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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신 선생의 네째따님이신 김정옥 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민족과 사회에 대한 아무런 꿈도 비전도 없는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이
제멋대로 국민을 우롱하는 시대에
김교신 선생의 맑고 곧은 나라사랑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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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의 스승 김교신
김교신 선생은 드높은 신앙의 향기로 어두운 시대를 밝히고 가신 겨레의 정신적 스승입니다. 친우(親友)이자 오산학교의 교사였던 함석헌 선생이 해방 이 후 한국 현대사와 민족정신에 큰 획을 긋고 가신 것과는 달리, 해방 직전 요절한 까닭에 그 정신적 고결함과 실천의 깊이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가 생애의 사역지로 삼은 ‘양정고등보통학교(이후 양정중학교로 개명됨)’의 제자들에게는 그 어떤 스승보다 그 영향이 짙게 남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은 그때 가르침을 받았던 제자들마저 거의 세상을 뜨신 것으로 짐작되며, 이제는 진정으로 역사적인 인물이 되신 듯합니다.
김교신 선생의 스스로에 대한 철저함과 실천적 비범함은 감히 도산 안창호 선생에 비견된다고 생각됩니다. 허위에 대한 그러한 엄격함은 제자들에게 깊은 정신적 영향을 주었고,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손기정, 유달영, 윤석중 등을 비롯한 많은 훌륭한 제자들을 배출해 냈습니다. 잘 살펴보면 이들은 단순히 각자의 분야에서 기능적으로 우수했을 뿐 아니라, 민족혼을 되살리고 다음 세대의 길을 비춘 걸음을 걸어가신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는 누구보다 김교신 선생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실로 손기정은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아니 선생님이 계시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도 무엇이 저절로 배워지는 것 같은 분이 바로 선생님이셨다”라고 회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학제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당시 양정고보는 5년제로, 지금의 중고등학교를 합한 교육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학년에 갑조와 을조 두 반, 합하여 약 백여 명이 한 학년을 이루었는데, 김교신 선생 당시에는 입학생을 받으면 졸업까지 5년간을 담임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그 시기를 통째로 한 스승의 영향 아래 놓게 된 것입니다. 김교신 선생은 1927년에서 1932년까지, 그리고 1933년에서 1937년까지 두 번에 걸쳐, 10년간 두 번 담임을 맡았고, 이후 1940년에는 창씨개명을 거부하며 스스로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무엇보다 김교신 선생은 자신의 독실한 신앙을 바탕으로, 거짓 없는 정직을 철칙으로 학생들을 인도하였고, 스스로에게 철저한 가르침으로 학생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러한 실례들은 선생이 남기신 일기에서 무수히 목격되는데, 다른 반에 비해 탁월한 학업적 성취는 물론, 그보다 근본적인 개인의 자기반성, 질서, 훈련, 목적의식 등 정신적 측면에서 더욱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러한 성취는 강압적 교육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시대를 향한 교사의 용맹한 정진을 목격한 학생들이 그 교사를 따르려 했던 것에서 나타난 교육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실로 본을 보이는 산 교육이요, 자신을 쏟아 부은 순교자 같은 자세로 교육현장을 대하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한 면에 있어서는 전무후무한 교사가 아닐까 합니다. 그것은 선생이 평생에 남기신 일기가 증거하고 있습니다.
1938년 3월 졸업식에는 학생들은 순서에도 없는 헌사를 김교신 선생께 올리게 됩니다.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말하고 말해서 한이 있겠는가. 이 정도로 멈추는 것이야말로 도리어 선생의 존엄을 높이는 까닭이다. … 스승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길은 달리 오직 하나 있을 뿐이다. 무엇이냐, 과거 5년간의 교훈을 실행하는 일 이것이다. 스승이여 이 조품을 받으소서. 그리고 우리들이 스승의 교훈을 지킬 수 있었다는 소식을 들으시면 크게 기뻐하시라”
김교신 선생은 말년에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다가 발진티푸스에 걸려, 조국 해방을 눈앞에 두고 1945년 4월 타계하게 됩니다. 비록 김교신 선생은 양정의 제자들이 그 스승의 길을 걷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양정의 스승일 뿐 아니라, 시대의 스승으로 김교신 선생이 남긴 그 교육의 유산들을 지금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 양정고등학교 동창회보에 게재될 내용입니다.)
첫댓글 계시다는 생각만으로도 배워지는 게 있다. 정말 위인의 존재란 그런 것 같습니다. 저의 삶도 김교신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크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사람의 힘'이 크죠...
김교신 선생님에 대한 글 읽어보았습니다.
지금도 우리 곁에 또 다른 김교신 선생님이
계신다고 믿고 싶습니다.
노평구 선생님도 계셨지요..^^
김교신 선생님을 존경하는 일은 선생님이 일생 구도자로 성서공부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성서공부란 세상과 짝하며 살면서는 할 수 없는 공부이기에 귀중하고 쉽지 않은 참으로 육적으로는 고행이요
영적으로는 늘 영혼과 대화로 하늘을 향해 구도하는 사람으로 서 있음을 본 것입니다.
위의 글 감사합니다.
구도자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