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붉은악마 티셧츠의 물결은 식을 줄 몰랐다. 월드컵경기장에 관중들은 대형 태극기가 마치 카드 섹션 하듯 흔들며 열광했다. 터키와의 3,4위전 경기가 화면에 클로즈업 됐다. 먼저 한 골을 내 주고 말았다. 6.25전쟁 때 참전 16개국에 일원으로서 어쩌면 진 빚을 갚을 좋은 기회가 왔다. 져주는 경기가 아닌 진정한 경기가 되어야 하겠다. 경기장 한가운데 관중석에 대형 태극기가 운동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파도치듯 물결 풍경이다. 정일이도 위원장 방에서 보고 있었겠지. 굶주린 주민들의 고달픔은 무시해 버린 채? 평택 제2함대사령부도 미국의 하와이나 다른 해군기지처럼 흰색의 해군복장으로 평화스러운 모습이다. 뭍에서 근무하는 개구리복 육군의 근무환경과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영화는 시작됐다.
천안함에서 근무하던 의무병 박동혁 일병이 357참수리 고속정으로 이동해 왔다. 고속정장 윤영하 대위(정장)도 제2함대 사령부에서 부임하며 정장으로서의 신고를 받았다. 수병들 앞에선 패기만만한 정장이었다. 연평도 전진기지 옆이다. 해군의 최전방이다. 해군의 군사분계선인 비무장 지대다. 바다엔 철조망도 없는 NLL이다. 휴전선 155마일은 은폐.엄폐페라도 할 수 있다. 참수리고속정은 놈들 코앞에서 근무한다. 북한 해안포나 가까운 북한군의 매우 가까운 사정거리이다. 1953년 휴전 이후 북한군들은 평소 어느 때보다 잦은 NLL을 침범하며 우리 해군의 대응하는 모습을 살폈고, 호시탐탐 1차 연평해전에서 패한 수치를 보복하려고 온갖 머리를 맞대고 준비하고 있었다. 북한해군의 표적거리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최일선의 해군수병들을 위해 정장 윤영하 대위는 사전에 도발을 예상하며 해군 수뇌부에 보고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익히 국민들과 국군 장병들은 지도자들의 대북에 대한 정치철학과 이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햇볕정책이란 대북정책이었다. 햇볕을 많이 쬐니 정신까지 나른 나른해 져갔다. 북한군들은 따뜻해서 좋았고 우리 국민들도 뜨거운 지는 것을 망각해 갔다. 평화통일에 분위기는 더욱 가까이 오고 있었다. 군 수뇌부는 말 할 필요조차 없었다. 군이야 어차피 윗사람들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해군 전진기지는 물론 당시 육군에서도 가이 상상할수 없는 전투수칙이 동해건 서해 할것 없이 말단 수병에게까지 내려졌다. 적이 정전협정을 코앞에서 위반하더라도 당장 대응하지 말고 다단계 수칙을 준수하라고 했다. 상부에 보고하고 대응하라는 경비기본수칙 제1도 모르는 어처구니 없는 수칙을 준수하라고?. 말단 경비병은 적이 침범하고 협정위반은 조건없이 발포다. 국가를 책상머리에서 지키나?
수병들은 참수리 357정장 몰래 야간에 갑판 구석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수병들은 윤영하정장(대위)에 배려 하에 저녁시간에 예정된 터키전 축구경기를 볼수 있도록 했다. 한상국 중사가 수병들 앞에서 온몸으로 웃기며 수병들과 함께 응원연습도 했다. 사기는 충천했다. 윤영하 대위의 국어사전 같은 원칙적인 지휘는 교범이었지만 예리했다. 수병들과 윤영하 정장 가운데에서 수병들에 어려움을 다독이며 리드해 가는 한상국 중사의 어머니 같은 모습은 중간간부의 역할이 돋보였다. 윤영하 정장의 해사 동기 358정장 김oo 대위(여군)에 제복의 모습은 깔끔했다. 적당히 상관들과 타협하라는 농담은 동기라는 작은 굴레에서 힘이 되었다.
6월 29일 평시와 같이 작전에 임했다. 자욱한 바다안개로 아침부터 수평선은 안보였다. 제2작전사령부 영내도 평온했다. 부두에 함정과 연병장에 태극기와 해군기는 평온한 가운데 바닷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시계바늘은 오전 아홉시를 지나고 있었다. 초병이 긴급 보고다. 정장님. 지금 이상한 거 같습니다. 쌍안경으로 본 북한경비정의 모습이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도 고속으로 말이다. 평상시와 같은 속력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NLL을 침범하며 대전차 포로 무장한 북한경비정에서 날아온 한발이 357함정에 명중했다. “적정으로부터 피격중” 이라는 긴급보고로 제2함대 사령부에 타전했다. 제2함대사령부에서는 “232편대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인가? F15전투기가 기지에서 발진했다. 수병들이 명령에 외쳤다. “전투배치‘ ”전투배치“”전투배치“ 평소 훈련대로 제 위치로 정신없이 뛰었다. 적정에는 T32라는 6.25전쟁때 남침하며 우리국군과 민간인들에게 공포를 주었던 전차포를 탑재한 고속정이었다. 윤영하 대위(정장)가 제일 먼저 피격을 당했다. 한 순간에 지휘자가 큰 부상을 당한것이다. 해군의 지휘관인 정장 윤영하 대위에 피습으로 큰 위기가 오고 전투는 피비린내 나게 시작되었다. 북한군의 선제공격으로 먼저 당한 것이다. 윤영하 대위의 큰 부상을 당해 지휘할 수가 없어 이희완 중위를 정장으로 명령하며 전투를 지휘했다. 박동혁 병장(의무장- 후에 수술도중 몸안에서 총알이 3kg이 박혀 있었다고 함)은 유혈이 낭자한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좁은 함정에서 빗발치는 총탄사이로 정신없이 이리뛰고 저리뛰며 전우들을 치료하며 몸을 아끼지 않았다. 조타수도 총탄을 맞았다. 북한군들은 357함정 지휘부를 명중시켰다. 한상국 중사를 조타수로 명령했다. 함정에 전투는 계속됐다. 붉은 악마의 붉은색이 아닌 357우리 고속정에 갑판과 수병들은 붉은 피로 물들여져 갔다. 의무장 박동혁 일병도, 한상국 중사도 이름 모를 수병들과 제 위치에 있던 수병들도 피로 범벅이 되었다.
피아가 정신없이 총탄을 나리는 가운데 삼십 여분이 지났다. 치열했던 전투는 잠잠해 졌다. 북한군들이 물러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357함정의 방향이 북쪽으로 향해있었다. 빗발치는 총탄 속에서 부상을 당하고도 죽을 힘을 다한 조타수 한상국 중사는 남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몸 어디에서 흐르는 피는 알지도 못한체....., 제2함대사령부에서 대기하고 있던 헬기가 출동했다. 고속정에 머리는 적정과의 정면충돌로 인하여 처절하게 부숴져 있었다. 357고속정이 침몰할 것 같았다. 부근에 있던 358정과 다른 고속정으로 357정에 있었던 수병들은 옮겨 탈수 있었다. 아까운 다섯명의 전사자와 열 여섯명의 부상자를 내고 말았다. 후에 안 일이지만 적정에 있던 북한병사들도 더 많은 주검과 부상을 당하고 퇴각하고 말았다고 했다. 치열한 전투로 인한 357함정은 예인도중 한상국 중사를 수장한 체 끝내 침몰하고 말았다. 전투는 끝났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 피지못한 꽃들. 그들의 이야기는 정녕 누가 어떻게 증명하고 들려 줄수 있단 말인가.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렇게 많은 꽃다운 용사들이 죽어가지 않고 피를 흘리지 않아도 되었을 연평해전. 용사들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들의 의식은 당시 어떠했는가. 모든 내용을 일반시민들은 자세하게 알 수가 없다. 위정자들과 군 고위관계자. 그리고 전투에서 피흘린 현장에 수병들은 분명히 알것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이라는 국제적 행사는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국가행사가 시작할 때도 아니었고 결승을 앞 둔 하루전날이었다.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안보에 당연함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죽어간 영웅들과 부상당한 수병들에 대한 국민이 생각하는 감정과 그 가치를 잘 모르고 보훈을 비롯해 예우에 관한 모든 것이 어느 죽음보다도 못하냐고 하는 위정자들에 행동을 조금이나마 판단해 보자는 것이다. 당시 통수권자를 재판하자는 것도 아니다. 통수권자에 명령과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군 수뇌부의 문제를 1950년 6. 25전쟁 이후 이 땅에 전쟁이 없었다는 안일함. 공부하고 이제 먹고 살만 해졌다고 자신의 주장만 앞세우고 더 나아가 보수니 진보이니 하며 모두 국가를 위한다며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정치인과 공직자는 물론이고 고위 군 간부들에 뇌물과 부조리는 이 시간까지도 더 이상 간과 할수 없을 만큼 국민들을 분노케 한다.
이제 모두 대오각성(大悟覺醒)해야 한다. 옳지 못했던 국가관을 가진 위정자들. 눈감고 가슴에 손을 얹혀 잘못을 진정 회개해야 한다. 머리에 담아놓고 항상 삐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지식 많은 사람들 일선에서 몸 바친 용사들보다 나은 것 조금도 없다. 도움은 주지 못한체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다. 제2연평해전의 모든 것을 재정비해야 한다. 조금 먹고 살만하다고 각자 도생하고 교만하며 배려할 줄 모르는 우리들의 사고방식도 달리 해야 한다. 으리 현실에서 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가. 그동안 의심하고 보았던 13주기 제2연평해전을 통해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전사인지 순직인지도 구분 못했던 안이한 법률로 인해 보상도 제대로 해 주지 못했던 수치는 더 이상 간과 할 수가 없다. 얄팍한 보상을 목적으로 국가에 몸 바침 용사들은 아니지 않는가. 오죽하면 조국이 싫다고 등졌겠는가. 원통해 영원히 잠들지 못한 용사들. 우리들은 분명히 답해야 할 것이다. 30일 13주기를 보내면서 말이다.
첫댓글 굵은 빗줄기가 기다려지는 후덥지근한 아침입니다.
정결한 마음으로 새달을 맞이하자구요.
서해대전을 보듯이 생생합니다박정희대통령의 가족사진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수고하셨읍니다
@조정자 연평해전 동역상을 보면 저는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것을 보니 위정자들에 사고가 그정도 뿐이 안되는 같아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