html [7] https://blog.naver.com/chemijhy/100052321643 [8] The Science Times, 임동욱기자, 2013.11.8, http://www.sciencetimes.co.kr/?news광부-대신-황금-캐는-나무 [9]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 2011.7, 국토해양부, p22 [10] 부산광역시 가로수의 생육증진을 위한 관리방안, 부산발전연구원(여운상×오동하×이은진), 2007.12 [11] 가로수 보호덮개의 토양다짐 방지효과, 최세준, 2006.8, 청주산업대학교 산업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2] 서울시 구로구 가로수 생육 특성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2011, 박원제 외, 상명대학교 [13] 보도공사 설계시공 매뉴얼 Ver1.0, 서울특별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