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단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낡은 것과 새로운 것은 서로 부딪치고 충돌하면서 공존합니다. 음악사에서 이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시기는20세기입니다. 급진적인 혁신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현대음악을‘신음악(Neue Musik)’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1920년대 이후부터는 예전의 음악이니 새로운 음악이니를 나눌 필요 없이 대부분의 음악이 조성 체계의 틀에서 해방됩니다. 20세기 신음악은 ‘모던 음악’이라고 불립니다. 여기에서‘모던’이란 용어를 정확히 규정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1차 대전 즈음에 등장한 음악은 그 당시끼지 작곡된 음악과는 전연 딴판입니다. 1908~1912년 사이만 해도 아르놀드 쉔베르크의<현악4중주 제2번,f#단조,Op. 10> · <피아노를 위한3개의 소품,Op. 11> · <피아노를 위한6개의 소품,Op. 19>을 비롯하여 안톤 베베른의<오케스트라를 위한6개의 소품,Op. 6>,찰스 아이브스의<교향곡 제4번>,스트라빈스키의<봄의 제전(Le Sacre du Printemps)>,버르토크의 오페라<푸른 수염 공작의 성>과 같은 확기적인 작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시기에 회화예술 분야에서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가블리엘리뮌터(Gabrieli Münter),바실리 컨딘스키(Wassily Kandensky)가 선구자 역할을 하고, 문학에서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혁신적인 언어와 형식의 사용으로 새로운 미학의 길을 개척합니다. 마찬가지로 현대 음악에서는 매개변수(Parameter:작곡하기 전에 미리 결정되는 음악의 요소),형식,악기의 편성이 혁신적으로 달라집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선율,화성,리듬이 음악의 기본 요소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테마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음악사에는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피에르 불레즈,존 케이지(John Cage),죄르지 리게티,아드리아나 흴츠키,이자벨 문드리 같은 새로운 세대의 작곡가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지향하며 기존의 형식과 작곡 방식을 탈피합니다.그리고 새로운 음악을 구상하고 그것을 담을 새로운 표현 양식을 고민합니다. 그 결과 조성음악에 길든 우리의 청각인 경험과 관습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음향,새로운 음악이 탄생합니다. 음악처럼 인간의 감성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예술인 경우에는 낯선 것,익숙하지 않은 것에 매우 빠르게 반응하며 위협과 혐오감을 품게 됩니다.새로운 신발을 발에 익숙하게 길들이는 것처럼,우리도 새로운 음향과 친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현대 음악과 친해지지 못했다면,새로운 음향 구조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시도해보세요. 한번 리게티(Ligeti)의<아트모스페르(Atmosphères>)에 푹 잠겨봅시다. <출처:쾰른음대,‘클래식 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_026> ● 감상 ▲<분위기(Atmosphères> (8:57) 리게티(György Ligeti,1923~2006헝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