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러시아 여자축구 1부리그 최종 순위와 박은선 선수 득점 기록

[라엘랍스]

구글로 이것저것 검색하다 우연히 2014 시즌 러시아 여자축구 1부리그 경기기록을 발견하였습니다.

러시아 여자축구 1부 리그는 작년 7월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소속 박은선 선수가 이적한 로시얀카가 속한 리그입니다.

지소연 선수가 이적한 잉글랜드 여자 수퍼리그는 첼시 구단의 트위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그나마 소식을 접할 수 있으나 러시아리그로 이적한 박은선 선수의 경기 관련 정보는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적습니다.

그러다 보니 박은선 선수의 활약상에 대한 소식은 국내에서 거의 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최근 박은선 선수가 시즌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몇몇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이를 통해 약간의 정보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차에 우연히 발견한 자료라 정보 공유 차원에서 정리해 올립니다.

관심 없는 분이 대부분이겠지만, 신기한 외국 이야기로 생각하시면 될 듯.^^

러시아 여자축구 1부리그는 시즌초에 7개팀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즌 도중에 이즈마일로보 모스크바라는 팀이 전반기 6경기만 마친 후에 중도 포기를 해서 이 팀을 대신해 체르타노보 모스크바가 참가했는데 이 팀도 후반기에 초반 3경기만 하고 중도 포기해버렸습니다.

그 결과 다른 6개팀과 한 차례씩 경기를 한 이즈마일로보 모스크바의 경기기록은 순위 산정에 합산하고 다른 6개팀 중 3개팀과만 경기를 한 체르타노보 모스크바의 경기기록은 모두 제외되었습니다.

따라서 7개팀이 홈&어웨이로 모두 경기를 치렀다면 12경기가 되었을 1st Stage 팀당 경기수가 11경기로 줄어들었습니다.

러시아 여자축구 1부리그는 K리그 클래식과 마찬가지로 모든 팀이 맞붙는 1st Stage 후에 두 그룹으로 나뉘어 상위그룹은 챔피언 왕좌를 다투고 하위그룹은 강등팀을 가리는 경쟁을 하게 됩니다.

원래는 7개팀 중 상위 4개팀이 챔피언십 그룹을 형성하고, 하위 3개팀이 강등그룹을 형성해야 하는데 이즈마일로보 모스크바가 시즌 중간에 포기하는 바람에 강등그룹은 5위와 6위 두 팀만이 홈&어웨이로 최종 순위를 가리게 되었습니다.

박은선 선수가 소속한 로시얀카는 4위로 상위그룹에 포함되어 최종 스테이지를 치렀는데, 최종 스테이지 6라운드 경기를 모두 마친 후에도 그대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우승팀은 1st 스테이지에서 2위를 차지했던 즈베즈다-2005 페름이 1위였던 조르키 크라스노고르스크와 자리를 바꿔 최종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습니다.

러시아 여자축구 리그는 UEFA 랭킹이 높아서 리그 1위와 2위가 UEFA 여자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합니다.

참고로 UEFA 여자 랭킹은 1위가 독일, 2위가 프랑스, 3위가 스웨덴, 4위가 러시아, 5위가 잉글랜드, 6위가 이탈리아, 그리고 스페인은 9위입니다.

우리나라와 2019년 FIFA여자월드컵 개최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가 UEFA 랭킹 2위로 여자축구 부문에서는 강국이라는 걸 알 수 있고, 남자축구에서는 변방인 러시아가 여자축구에서는 4위에 랭크될 정도로 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 여자축구 리그도 한 때 추춘제를 시행한 적이 있는데 현재는 춘추제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14년 우승팀과 준우승팀은 2015-16 UEFA여자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되고, 현재 진행중인 2014-15 UEFA여자챔피언스리그에는 2013년 우승팀인 랴잔과 즈베즈다 페름이 출전했습니다.

만약 박은선 선수가 속한 로시얀카가 지난 2014 시즌에 2위 이상을 차지했더라면, 잉글랜드 여자수퍼리그에서 2위를 차지해 2015-16 UEFA여자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지소연 선수의 첼시레이디스와 여자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참고로 UEFA여자챔피언스리그는 남자대회와 달리 조별리그 없이 32강전부터 모두 녹아웃 토너먼트 경기입니다.

(위키피디아 영문판 자료 정리)

러시아 여자축구리그는 1992년에 창설되었다고 합니다. 2014 시즌이 23번째 시즌으로 그 동안의 역대 우승팀과 우승횟수는 위의 표와 같습니다.

23번의 시즌을 통해 우승을 이룬 팀은 총 8개팀인데 이중 4개팀이 해체되고 현재는 4개팀이 남아 있습니다. 클럽 이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이 4개팀이 작년 시즌 상위그룹 4개팀에 속한 팀입니다.

작년에는 성적이 안 좋았는데 박은선 선수가 속한 로시얀카가 전통의 강호인가 봅니다. 현존팀 중 4번 우승을 달성하고 5번의 준우승을 달성했습니다.

박은선 선수를 영입한 이유도 다시 UEFA여자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라고 하니 한 시즌을 온전히 뛸 내년 시즌에는 기대에 부응해야겠죠.

작년 시즌 후반기에 이적한 박은선 선수는 10경기에 출장하여 총 3골을 기록했습니다.

박은선 선수가 작년 7월말에 이적해 여자러시아컵 (우리로 치면 FA컵의 여자대회- 우리나라에는 아직 여자FA컵이 없음.)에는 출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모두 리그경기에서의 득점한 기록했는데요.

3골 중 2골을 랴잔을 상대로 기록했습니다. 라쟌은 재작년 즉 2013시즌 우승팀.^^

지난 시즌 러시아리그 득점왕이 즈베즈다의 다리나 아파나시첸코라는 우크라이나 출신 선수인데 이 선수의 득점수가 8골이니 박은선 선수가 반년만 뛰고 3골을 넣었으니 리그 적응을 마친 내년 시즌에는 득점왕 경쟁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여자 러시아 리그에 대한 간단한 소감과 WK리그

- 우리나라의 여자축구리그의 안정성은 오히려 러시아리그보다 높은 듯.

여자 러시아리그가 UEFA 랭킹 상 4위라는 높은 순위에 위치하고 있지만, 리그 규모나 안정성을 봤을 때 우리나라 WK리그보다 딱히 좋다는 느낌은 안 들었습니다.

시즌 도중에 중도 포기하는 팀도 있고 이를 대체해 들어온 팀도 3경기만에 포기, 결국엔 6개팀만이 남아 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나라 WK리그도 7개팀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찌보면 구단의 안정성 면에서는 러시아리그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경우 민간기업 팀 2개 (현대제철, 대교), 관공서 및 공기업 팀 5개 (서울시청, 수원시설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 상무)로 이루어져 있어, 국가정책 및 지자체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시즌 중간에 포기하고 탈락하는 팀은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흔히 여자축구 선수들은 남자팀과 자신들을 비교하며 신세한탄을 하는데 어찌보면 오히려 남자축구팀이 더 대우를 못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의 여자 축구와 해외의 여자축구를 비교하고, 우리나라의 남자축구와 해외의 남자축구를 비교해야 서로 적절한 비교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비교를 해보면 오히려 여자축구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여자축구 선수들이 훨씬 나은 대우를 받고 있고, 오히려 남자 축구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녀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남자-여자축구의 대우 차이보다 유럽 등 축구선진국의 남자-여자축구의 대우 차이가 훨씬 크죠.

- 여자축구의 경우에도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투자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남자축구와 마찬가지로 여자축구도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메리트가 큰 것 같습니다. 로시얀카가 거액을 투자하며 박은선 선수를 영입한 이유도 챔피언스리그 재진입을 위한 목적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아직 여자챔피언스리그 대회가 없는데 앞으로 생긴다면 현대제철이나 대교 같은 상위권 팀들은 좀더 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아시아챔피언의 타이틀은 군침이 도는 명예가 될 테니까요.

- 축구대륙 유럽도 아직 여자축구는 흥행 불모지

축구의 대륙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도 여자축구 분야는 아직 흥행의 사각지대인 것 같습니다.

최상위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독일과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리그를 만든 지도 얼마되지 않았고, 관중수도 정말 적습니다.

지소연 선수가 뛰는 잉글랜드 여자수퍼리그도 대개의 관중수는 500~1,000명 수준이고 러시아리그도 500명 전후인 것 같더군요.

올해부터는 우리 WK리그도 본격적으로 홈&어웨이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각 팀마다 흥행을 위해 좀더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조금만 노력해도 세계적인 리그가 될 수 있는 게 여자축구의 현실이니까요.^^

서울시청 여자축구단의 경우 홈경기장을 어디로 할지 아직 소식이 없는데 절대로 서울시 밖에서 경기를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참고로 올해 WK리그 각 팀별 연고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시청여자축구단 - 당연히 서울시

수원시시설관리공단 - 당연히 수원시

현대제철 - 인천시 (인천 남동럭비경기장이 홈경기장이 될 거라고 함.)

대교눈높이 - 경기도 이천시 (2015년부터 고양시에서 이천시로 연고지 이전)

스포츠토토 - 대전시 (2014년에 충북에서 대전시로 연고지 이전)

국민체육진흥공단 - 강원도 화천군 (2015년부터 전북에서 화천군으로 연고지 이전)

상무 - 부산시 (상무여자축구단 창단 당시 상무 남자축구단이 호남지방인 광주시를 연고로 K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여자축구단은 지역안배 차원에서 영남지방인 부산에 연고지를 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