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8일 융프라우 첫날
벌써 3일째이다. 아직 시간차 극복이 덜 되어서인지 피곤한데도 눈이 떠졌다.
아직 5시, 어제밤의 과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일찍 기상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점심도시락도 준비하고 Interlaken Ost Bahnhof(인터라켄 동쪽역)으로 이동했다.
Interlaken Ost(동역)에서 승차하여 Lauterbrunnen 에서 하차하여 Wengen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모든 기차가 Zahnbahn이다. 즉 가운데 톱니바퀴가 있어서 미끌어지지 않고 위로 마치 케이블카 가듯이 올라간다.
BH는 갈아타야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 많은 일정을 어떻게 외우고 있는지 신기하다. 그래서 우리 여행이 진행되지만 BH는 정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벵엔(Wengen)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멘리헨까지 갔다. 케이블카는 항상 신기하고 재미있다.
드디어 우리의 첫 트래킹이 시작되었다. 목표는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까지이다. 융프라우를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산들이 웅장하게 솟아나 있는 것을 배경으로 트래킹을 한다. 두 번이나 융프라우를 와 보았지만 이런 트래킹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저 꼭대기에서 눈만 보고 이곳이 알프스 최정상이구나라고 점만 직고 왔을 뿐이다. 팩키지 여행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멋진 경험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흐리고 구름이 많아서 이 좋은 경치를 마음껏 못 보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가끔 구름이 걷히면 감탄하고 또 감탄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멘리헨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풍경>
한여름에 밟아보는 눈은 신기하다. 더욱 이상한 것은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할미꽃과 그 외 이름 모르는 야생화가 무수히 많이 피어 있어서 들꽃들만 바라보아도 자연을 충분히 즐길 수가 있는데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기만하다. 경치 감상할 겨를도 없이 발길을 재촉해야한다.
공해에 찌든 허파를 청소할 겸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 마시면서 어릴 때 이후 처음 보는듯한 파란 하늘을 보며 눈에 미끌어질라 조심하며 걸어간다.
약 한시간 40분 정도로 트래킹을 마쳤다.
11시 30분경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로 가는 기차를 탔다.
원래 우리가 탔던 Lauterbrunnen에서 오는 기차이다.
이제 종점까지 간다.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하니 온 몸에 찬기운이 감아돈다. 한여름에 오리털 파카까지 입었지만 그래도 춥다.
점심을 먼저 먹느냐 경치 감상이 우선이냐 잠시 생각하다가 식사를 뒤로하고 전망대로 가기로 했다.
<융프라우 정상>
요흐 역 건물 내에서 걸어 가다가 ⓸스핑크스(Spinx) 안내판 따라가니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들이 북적댄다.
스핑크스 전망대 밖으로 나오니 눈밭에 사람들이 사지 찍느라 부산하다.
특히 중국인은 근처에 없으면 좋으련만 인구가 많으니 관광객도 어디를 가나 중국인 판이다. 시끄러워 죽겠다.
남녀노소 할 것없이 모두 수다쟁이에다 톤까지 높고 빨라서 귀가 아프다.
봉우리들도 많다. Jungfrau, Mönch, Eiger, Schreckhorn, Wetterhorn 그 아래 마지막으로 Schwarzhorn까지 알프스의 폼나는 봉우리들이 모여있다.
의미를 알아보면 젊은여자, 승려, Eiger는 그냥 이름, 괴물봉, 날씨봉, 마지막으로 검은봉우리이다.
빙벽에서는 케이블에 매달려 고속강하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주변 경치 또한 말로하기 어렵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가는 길에 <알파인 센세이션 일주 여행 체험>이라는 기묘한 반구가 번쩍인다. 시간에 쫓겨 감상도 못하고 사진만 얼른 찍으며 그냥 지나치듯이 훌터보고 말았다. 아쉽기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
그 다음으로 얼음궁전을 지났다. 옛날보다 흥미가 떨어졌다. 여러 번 봐서일까. 내용도 옛날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터미널로 돌아오니 많은 인파가 시장판이다. 라면 먹고 식당으로 가고 사진 찍고, 모두들 바쁘다. 세계 각국 인구가 다 모였다. 그러니 시끄럽기도 하다.
우리도 신라면 한 컵을 받아서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앉아서 후루룩 후딱 먹어치웠다. 오늘의 점심이다.
<융프라우요흐 개념도>
<동신항운에서 티켓과 함게 제공되는 신라면>
늦은 점심을 마치고 티켓 끊었는 것이 아까우니 본전 찾기 위해 케이블카를 길게 타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일단 Grund까지 기차를 타고 내려와서 케이블카로 갈아탔다. Männlichen 까지 매우 긴 구간이다. 멘리헨에서 또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라우터부루넨(Lauterbrunnen)까지 와서 또 다른 기차로 갈아탄다.
<얼음궁전에서>
<옛날 얼음궁전에서> 이번에는 이것이 없더라!!!!
비만 오지 얺으면 라우터부루넨에서 폭포를 볼텐데 비 때문에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역시 환상적이다. 넓은 테라스에서 별을 보며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비 때문에 철수하고 실내로 들어왔다.
남녀 따로 반주를 곁들인 저녁이다. 각자 가져온 반찬이라 거부감이 없다. 늦게까지 떠들고 마시다가 방으로 돌아와서 내일의 여정을 꿈꾸며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숙소에서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