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6-03
허접하다 그리고 사군자(四君子)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춥고 긴 겨울이 가고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이 지나면서 봄이 온다. 그러나 3월이 시작되는 봄은 추위를 채 가시게하지 못한 서늘함이 담겨져 있는 청량(淸凉)한 바람이 마음을 깨운다. 그러면서 행동하는 우리들도 동면에서 채 깨어나지 못한 짐승들처럼 몸을 나른하게 한다. 바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우리들이 서 있다. 오늘은 농사일의 준비로 거름을 집에 들였다. 그러면서 언젠가 사람들 사이에서 쓰여지게 된 허접하다는 말이 생각되어졌다. 그 말은 허섭쓰레기라는 말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그 허섭쓰레기는 좋은 것을 고르고 난 뒤에 남은 보잘것없는 허름한 물건이다. 이 허섭이 허접으로 변하고 그러면서 허접하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허접하다는 얘기는 보잘것없고 하찮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사람들은 허접하다고 여기며 지저분하게 널려져 있는 것들을 거름무더기에 하나로 모아 그것을 생물의 밑바탕으로 사용한다. 앞으로 세상에 올 예수에 대하여 얘기하기를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이사야 53:2-3 -공동번역성서). 바로 그 분이 후에 오는 세상에서 사람들 사이에 허접하다고 여겨지는 존재가 될 것이라는 예견이었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 그 분은 마치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과 같이 된다고 하였다. 바로 그 분은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는 자 같으나 살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되었다(고린도 후서 6:9-10).
이때쯤이면 남쪽 지방에서는 매화가 개화를 하는 시기 리라. 그 예전에 보았던 섬진강변의 피어나는 하얀 매화꽃을, 함께 계신 식구들과 이른 봄나들이를 하면서 다시금 되돌아보고 싶다. 매화를 비롯하여 사군자(四君子)를 옛 선인들은 아래와 같이 말하여왔다. 설중군자(雪中君子)라 하여 눈 속에 피는 군자와 같은 매화, 세한고절(歲寒孤節)은 추운 계절에도 혼자 푸르른 대나무, 추영고한(秋影孤寒)은 가을 그늘에 홀로 추위를 이겨낸 국화, 유곡가인(幽谷佳人)은 그윽한 골자기의 아름다운 난초라고 각각 불러왔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흰 매화는 그 삶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 집 곁의 산기슭에는 대나무가 사철 푸르다. 어제 초저녁에는 곧게 솟은 대사이로 보이는 둥근달이 가까이 보이면서 무척 아름다웠다. 이제 머지않아 대에서 새순이 돋을 것이다. 옛 성삼문(成三問)의 白雪이 滿乾坤할제 獨也靑靑 하리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오늘날 실리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을 밥 먹듯 하는 세태 속에서 그 옛날 선비들의 곧은 절개를 지녀볼만하다. 나는 성격상 직(直)보다는 정(情)을 더 좋아한다. 강하면 부러진다는 말로 어물쩡하게 말을 늘려간다. 살다보니 격에 되는 처세하고나할까? 마음을 대쪽 같이 다시금 여며가야겠다.
공동체 이야기
모 두 함 께
간혹 테레비에서 보여지는 어린이 만화영화를 보게 된다. 구김살 없는 깜직한 모습들은 동심의 세계에서 볼 수 있다. 극중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인 어린 친구들 중에는 신체조건이 불편한 장애아동이 포함되는 때도 있다. 어느 날 본 내용을 소개 해 보면. 커다란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함께 타던 여섯 명 정도의 어린이가 에스칼레이터에 올라타고 한참동안 가다 작은 폭의 물가에 풍덩풍덩 차례로 빠지는 장면이 나왔다. 휠체어를 탄 장애아동도 똑같이 타고 있다가 물에 빠질 순간에 아주 큰 튜브가 밑에 받쳐져 물에 풍덩 빠지지 않고 튜브에 휠체어가 실리는 그림이 연출되었다. 다른 아이들은 수영을 하고 강폭을 내려가지만, 장애아동은 수영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커다란 튜브에 휠체어가 태워져 강폭을 따라 내려갔다. 수영을 하는 친구들이나 튜브에 타고 가는 친구나 똑같은 기분을 느끼며 물장구를 치면서 좋아라 난리들이다. 잠깐 피곤했든지 같이 수영하던 친구들이 튜브 주위에 몰려 손을 얹고 다 같이 함박웃음을 띠고 물을 퉁기며 노는 장면을 보면서 ‘저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감탄과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솟아났다. 어릴 적부터 함께 어울리며 편견 없이 살아가도록 실제 생활에서나 놀이를 통해서 보여 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교육이라는 표현보다 굳이 별다른 의미를 덧붙일 필요가 없는 우리들의 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그럴싸한 표어나 방법론적인 말이나 프로그램 보다 실제적인 부분들에 접근이 우선 필요한 것 같다. 대부분은 그들을 위한다는 정책보다는 포장을 벗기면 속사정은 속 빈 강정처럼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장애인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것은 어릴 적부터 작은 만남을 통해 가능해지리라 본다. 그럴 때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대하지 않고, 자기와 똑같은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기 때문에 곁눈질하거나 이상하게 쳐다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게 될 것이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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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주식회사EG(이광형).김중보.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9인).김기홍.정무래.최영애.라홍채.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외6인).국민건강보험공단금산지사(정영현외4인).박대진(진혜정).대전노회.금성교회.세광교회.진명구.동부명성교회.향림원(3인).채윤기(박현실).기물리교회.대전성남교회.김포중앙교회.대덕교회.김종택.박종만.옥천동부교회.그리스도의집.살림교회(박상용외8인).김영호외1인.김영진.진주문교회여전도회(박영진외9인).금산읍교회(김철우).박선우신건태.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임영호외1인).최선희.추부제일교회
김중권(한옥란.박규환).향림원(2인).남상륜(김성숙).장진성외1인.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외1인)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