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전기기능장 시험을 보겠다는 야먕을 품고 시험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가장 생소하고 부담되는 과목이 PLC와 3로 스위치 였다. 이것은 아무래도 혼자서 해결하기는 너무 시간이 소요될 것 같고해서
학원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비에 대한 학원 견적은 68만원. 한달 반의 교육비 치고는 센편이다.
내돈을 들이지 않고 하는 방법을 찾아 고용센터로 갔다. 한달 동안의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나서야 학원에 다녀도 좋다고
담당 미즈께서 결론을 내려준다. 기간은 6개월이니 카드 발급은 학원이 정해지면 그때 와서 받아 가란다.
한정된 기간에 많은 교육을 받으라는 배려에서다.
내가 필요한 것 오직 PLC 교육이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들어봐도 뭐가 뭔지 감이 오지를 않는다. 몇 년전에 CUBLOC인가 뭔가하는
mini PLC를 사다가 이것저것 만들고 재미있어 여러개를 사서 응용한적이 있었는데.. 지금 동영상 강의에서는 램프 몇개 점멸 시키면서
타임챠트니 로직이니 뭐 이상한 것으로 사람을 골탕먹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짓은 내가 한거나 시험이나 똑 같은데 뭐가 이리 복잡한가 말이다. 어쨋든 학문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높은 장벽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져 찾아보니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학원에서 PLC 만 20일 교육한다고 한다. 올커니 바로 이것야! 당장 달려가 문의를 했더니 고용센터에서 발급한 카드결재는 안되고 현금을 내란다. 어쩔수 없이 한달간의 노력으로 따놓은 국비 카드는 재껴 놓고
내카드로 22만원 을 결재했다. 개강은 일주일 남았다. 희망에 부푼 가슴을 안고 미리 예습도 하고 자료도 정리하고 했다.
개강하루 전날이다. 야외에서 산책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학원인데요 원장님이 갑자기 교육을 가게 되셔서 교육이 취소되었습니다. 구좌번호를 찍어주세요 환불해드리겠습니다." 이런 제기랄 뭐 이런게 다있어 ! 성원이 안되니 오리발 내미는게 분명하다.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부터 신길동. 영등포일대의 학원을 다니면서 상담을 했다.
우리 학원은 국비과정은 안합니다!
우리학원은 가능은 한데 인원이 최소 10명은 되야 개강합니다! 등등 불투명한 이야기들 만 해댄다.
어쨋든 선택의 여지도 없이 국비과정이 가능한 영등포 로터리에 소재한 학원에서 기능장 실기교육을 받기로하고 고용센터 담당자에게
말했더니 왜 필기를 먼저하지 않고 실기부터 하느냐고 한다. 장황한 설명이 이어진다. PLC라고 하는 고약한 것이 있는데 이것을
공부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뒤집어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을 했다.
한참 설명을 들은 뒤 "연세도 있으신데 너무 여려운 시험을 택하신 것 같습니다. 좀 단계를 낮추어 전기기사나 산업기사를 보는게 낳지
않겠느냐고 조언을 한다. 나는 꼭 이걸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니 그녀도 하는 수 없이 그렇게하자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서는 준고령자 영감태기가 뭘하겠다고 우기는지 원!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우여곡절 끝에 학원 강의가 시작되었다. 총 한달 반정도의 교육기간 동안 PLC 교육은 일주일이고 나머지는 배관실습이란다. 헐! 일주일 후에는 나는 뭘하나? 그놈의 실습은 기능사 시험보느라고 죽도록해서 아직도 손가락이 얼얼한데...
PLC교육이 시작되었다. 프로그램 내려받기가 잘 안되서 하루 까먹고, 통신 케이블이 안되서 하루 까먹고 , 이런저런 사유로 3일간 9시간을 노트북 셋엎하는데 허송했다. 강사는 준비가 엉망이라고 학원측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다. 학원은 돈안되는 기능장에 대해 그렇게 성의도 보이지 않는다.
한주간의 PLC교육이 끝났다. 이제는 제어판 실습을 한단다. 납땜도 하고 난리다. 저런 것은 나는 수십년 해서 필요 없는 건데...
대체로 난감하다. 강사에게 나는 기능사도 땃고 전자전공이라 남땜도 경력이 많으니 실습 안하고 PLC 연습만 하겠다고 말했더니 무덤덤한 표정이다. 그리하여 나는 PLC 연습만하고 다른 사람들은 정상 수업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필기시험을 보는 데 나는 보지도 않고 계속 되지도 않는 PLC만 주물러 대다가 교육이 종료되었다.
하루 5시간씩 길에다 시간을 깔고 가서 3시간 교육 받고 돌아오는 교육이 종료되고 나니 해방된 기분이다. 힘들게 학원 다녀봐야
특별한 수도 없고 이제부터는 집에서 느긋하게 하자! 그래서 PLC와 교재를 구매했다. 학원에서 배운 PLC는 구닥다리 Master-K형
이고 새로 구매한것은 신형 XGB.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뭐가ㅣ뭔지 더듬거리면서 한달을 보냈다. 필기 시험이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젠장, PLC 덮어 놓고 필기하자.. 그렇게 시작한 벼락치기는 55점의 결과를 출력하고 말았다. 계산 문제는
모두 재껴놓고 출전 했으니 될리가 없다. 게다가 출제 기준이 바뀐 탓에 안면이 없는 문제도 많다. 하지만 아직도 필기는 걱정하지 않는다. 오로지 잘 안되는 것이 PLC다!
어제 고용센터에서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 선생님 왜 학원 안다니세요 카드 잔액이 많이 남았는데요...
학원에 다니는 것이 너무 시간 낭비가 많고 해서 가능하면 집에서 독학하려해요. 라고 대답했다.
아직 기간이 남았으니 공부하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오세요. 라고 친절히 대답한다.
그러자고 했다. 기사과정을 공부해서 필기에 보탬을 줘볼까 생각도 하다가 옆길로 새지말자!
오로지 무던한 방법으로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일단 정리했다.
필기 시험이 끝난 후 2주일 넘게 39회차 8줄 짜리 프로그램 하나만 가지고 2주 넘게 째려보고 있다. 이것저것 다양한 프로그램 연습한다고 될 일이 아니고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가야 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8줄 짜리 프로 그램을 크게 프린터해서 여기저기 붙혀 놓았다. 침대 옆에도 붙혀 놓고 돌아 누으면 보이게 해두었다. 꿈속에서도 보일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4월11일 ~ 7월 11일 3개월 동안 연습한 PLC ! 아직도 입문 단계에서 헤메고 있다. 이제 어렴풋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내년 봄까지 많은 시간을 벌어 놓았다. 시간은 결심여하에 따라 많기도 했다가 조급하기도 했다가 한다.
첫눈이 내리는 날 쯤 되면 좀 잘 보일려나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그때 되면 노래방 크게 틀어 놓고 [안동역에서]를 멋지게 한번 불러 재껴 볼까한다.
첫댓글 침대 옆에도 붙여놓고 공부하면 꿈자리 사나울텐데.....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천천히 하자구요
기능장을 향한 노인들의 처절한 몸부림 ㅋㅋ
충북 괴산은 양노당에서 80대는 막내취급하고 70대는 선배들이 잔심부름 시켜서 양노당을 안간답니다.
60대는 청춘이기에 3시간 교육받으려 5시간을 길바닥에 까는 열정을 발휘하실거라 믿습니다.
두 선배님의 열정 본 받아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분의 스타일이 대조적이면서도 매치가 잘 되는 것을 보면 의아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관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일은 완전 반대. 극히 일부 기질은 유사 뭐 그런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