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Naches Loop Trail – Dewey Lake – Tipsoo Lake
7월의 눈밭에서 뻘뻘 땀을 흘리다.
산속의 아침은 맑고 청량하다. 숲 속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기분좋게 약간 추운 날씨를 즐긴다.
아침 모닥불 곁에서 방금 내린 커피를 마신다. 오트우유를 넣어 라떼를 만들어 마신다. 평소처럼…
오늘의 여정은 완전 여유롭다고 대장님이 말씀하신다. 그럼 복장도 여유롭게!
트레일 헤드에 도착하니 눈밭이다. 7월의 눈밭! 처음에는 신이 났다. 어서 사진찍어서 7월에 눈을 밟은 것을 남기자.
그러나 갈수록 태산!
눈길의 폭이 좁고 가파르다. 맞은 편에서 오던 다른 팀의 여성이 매우 미끄럽다고 주의를 준다.
긴장하지 않으면 어디까지 굴러 갈지 알 수 없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스틱을 꾹 눌러 안전을 확보하고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저 코너만 돌면 눈이 없으리… 기대하고 가지만 돌아봐도 눈이고, 또 눈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왔던 한 팀은 기권하고 돌아서 나간다. 그러나 우리는 간다. 큰 산이니 북쪽을 다 돌아야 눈이 좀 없으리라… 대장님이 안전을 확보해 주시니 안심하고 나아간다. 이상하게 대장님이 계시면 어려운 길도 갈 용기가 생긴다. 예전의 여름 알프스에서도 그랬다 마테로사 산장가는 길에 빙하를 건너고 절벽의 사다리길을 내려갈 때에도 안전을 잘 확보해 주셔서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은 그 길을 다녀왔다.
눈밭에서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땀을 뻘뻘 흘렸다면 사람들이 믿을까?
작은 lake을 2개 만났다. 너무 아름답고 경치가 좋아서 두번째 lake이 마지막 목표점이라도 된 듯 너른 바위에 앉아 준비한 단팥빵, 소보로 빵, 복숭아, 아이스커피로 점심을 먹고 쉬었다. 더 갈 것인가? 그만 되돌아 갈 것인가? 아무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 갈 사람들처럼 오랫동안 쉬면서 경치를 즐겼다.
호수를 한바퀴 돌고 가려고 일어나 나섰는데… 대장님이 Dewey Lake을 말씀하신다. 조금 더 가자! Dewey Lake은 정말 크고 아름다웠다. 내친김에 Loop를 다 돌기로 마음먹었다. “아~~ 이 길 너무 좋아~~” 보고파님의 감탄사 연발! 아름다운 길이었다. 가을에 한번 더 오고 싶은 그런 길이다. 가을이라면 눈도 없고 매우 쉽고도 아름다운 길이 될 것이다.
오드리님의 갈비와 보고파님의 스테이크를 함께 먹는 호사를 누렸다.
셋째날.
산에 고등어가 …
크리스탈 스키장의 곤돌라 관광
이게 어찌된 일이지? 고등어는 산에서 먹어야 한단다. 냄새가 심하여 집에서 해먹기 힘든 음식은 산에서 하면 좋단다. 이렇게 맛있는 고등어를 내가 먹어 보았던가? 고등어를 잡숫고 싶은 분은 샤이니님 캠핑 올 때 함께 오세요. 버섯 된장찌개와 홍대장님이 직접 구운 숯불 고등어 구이. 포슬포슬하게 구운 감자.
맛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말없음.
마지막에는 보상이 있어야 될 듯싶다. 이틀 연이어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산행을 하고 - 물론 캠핑장에서는 맛있는 음식과 쉼과 여유를 주는 모닥불과 숲 속의 상쾌한 공기에서 푹 잠을 잤지만 – 오늘은 집에 가는 날이다. 스키장이 변화를 주기 위해 공사를 많이 했다고 하니 가서 보기로 한다. Icon pass를 이용하여 산에 오른다. 눈이 녹은 여름산이 더 경사져 보인다. 충분한 휴식을 하고 도시로 다시 복귀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첫댓글 햇살님이 올려주신 글이 실제 상황을 넘 실감나게 표현하셨네요. 몇 주간 참석 못하는데 다들 자연과 함께 캠핑을 통해 우정을 나누신 것 같아요!
멋진 캠핑이야기를 잘 풀어주셔서 재미있게읽었슴니다. 감사합니다.
햇살님의 캠핑, 산행기가 생생하네요. 즐감했어요.
꽃과 어우르진 레이니어산 사진도 정말 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