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윤정은 작가는 2008년 20대 이후로 주로 에세이를 써오다가, 2018년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로 인기를 끌었다.
2023년 출간된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작가가 문학상 수상 이후 11년 만에 첫 장편소설을 출간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고, 한국소설 최초로 영국 ‘펭귄 랜덤하우스’에 소설을 수출했다.
30만부를 돌파한 그 여세를 몰아 후속작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출간했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영미권 포함 세계 20여 국에 수출하였고, 2023년 소설 1위를 기록하며 한국소설에 한 획을 그었다.
어릴적 부터 시를 썼다. 이후 꾸준히 글을 쓰다 책이 출간되었고, 2012년에 소설작품으로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 은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거의 20권 가까이 나왔다.
2. 도서
2008년 20대 여자를 위한 자기 발전 노트
2009년 하이힐 신고 독서하기 / 그림에서 만난 나의 멘토
2010년 20대의 만남이 인생을 결정한다 / 내 철학의 뿌리는 내게 있다
2011년 일탈, 제주 자유.
2012년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2014년 같이 걸을까?
2018년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 /세상의 모든 위로
2019년 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2020년 여행이거나 사랑이거나
2021년 사실은 이 말이 듣고 싶었어/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2023년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2024년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3. 줄거리
메리골드 마을에 한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다. 첫눈에 필(feel)이 온 두 사람은 청혼을 하게 되고 결혼까지 한다. 서로의 치유 능력이 맞다으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마술 같은 사랑이다.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사람이 지은이다.
아버지는 아픔을 치유하는 능력, 어머니는 희망을 실현하는 능력을 가졌는 것 같다. 이러한 부모님의 DNA 덕분에 두 가지 능력이 있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엿듣고 삶이 바뀌게 된다.
너무 놀라 무의식 속에서 부모님이 사라지는 꿈을 꾸었고,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려 헤어지게 된다. 부모님을 만나기 위한 백번째의 환생에 지쳐, 한 마을(메리골드)에 머무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그러다가 자신이 행복해야 부모님을 만나지 않을까?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마음 세탁소를 열기로 한다. 아름다운 능력을 가진, 신비로운 메리골드는 평화롭고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마을이다. 그곳에 마법 같은 빨간 동백꽃 잎이 회오리치면서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건물이 지어졌다.
현재 백번째 삶(1,000살이 넘음)을 살고 있는 지은이는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평범한 삶의 행복을 느끼고 죽고 싶다”라는 꿈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니 현실과의 괴리감에 너무 힘들었는지 “매일 저녁 지는 해를 바라보며 우는 여자”가 되어 버렸다.
지은은 자기의 두 가지 능력이 완성되는 날 죽기로 결심한 뒤로 어느 생보다 활기차게 산다.
그러다 해인을 만나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능력’과 ‘꿈꾸는 일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능력’을 완성하게 된다.
결국 자기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면서 두 번째의 능력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해인과의 사랑은 그렇게 꿈꾸든 평범한 삶의 회귀이자 자신의 완성품이다.
‘마음 세탁소’에 오는 손님은 지은이의 위로 차를 마시고 나면, 마법에 걸린 듯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게 된다.
하얀 티셔츠를 입고 이야기를 하면 얼룩(상처)이 묻는데, 이것을 세탁하고, 옥상에서 말려 그 얼룩이 지워지면 치유가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빨간 동백꽃 잎이 주위를 맴돌면서 회오리를 친다.
이해할 수 없는 설정과 과정이 환타지 소설 같기도 하다.
지은이 부모의 만남과 세탁소 등장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현실과는 많은 괴리가 있다.
하지만 아픈 상처를 지울 수 있는 세탁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존재한다면 나 또한 지우려고 할까?
아픔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픈 상처도 지금의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마음이라는 게 보이지도 않고 형태도 없는 것이 참 힘이 세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부터 시작되고, 마음으로부터 해결되고, 마음으로부터 끝이 난다.
마음으로부터 꽃이 피기도 하고 마음으로부터 불행이 지속되기도 한다.”
“마음은 어쩌면 모든 끝과 시작의 열쇠인 걸까?”
4. 첫 번째 치유 男
재하는 아버지가 3~4살 때 집을 나가 어머니(연자)와 반 지하에서 살았다.
어릴 때 집에 홀로 갖혀 있던 힘들었던 외로움을 세탁하려고 한다.
5. 두 번째 치유 女
연희(재하의 친구)는 남친(희재)과의 아픈 사랑의 상처를 세탁하려고 한다.
희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분신의 역할과 경제적 뒷받침까지 해주었는데, 결국 상처만 남기고 떠나 버렸다.
너무나 그 상처가 크기에 손세탁으로 얼룩을 제거한다.
하지만 연희는 “잃었던 사랑이라도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은 삶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사랑했던 기억은 힘을 잃지 않고, 내 안에서 반짝이며 머물러 있다”라고 한다.
6. 세 번째 치유 女
은별은 셀럽 인플루언서다.
온라인에선 인스타 팔로워 189만을 달성한 예쁘고 행복하고 건강한 시대의 아이콘이다.
하지만 늘 불안하여 손톱을 물어 뜯는다. 화려한 삶과는 달리 외로운 인플루언서이다.
삼 남매의 장녀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모델, 인플루언서 등으로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만 가족의 뒷바라지에 지쳐있었다.
가족 때문에 격는 괴로움과 아픔을 세탁하고자 한다.
은별의 삶은 “현실의 나는 사는게 즐겁지 않은데 정방형의 화면 안에서는 자신이 가장 즐거운 껍데기 삶, 렌즈 밖의 자신은 어둠이다. 카메라가 꺼지면 자신도 꺼지는 기분이다.”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이 곪아 있다. 곪아 있는지도, 아픈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가장 아픈 상처 한 두 개쯤은 치유해 주어야만 살만해진다는 것도 모르면서 살아 간다.”
7. 네 번째 치유 男
해인은 초등 3년에 할머니와 메리골드 마을에 이사 왔다. 사진작가인 엄마와 피아노밴드 아빠가 일찍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대학에서 미술사 전공을 하여 독립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해인은 특별하게 치유할 것은 없지만 재하와 연희의 절친으로 세탁소를 찾게 된다.
그런데 해인에게도 약간의 특별한 능력이 있는 듯하다.
지은이 마법을 부릴 때마다 나오는 꽃잎은 백만년의 세월 동안 해에게 가 닿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이고, 상처이며, 얼룩이다.
그런 능력을 지닌 지은이의 눈물을 아무도 모지 못하는데 보았고, 지은이의 슬픈 모습을 사진으로도 찍었다.
또 지은이가 보기에 해인은 아빠 같고, 연인 같은 마음이 생긴다며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존댓말을 한다.
해인도 지은이가 첫사랑을 닮은 여자로 보여 서로 간의 이심전심이 발동한다.
해인으로 인해 지은이는 평범한 삶의 욕망을 갖게 된다.
“햇살을 뒤로한 지은이를 보며 해인은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추지 않길 바란 순간이 지금까지 살면서 있었던가”라며.
“슬픔을 속으로 감내해야 했던 해인은 언제나 시간이 빨리 지나길 바랐고, 무언가를 가지고 싶어 하는 욕망보다 있는 그대로의 현재를 받아들이는 일에만 익숙했다. 그런데 마음에 낯선 바람이 분다. 언젠가 미래에 꺼내어 보고 싶은 하나의 장면이 있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8. 다섯 번째 치유 女
연자(재하의 母)는 가정이 어려워 전교에 1등을 해도 대학에 진학할 수가 없음을 안다.
5명의 동생을 부양하기 위한 희생이 싫어 집을 나와 두부 공장에 1년을 예상하고 취업한다.
하지만 세상 물정을 몰라 작업반장에 속아 임신하여 재하를 낳는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앗아간 그 지긋지긋한 가난의 아픔을 세탁하고자 한다.
”불행이라는 게, 사고라는 게, 예고를 하고 찾아올 순 없는가! 어떤 불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 불행은 피해 가시오.
혹은 불행하더라도 감당하겠소라고 선택할 순 없는 건가. 불행은 불행을 먹고 사는 건가“
9. 여섯 번째 치유 男
영희는 아버지가 교수이고 어머니는 변호사다. 그리고 형은 전교 1등 하는 수재다.
하지만 자신은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못난 아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왕따를 당하지만, 창피하다고 생각하고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못 한다.
모든 일이 나 때문이라는 책망하는 마음으로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어, 시계를 2개나 차고 다닌다.
그 책망하는 마음으로 인해 삶이 아무런 즐거움이 없다. 그래서 택배하면서 세탁소를 계속 눈여겨봐 온 것이다.
모든 일이 나 때문이라는 책망하는 마음을 세탁하고자 한다.
10. 마지막 치유 女는 지은이다.
지은이의 평범한 삶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해인으로 인해 완성된다.
사랑하는 마음이다.
1,000년을 살아도 숭고한 가슴앓이(아픔)를 느끼지 못했는데, 해인과의 사랑으로 인해 평범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마음 세탁소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세상살이의 아픔과 힘듦, 안 좋았던 상처를 지우는 것이라면,
지은이는 행복의 일부를 다림질하여 애틋한 사랑의 아픔을 갖는 것이라고 본다.
11. 궁금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색깔의 의미가 궁금하다.
”심장이 저릿, 아프다. 숨이 가빠와 주저앉는다.
순간, 주변을 동그랗게 맴돌고 있던 꽃잎들이 빠르게 회전하며 주황색으로 변색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P231 8줄)
”그때였다. 심장으로 빨려 들어간 꽃잎들이 빠른 속도로 흘러나온다.
주황색으로 변했던 꽃잎이 다시 빨간 동백 꽃잎으로 바뀌더니 삽시간에 파란색으로 색이 바뀐다.
물망초다. 물망초 꽃잎이다“(P231 끝줄)
”··나는 푸른빛이 된다. 나는 꽃잎이 된다.
나는 이제, 자유롭다“(P233)
이처럼 지은이가 처음 꿈을 꾸다가 그것이 현실로 되었듯이,
이번에 다시 꿈을 꾸다가 과거에 평범했던 삶으로 되돌아온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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