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5일까지 충남 서천 홍원항에서 가을을 대표하는 맛있는 축제, 제14회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가 펼쳐진다.
듣기만 해도 침 넘어가는 맛있는 축제로 넘쳐나는 서해안 가을 별미 여행을 소개한다.
말이 필요없는 가을 전어 구이
가을 서해안을 즐기는 키워드는 전어와 꽃게, 그리고 대하이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맛있는 것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9.5~10.31)를 시작으로 서천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축제(9.22~10.5)와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대하·전어축제(9.22~10.5)에 이어 안면도 백사장대하축제(9.27~10.26)가 마무리한다.
당일치기로도 최고! 서해안 가을 별미 여행
2014년 10월5일까지 전어·꽃게축제가 펼쳐지는 서천 홍원항 마량포구 일몰
서천 홍원항 전경. 아담한 포구는 가을이면 전어와 꽃게를 맛보러 온 이들로 들썩거린다. 맛있게 먹고 난 후 포구 주변을 걸어보는 것도 놓치지 말자
눈치 챘겠지만 주인공은 모두 비슷하다. 데이트를 위해서라면 안면도나 무창포의 고즈넉한 바다를, 어르신들의 회식 모임이나 가족 단위 먹자 여행이라면 홍성 남당항이나 서천 홍원항을 추천한다. 충남의 최남단 서천에 자리한 홍원항은 금강만 건너가면 전북 군산이다. 남도 여행 또는 ‘먹고 먹고 또 먹고’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돌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의 압박을 견뎌낼 시간적 여유와 정신력이 있다면 이들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여럿 이어 보는 것도 좋겠다.
2014서천 홍원항 자연산전어?꽃게 축제장 전경
축제장 초입부터 자리한 음식점들을 지나 길을 따라 걸으면 홍원 어촌계판매장(왼쪽)이 나온다. 여러 명이거나 전어·꽃게·대하 등 다양하게 맛보고 싶다면 이곳에서 생물을 사서(오른쪽) 2층 식당으로 올라가 차림비(1인 7000원)을 내고 먹는 것도 괜찮다
이번 여행지는 홍원항 자연산 전어·꽃게 축제를 선택했다. 전어와 꽃게 모두를 맛보고 싶은데다 마량포구의 가을 낙조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주말, 서해안고속도로는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니 유리심장을 가진 이들은 늦어도 오전 7시(수도권 기준)에는 출발해 조금 이른 점심을 즐기고 올라오기를 권한다. 당일치기 여행과 여유있는 주말 저녁모두를 원한다면 말이다.
행정구역상 충남이지만 전북과 바로 맞닿은 서천 홍원항은 제법 달려가야 한다. 서울 동북부 끝자락에 자리한 기자의 집에서는 230km나 떨어진 고장이다(서울역에서 대구역까지 290km). 그래도 고소한 전어를 맛볼 생각에 어깨가 들썩인다. “기다려라! 전어야!” 황금 들판과 함께 달려간다.
부지런하게 달려갔건만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데도 홍원항 주차장은 이미 차량들로 빼곡하다. 다른 서해안 먹거리 축제와 비슷하게 굉장한 행사는 없다. 아담한 무대에서 노래자랑 등의 행사와 주말 오후 2시면 전어 맨손잡이 정도를 즐길 수 있다. 서천 특산품인 한산 소곡주, 한산 모시떡 등도 구입할 수 있다. 주차장 초입부터 음식점이 이어진다. 길을 따라 계속 가면 활어시장을 알리는 문패가 나온다. 싱싱한 가을 꽃게와 전어, 대하들이 펄떡인다.
집나간 며느리 붙잡는 전설의 가을 전어
마늘과 고추를 더한 막장을 더해 맛보는 고소한 전어회
며느리의 발길도 돌렸다는 가을 전어 구이 / “제가 바로 전어랍니다!”
먼저 가을 전어부터 만나보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가을 요물! 매년 서해안 전역에 전어 축제가 펼쳐지는 이즈음은 바로 전어가 산란기를 마치고 살이 찌는 시기다. 뼈는 부드러워지고 속살은 지방질이 풍부해져 고소한 맛이 으뜸이다.
회로 먹어도 비린내보다는 고소함이 앞서고 구우면 구울수록 고소함은 더해진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 이라는 말을 이해하려면 그저 가을 전어를 맛보면 된다.
부드러워진 뼈 덕분에 전어 통째로 맛보기에도 별 무리가 없다. 점점 날씨가 추워지면서 뼈는 억세질 터. 무조건 통째로 씹기보다는 살짝 뼈 상태를 확인하자. 맛있는 먹거리가 넘쳐나는 서해안의 가을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지금이야 가을 별미로 최고의 사랑을 받는 전어의 과거도 들려온다. 예전에는 자연산 대하 그물에 껴서 올라오는 천덕꾸러기였단다.
예나 지금이나 귀한 몸 자연산 대하의 위상은 변한 바 없지만(우리들은 자연산 대하를 거의 맛볼 수 없다. 너무 귀하고 비싼데다 성질 급한 그들은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수분 내 세상을 하직하고 만다.)
전어는 얘기가 다르다. 대하 그물에 섞여 올라오던 생선. 너무 흔해 먹을 생각도 못했다던 전어는 그물에서 빼지도 않고 으스러뜨리기도 했단다.
그러다 누군가가 전어를 내다 팔았고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에 사람들이 하나둘 몰렸다는 것.
올해는 꽃게 풍년, 달콤해요 속살 꽉찬 가을 수게
봄에는 암게, 가을에는 수게. 속살 꽉 찬 꽃게찜
시원한 국물로 즐기는 꽃게탕
서천에서 나고 자란 홍원항 근처에서 횟집을 운영중인 상인의 설명이다.
괄시받던 전어. 가을 별미로 승승장구한다. 매년 어획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데 2014년 올해는 kg에 2만원 선이다. 음식점에 들어가서 먹을 때는 3만원이다.
여럿이 왔거나 다양한 먹거리를 푸짐하게 맛보고 싶을 경우에는 전어·꽃게·대하 등 생물을 사서 식당에 차림비(1인 7000원)를 내는 편이 낫고 나홀로 여행객이 전어만 맛보고 싶을 땐 음식점에서 먹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