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의 요리연습, 백종원표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에게 매주 일요일은 요리를 해보라고 했다. 메뉴도 정하고, 레시피도 찾고. 자발적으로 뭔가를 해내는 기회를 주면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게슴츠레한 눈의 치히로가 센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자, 자신의 힘으로 일을 해내면서 아이가 점점 예뻐진다.
체험학습도 우리가 인솔해서 데리고 가니 아이들이 안심하면서 자발성을 잃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지난 번에는 스스로 장소를 찾고, 가서 할 일을 찾고 스스로의 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글을 써 보라고 했다.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모습을 봤다. 글도 예전과 달리 더욱 풍성해진다. 올 봄에는 밭농사도 작물및 밭관리를 스스로 해 보도록 기회를 줘야겠다.
매주 일요일 저녁은 아이들이 준비한 요리로 식사를 한다. 맛은 어떤 메뉴로 하든지 맛있게 잘 낸다. 인터넷에서 레시피 찾기도 어렵지 않고 아이들의 손놀림도 조금은 세밀해졌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했던 요리라는 것이, 요리 이름이 기억나는 것이 아니라 기름 맛, 소금 맛, 고춧가루 맛, 심지어 카레 맛으로 기억되는 요리도 있었다.ㅠ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양이다. 그래서 요리도 복습시스템을 도입했다. 같은 요리를 두 세번 하는 것. 이젠 오차가 점차 줄어든다. 요리는 결국 '감'이다. '감'을 얻기 위해서는 반복이 최고다. 요즘 인간 대 인공지능이 세기적 대결 중인데 결국 인간의 '감'과 인공지능의 계산의 대결이다. '감'은 오로지 수없는 반복훈련에 의해서 얻어진다. 조리가 안되면서 요리를 할려고 했던 아이들도 있었다. 시행착오를 하더니, 일단 조리가 간편한 것 부터 시도를 해가면서, 반복 조리연습을 통해 기본의 기본인 칼질도 수월해지고 있다. 센처럼 야물어지고 있는 듯^^
아이들이 주로 백종원 레시피를 선택한다. 기존 재료를 활용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니 전 국민이 애용할만 하다. 집안에 누가(초록손이 아님) 백화점 문화교실에서 하는 궁중요리반에서 배웠다며 신선로 뭐라 하며 준비하는데 쳐다만 보다가 눈이 구만리 속으로 들어간 기억이 있다. 백종원 만세!
가장 최근 작품은 김치덮밥이다. 아이들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김치덮밥을 먹다가 볶음밥, 비빔밥, 덮밥을 어떻게 구분하지? 하고 질문을 던져봤다. 수습을 제대로 못한다. 그 비슷한 것도 같고 다른 것도 같은 미세한 차이를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요즘, 하브루타 방식으로 밥상에는 질문하고 답하고를 열심히 하고 있다. 애들이 표현력이 많이 늘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그 차잇점들을 표현해내는 연습을 했다.
볶음밥은 밥과 재료를 완전히 섞되 물기를 증발시켜 고실고실 내지 꾸덕꾸덕하게 하고, 비빔밥은 밥과 재료를 완전히 섞되 비빔재료의 신선함을 살리고, 덮밥은 재료를 확실하게 졸여 밥 위에 살짝 얹어 밥 맛과 재료 맛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요리. 제대로 정리한건가? ^^ 요즘은 이래저래 일요일이 기다려진다.애들이 기특하다.
첫댓글 요리사에게 얼만큼 넣어야하냐고 물어보면 가장 많이 들어오는 말:"적당히" ㅋㅋ
요리로 감각훈련이 정말 많이 되고 있어요. 아울러 음식에 관련된 지식까지 획득하는~ ㅎㅎ
나도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늘 듣는 대답은...적당히! ㅋㅋ
요리 하나하나의 이름이 붙여진게 괜히 멋있어 보이려고 붙인게 아니라 각각 깊은 뜻이 숨어져있었네요..
인간의 감은 AI가 이길 순 없겠죠? ㅋㅋ
은성이도 감각을 깨우기 위해서, 형원이랑 함께 요리를 하면 좋을 듯 싶은데...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