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무시하고 교만의 극치를 달리던 벨사살 왕은 자신의 왕권을 과시하고 싶어 부왕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해 온 기명으로 술을 부어 마시는 패역함을 서슴지 않았다. (이스라엘 백성이 섬기는 하나님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바벨론의 신에게는 패했고 그러기에 포로 신세가 되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교만을 끝까지 방치하시는 분이 아니다. 잔치의 흥겨움에 젖어있는 그들에게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글씨를 씀으로서 더 이상 그들의 추태는 계속될 수 없었다. 웃음 가득한 얼굴들이 창백하게 변했고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사지를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왕궁 벽에는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란 글자가 쓰여졌다. 이를 해석하면 '끝났다 끝났다 부족하다 그리고 바사'란 말이다. 즉 '하나님이 왕의 나라를 세어서 끝나게 하셨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의 저울에 달려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나라 바사가 세워질 것이다' 이런 말씀이다.
어리석은 인간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가 전부인줄 알고 그기에 목을 맨다. 그래서 세상에서 통할 수 있는 힘을 추구하게 되고 강한 힘 앞에는 누구든 머리 숙이고, 그 힘을 이용해 자신도 강자로 군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벨사살 왕은 벽의 글씨를 해석하는 자에게 나라의 셋째 치리자로 삼겠다는 엄청난 제안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은 왕이 제공하는 예물이나 상급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하나님의 뜻을 왕에게 전하는 것으로 자기의 책무를 다했다.
벨사살 왕은 이 세상이 잠시 잠깐 보이다가 안개와 같이 사라져 버린다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 못한다.(약4:14) 눈에 보이는 현실 배후에 천지만물을 주관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전혀 감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계속 다니엘 성경을 상고하면서 큰 신상이 뜨인 돌에 의해서 부서지는 것(2:31-35)을 알았다. 또 큰 나무가 하늘에서 내려온 순찰자에 의해 잘리는 것(4:19-27)도 보았다. 이는 세상 나라가 결국 무너지고 만다는 사실 아닌가. 무엇에 관심을 두고 살아가는가?
세상이 당신의 목표인가. 이런 자들은 기도해도 세상 것을 구하게 되고, 주님을 믿고 의지해도 그 주님이 세상 것을 채워 주시기만 기대하며 살아간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마6:31-32) 이 말씀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제발 좀 확인해 주기를 바란다. 세상 것을 구하는 자는 우상을 섬기는 자요 이방인이다. 마치 절에 가서 부처에게 기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 백성은 무엇을 구하며 사는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
성도는 육체의 일, 세상 것에 애착을 갖지 않는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는 세상은 곧 허물어질 우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 같으니 --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 사40:6-8) 그러나 정작 이들의 관심은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 말씀, 그리고 영원한 나라, 천국이다. 그 나라를 사모하며 '그 나라'를 구하고 '그 나라의 의'를 바라는 것이다.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고 말씀 하셨다고 해서 성도 아닌 자가 구할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는 없다. 오직 하나님의 택한 백성, 영생을 선물로 받은 자만이 그 나라를 사모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 나라'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성경에는 '명령'처럼 보이는 말씀(~하라, ~하지 말라)이 있으나, 인간에게 억지로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라면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도록 성령께서 이끌어 가시는 것이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도 주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모든 것을 다 이루셨기에(요19:30) 내가 할 일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만 그분의 하신 일을 믿고 감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염려한다면 아직도 주께서 못다한 일이 있어서 내가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왕 앞에 나아가 '왕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포하는 다니엘의 모습을 보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 속에 이런 당당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참 성도라면 ---
다니엘과 벨사살 왕. 이들의 차이는 단순하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는 눈과 보이는 세계를 전부로 생각하는 자의 차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나다. 이 땅이 전부인 자는 세상과 함께 멸망할 것이요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요 인도자임을 믿고 살아가는 자는 그분이 마련하신 영원한 나라에서 영생할 것이다.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주의 뜻에 순종하며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자가 성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