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가벼운 일정으로 일본 규슈의 북쪽인 사가현에 새롭게 개장한
규슈 올레 코스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
규슈 올레란 제주도에 조성된 올레의 안내시스템과 평가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와서 조성한 일본 규슈 지방의 길로 2011년부터 매년 4개 정도씩
개장하여 지금은 12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정되는 방법은 규슈에 있는 7개 현(한국의로 치면 도 개념)에서
규슈 올레 지정을 원하는 후보 코스를 규슈관광추진기구에 제출하면
(사)제주 올레의 탐사팀과 관계자들이 그 길을 모두 걸어보고
규슈 올레에 도달할 만한 자격이 있는 길을 골라 인증을 하고,
안내시스템과 조성에 참여하여 최종 조성을 완료하게 됩니다.
이 심사 조건이 꽤 까다로워 8대1 정도의 경쟁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즉, 각 지역에서 좋다고 생각되는 길이 후보로 올라와도 여덟 개 중에
한개 정도만 선정이 된다는 것이지요.
사가현의 초청으로 다녀온 이번 여행에는 일본 걷기여행 상품을 내놓는
여러 여행사 대표분들과 미디어, 작가 등등 매우 다양한 계층에서 일하는
분들 이십여 명이 함께 길동무를 했습니다.
서울 보다는 한참 남쪽이기에 벚꽃 보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벚꽃의 마지막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여행인 듯합니다.
그 이야기를 500여장의 사진 이야기와 함께 하시겠습니다.
*게시물 한 개 당 사진이 50장 밖에 올라가지 않아서 10개로 나누어 올림을 양해 바랍니다. ^^;
오후 2시 50분 사가행 티웨이 항공이었기 때문에 사무실 출근 후 일을 보고
서울역에서 처음으로 인천공항 직행 철도를 이용해 봤습니다.
깜짝 놀란 건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7층까지 내려가야 공항철도를 탈 수 있다는 것이었답니다.
KTX의 그것처럼 깔끔한 모습입니다.
서울역을 출발한 지 50분 만에 도착한 인천공항 철도 터미널입니다.
빠르긴 빠르네요. ^^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답승시간을 기다리는데,
왕실 복장을 갖춘 배우들이 이런 퍼포먼스를 하네요.
아마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아닐가 싶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은 이곳에서 꽤 기발한 발상이기는 합니다.
다만, 배경도 좀 근사하게 제대로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조금 지나친 욕심까지 내봅니다. ^^
왜 배가 고픈가 했더니 점심을 건너 뛰었더군요. ^^
그래서 공항 떡볶이는 어떤가 맛을 봤습니다. 꽤 맛났습니다.
해외 나갈 때 늘 그렇듯 제가 타고 갈 비행기도 카메라 앵글에 습관처럼 잡아 넣고 탑승합니다.
저가항공사이지만 식사 제공 안하는 것을 제외하면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해외 저가항공사 보다는 서비스가 훨씬 좋은 편이지요.
저 섬은 아마 이작도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티웨이에서 주는 유기농 야채 과자인데, 꽤 맛이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주는 듯한 인상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일본행 기내식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만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사가현의 풍경.
걷는 길을 조성하기도 하는 제 입장에서 저런 곳에 길 만들면 겁나 재미나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사가현에 도착!
공항까지 배웅 나오신 사가현관광연맹의 나카시마 과장님과 유수근 님의
환대를 받으며 버스에 오릅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일본여행닷컴(JNC)의 서태원 소장님의 안내멘트입니다.
믿음이 가는 인상에 말씀도 편안하게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아마 발도행 식구들과 이곳을 갈 때도 많은 도움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
가라츠시에 도착한 것을 가라츠성이 몸소 일깨워주네요.
가라츠시에서 가장 크다는 가라츠다이와로얄호텔입니다.
호텔 프런트...
배정 받은 방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입니다.
마츠우라강의 저녁 정취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호텔 복도입니다. 일본 호텔의 복도를 늘 사진에 남기는 이유는 복도 풍경 하나만 보아도
그 호텔의 수준이 대략 짐작 되기 때문이지요.
다음날 묵는 우레시노 와타야뱃소 호텔의 복도와 비교해보시면 이해되실 듯... ^^;
저녁식사를 하러 갑니다.
만찬장입니다.
기본 상차림이네요.
전 일정을 함께 해주신 사가현관광연맹의 나카시마 과장님과 통역을 도와주신 유수근 님의 인사말.
가라츠시 관광과에서도 두 분이 나오셔서 환영해주셨습니다. ^^
건배와 함께 식사 시~~작!
바다를 인접한 곳들이 대개 그렇듯 회 맛이 참 좋습니다. ^^
튀김도 이어서 서빙됩니다.
마츠우라강의 저녁 풍경은 이렇습니다.
먼동이 터오는 아침!
식사 전 온천을 즐기고 오면서 찰칵!
우와... 스카이라운지의 아침식사장이 많이 붐빕니다.
일본을 여러번 오면서 이렇게 붐비는 아침은 처음 먹어 봅니다.
한국 단체 관광객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습니다. ^^
제가 가져온 첫번째 상차림.
식사 장소에서 내다 보이는 가라츠성과 시내 일대입니다.
일본은 어디가나 저런 성의 천수각이 각 지방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진 우리의 수많은 건축 문화유산들이 더욱 안타까워지는 순간입니다.
천수각을 중심으로 좀더 당겨봅니다. 벚꽃이 아직 많이 남아 있네요.
저 천수각을 짓는 방식도 토요토미 히데요시 정권 시절의 건축양식과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그 시대의 문화를 모모야먀라고 하는데, 이날 걷게 되는 가라츠 올레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두번째 상차림! 빵이 맛났습니다.
그리고 일본 가면 꼭 먹는 우유와 요거트도 듬뿍.... ^^
아침부터 식당에서 줄 서게 만든 죄는 이 커피가 맛있어서 용서해주기로 합니다. ^^
가라츠 올레를 걷기 위해 이동하며 버스에서 촬영한 가라츠성입니다.
시간 관계상 가보지는 못했지만 담에 오면 꼭 가보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걸은 가라츠(가라쓰) 올레 코스의 지도입니다.
총 11.2km 정도 되고, 소요시간은 관람시간을 포함해 4~5시간 정도입니다.
난이도는 중하 수준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임진왜란 당시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을 위해 전국에서 집결시킨
군사들이 주둔한 전쟁 전초기지인 나고야 성터가 바로 이 올레 안에 폐허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가슴 아픈 역사이겠으나 지금의 우리는 언제나 '온고지신'의 자세를
가져야 함에 그 의미를 새기며 이 길을 걸어야 겠습니다.
모모야마 휴게소에서 가라츠 올레가 시작됩니다.
모모야마란 토요토미 정권 시대의 문화를 일컫는 말로 천수각을 대표로 하는 건축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권력과 부의 상징으로 화려한 벽화를 생활공간에 넣은 것도 이 시대
특징이라고 하네요.
제주 조랑말 간세가 이곳에서도 고생이 많습니다. ^^
출발하기 전 점검...
오늘 길을 앞장서서 안내해주실 분이 나오셨습니다.
길을 걷는 중간에 누군가 임진왜란에 대한 생각을 이분에게 물어봤는데,
노코멘트 하셨습니다. 당연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
시작부터 땅에 떨어져 두 번째 개화를 한 동백들이 시선을 끕니다.
주검이 되어서도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본받을 일이라고 봅니다.
깊고 깊은 동백숲을 잠시 지나면...
마에다 도시이에라는 대영주의 진영터에 닿습니다.
오랜 내전으로 벼려질 때로 벼려졌을 임진왜란 직전의 일본 상황을 살펴보면
이곳에 모였을 군사들의 살벌함이 얼마나 대단했을 지 몸서리가 쳐집니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자연은 그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무심하게 돋아납니다.
오늘 아침 읽은 글 중에
'자연이 무심하지 않았다면 인간이 이 땅에 발 딛고 설 자리가 있었겠는가!'라는 구절이 떠오르네요.
자연이 무심하지 않았다면 정말 인간이 지금까지 종족 유지나 할 수 있었을까요?
길을 조성할 때는 가급적 그 길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표본 하나를 이곳에서 봅니다. 물론 자주 유지보수를 해주어야겠지요.
친절한 안내문구도 곳곳에서 보입니다.
어느분은 이렇게 코팅된 안내문이 좀더 시설화 되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길을 만드는 입장이기도 한 제가 보기에는 이런 간이 안내시설이 더 좋다고 봅니다.
무엇이든 간에 길을 만들 때는 인공적인 부분은 가장 최소화 하는 것이 미덕이니까요.
인공시설을 줄이는 것도
사람들이 저도 사람이면서 사람 많은 곳을 피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일까요?
제주 올레의 안내시스템은 이곳 규슈 올레에 그대로 이식되었습니다.
너무나 놀라운 것은 차를 타고 오면서 서태원 소장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한국인이 월등히 많던 규슈올레 방문객 수가 작년에는 역전되어 일본인들이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즉, 규슈 올레가 한국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일본의 걷기여행 문화를 부흥하는데 일정부분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길에서도 한류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자랑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가라츠 올레 코스는 이제 막 도입부를 지납니다.
다음 2편으로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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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발견님!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좋은사진 계속 잘보겠습니다
자,, 이제 시작이시군요.. ^^
이런 좋은 자료가!!
동행하듯 떠나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