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0년의 불광“
- 덕하 강홍길 -
서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86년도 여름에 잠실벌에 불광사가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고 보살의 권유로 일요법회를 나간 지 올해로 딱 40년째이다. 그러니까 3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젊은이가 광덕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 한때는 뜨거운 환희의 눈물도 많이 흘렸고 일요법회 참석이 즐거움 중에 하나였다. 그랬던 젊은이가 지금은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 세월이 이렇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버린 것이다.
불광정상화 발원문 낭독 시 ”미증유의 갈등“이란 뜻을 검색해 보았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겪어보지 못한 갈등이란 뜻이다 (An unprecedented conflict). 제행무상(諸行無常) 부처님 가르침을 경험하고 있는 중인가? 100년 뒤 불광의 모습은 어떠할까? 예를 들면 2125년 12월 일요법회에는 평균 연령 몇 세의 불광 식구들이 광덕 큰스님의 ”마하반야바라밀“을 염송하고 있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1세기(100년)는 생각만큼 그리 멀지는 않아 보인다. 마치 40년이 금방 지나가 버린 것처럼. 따라서 현재의 갈등도 머지않아 해결이 될 것이고 먼 훗날에는 후대 불자들에게 불광 역사의 한 씁쓸한 자막으로 인식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불광정상화를 위한 특별한 묘수를 낸다고 하더라도 마땅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심지어 AI에게 물어보아도 원론적 답변만 할 것이다. 물론 부처님 정법수호를 위한 우리의 정당한 주장은 갈등이 원만하게 봉합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모르긴 하되 예상 밖의 인연 계기로 불현듯 쉽게 해결될 수 있음도 역시 제행무상의 법칙일 것이다.
오직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성실히 수행 생활에 용맹정진 함이 답일 것이다. 아름다운 장미꽃을 꺾으려면 가시에 쉽게 찔린다. 그 가시는 또한 행복을 잉태하는 씨앗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아픔을 조용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많은 선지식들께서 마음챙김 명상(Mindful Meditation)에 집중하라고 한다. 장식(藏識, Store Consciousness)에 휴면 상태로 있다가 수시로 들락거리는 분노, 탐욕, 원망, 슬픔 등이 발현되기 전에 빨리 집중하여 알아차림(Sati, awareness)을 한다면 반야지혜(般若智慧, Prajna, Panna)를 증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지만 일상적 수행 활동하면서 그럴 때마다 가끔씩, 때로는 자주 제동을 건다면 이것이 습(習 Vasana)으로 몸에 배어 선업(善業, Kuśala-Karma)으로 승화된다는 것이다. 최근의 방송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마음챙김에 바탕을 둔 스트레스 완화) Program도 부처님 가르침의 현대적 시현 방법인데, 이것 역시 오래 전(약45년전)에 미국의 존카밧진 박사가 개발한 명상 프로그램이었다.
우리 불광법회에 ”잉글리담마(Engli-Dhamma)“라는 불교를 영어로 공부하면서 수행에 집중 하는모임이 있다. 불광형제들 중에는 아직도 모르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다. 아마도 홍보에 치중하는 것보다 근기에 맞는 멤버들이 모여서 부처님 가르침을 심도있게 들여다보고 내재된 부처님 법을 여러 각도로 해석하면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Platform) 까지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수행 모임은 후끈거린다. 지난 2021년 3월에 시작하여 4년 9개월간 현재까지 113차례 실제로 대면 미팅을가졌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한 달에 2차례는 반드시 공부 수행 모임을 시행하고 있다. 비록 소수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중도 하차한 경우도 있었지만 평균 10명~15명은 4년이 넘도록 꾸준히 참석하는 멤버이다. 그중엔 캐나다인 수행자도 있다. 초창기부터 법당내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여 석촌호수의 한 까페 옥상에서도 몇 차례 모임을 가졌고 외부 장소, 3층 회의실, 큰스님 기념관, 보광당 코너 등으로 옮겨 다니면서도 공부수행에 대한 열망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불교영어기초, 영어반야심경, 영어천수경, 영어금강경을 해독하여 마쳤고 곧이어 틱낫한 스님의 ”The Heart of the Buddha’s Teaching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에 들어간 지도 제법 경과되어 내년 상반기에는 마무리하고 다음 영어 경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사중에 적지 않은 신도들은 우리 모임이 영어 공부하는 모임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결코 그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한때 마조 도일 스님이 24시간 주구장창 좌선만 하고 있음을 보다 못한 당나라 선승 남악 회양 선사께서는 일부러 벽돌(타일)을 가져와 열심히 바위에 갈아내는 모습을 연출한다 (마전성경 磨磚成鏡) 이유를 묻는 마조에게 거울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답하지만 미동도 하지 않고 좌선만 한다고 부처가 될 수 없음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었다. 부처님께서도 세제(世諦 세속적 진리)와 진제(眞諦 깨우친 진리) 2諦를 합명(合明) 하게 밝혀 중도(中道)의 진리를 5비구들(함께 고행)에게 먼저 설파하셨듯이 8정도(八正道) 계행(戒行) 중에서 정정진(正精進, Right Diligence) 역시 중요함을 말씀하셨는데, 이는 아뢰야식 장식(藏識)에 올바르고 좋으며 건전한 종자(Seeds)를 심어놓고 물을 주고 가꾸어야 행복, 기쁨, 즐거움, 화합이 만들어 짐을 의미하는 것 같다. 부처님께서 소냐 비구에게 거문고 줄을 너무 팽팽하게 당겨도 안되고 느슨해도 안되며 적당히 텐션을 주어야 아름다운 소리가 남을 일깨워 주신 가르침과도 맥락을 함께 한다고 할수 있다. 아울러 한가지 바람은 매주 일요일 불광법회에서 스님 법문을 듣는 신도들 중에서 갖가지 삶의 어려움이나 궁금증을 가진 불광 형제들도 있을 텐데 새해부터는 이를 명쾌하게 풀어줄 수 있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 생각한다.
정말로 불광법회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큰스님 ”마하반야바라밀“ 법문은 그야말로 부처님 대광명이고 온우주이고 참생명이며 불가사의한 위신력이며 대자연이며 지혜의 완성 그 자체임을 2026년 새해에는 여여하게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