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궤적에 맞춘 스윙’ 신인최다안타 이정후
신인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 넥센의 이정후
‘스포츠 2세는 부모를 뛰어넘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는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며 프로야구 신인 최다 안타라는 역사를 세웠다. "야구를 하는 내내 ‘이종범의 아들’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것을 걱정해서 야구를 반대했었다”는 이종범 해설위원. 야구계의 인재를 놓치는 우를 범할 뻔 했다.
이정후는 지난 5일 수원에서 벌어진 KBO리그 KT위즈와의 경기 7회 초 2사에서 심재민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시즌 158안타로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1994년 대졸 신인 서용빈(LG)이 보유한 신인 최다 안타 기록(157개)을 23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정후 스윙은 투수의 투구 궤적에 맞춰 스윙 한다. 하나의 고정된 틀에 박혀 있는 스윙이 아닌 코스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완성했다.
사진 1-1 투구 궤적에 맞춘 이정후 스윙궤적(측면)
타자는 투수가 던진 볼에 맞춰 대처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투수 마운드 높이 27.4cm, 투수평균 신장 약 180cm에서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볼은 자연스럽게 밑으로 향하게 된다.
이정후의 스윙 궤적은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는 스윙(슬라이트 업)이다. 사진1-1에서 보면 준비자세에서 컨텍 포인트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스윙으로 정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 1-2 투구 궤적에 맞춘 이정후 스윙궤적 (정면)
사진 1-3 해부학적 스윙 궤적(정면) 사진출처= imgur.com
타석에서 좋은 스윙의 핵심 키워드는 “투수의 투구 각도에 따라 조정 가능한 좋은 스윙을 갖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볼 때, 배트의 최적 스윙 평면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갈 때 볼의 각도와 거의 일치하는 약간의 상승 추세이다” (Sean Plouffe)
사진 1-4 투구 궤적에 따른 스윙 방범 사진출처=ampprotraining.com
사진 1-4에서 보면 스윙방법은 타석에서 볼을 밑으로 내려치는 방법, 비스듬히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이상적인 스윙은 투구 각도에 따라 스윙 하는 것이다. 투구는 자연스럽게 밑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스윙 각도를 그 기준으로 잡는 것이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최근 추세는 밑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의 구사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가끔은 골프 스윙에 가깝게 위로 올려 치기도 하고 반대로 높은 볼은 스윙 각도를 줄이고 있다. 이정후는 타석에서 한가지 스윙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투구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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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자세를 하나씩 자세하게 풀어보자.
첫 번째, 이상적인 스윙 궤적을 위해서는 배트의 출발 각도가 중요하다. 이정후의 배트 출발 위치인 ‘파워포지션’을 보면 어깨근처에 있으며 손목의 각도가 약 90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 1-5 타격 파워포지션
파워포지션 자세에서 손목의 각도는 투구에 빠르게 접근하며 파워를 만들기 위한 자세이다. 사진 1-5에서 보면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 동작으로 이동하며 손목의 각도인 일명 ’코킹’ 자세가 좋다.
두 번째는 적절한 체중이동이다.
이정후는 스트라이드를 조용하게 하면서 정확성과 파워를 만들어 낸다. 체중이동의 핵심은 상하 체의 균형을 유지하며 체중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체중이동 폭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과 신체에 비례해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정후는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조용한 스트라이드 동작을 통해 정교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 1-6 스트라이드 구간
타자가 스트라이드를 하는 이유는 몸을 빠르게 움직이기 위한 예비동작으로 체중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며 회전을 위한 전 동작이다. 뒤(왼발)에 있던 체중을 자연스럽게 앞쪽(오른발)으로 이동하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동작은 좋은 스윙을 만들어 내는 기본이 된다.
사진 1-7 체중이동 후 컨텍
사진 1-7에서 보면 뒤에(왼발)에 있던 체중을 앞쪽으로 이동시킨 후 허리가 리드하며 이상적인 스윙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생체 역학 분야의 전문가인 플래시그(Glenn Fleisig)는 자신이 공부한 타자들의 대부분이 체중의 90%를 앞발에 전달했고 뒤쪽 다리는 10%의 접촉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야구분석 기사에 의하면 “워싱턴 내셔널즈 (Washington Nationalals)의 베팅 코디네이터인 슈 (Schu)는 비디오를 통해 미 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의 브라이스 하퍼(Bryce Harper 역대 14번째로 25세 이전에 통산 150홈런)와 베이브 루스(Babe Ruth, 통산 홈런 714개, 타율 0.342, 안타 2,873개 )의 클립을 모니터에 나란히 배치하고 각 타자의 배트가 피치로 연결된 스틸 사진에서 뻣뻣한 앞발, 뒤집힌 몸통과 뒷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동작이 동일하고 컨텍 지점에서 똑같은 스윙을 가지고 있다." 고 했다.
타자의 스윙 동작은 세대를 넘어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야 하는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후의 스윙 역시 스트라이크 존을 잘 커버하는 궤적을 가지고 있다. 예전 밑으로 내려오는 다운 스윙에서 벗어나 투수가 던진 볼에 따라 비스듬하게 올라가는 스윙으로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23년만에 158안타로 KBO리그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운 이정후.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대 기록까지 만들어 냈다. 남은 시즌 건강하게 더 많은 안타를 만들어 내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