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아, 여기! 하며 놀라기까지 한, 내 관심을 집중시키는 기사가 하나 있었다.
물론 나에겐 여러가지가 연결되는 사안이기도 했다.
첫째, 내가 작년 봄에 거기(평화의 댐)에 직접 자전거를 타고 가 보았던 곳이기도 하지만,
둘째, 그 댐을 보면서,
아이, 저렇게 거대한 그러면서도 답답한(어쩌면 흉물스런) 댐의 벽면에 나에게 작품(그림이거나 조형물)을 하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헛된 꿈을 품으며 지나갔으며,
셋째, 그렇잖아도 요 며칠 사이에 나는 유화 '가을 들판'을 하면서 그 그림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자전거 여행'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는데(너무나 양이 방대해서, 작년 것은 못할 것 같고, 올해 것만 '가을 들판'과 연결시켜 하게 될 것 같다.), 어차피 '가을 들판' 역시 동영상으로 제작 중이며 그게 완성되면 '유튜브'에 올려야 하는(올 봄, 스페인 가기 전에 '새빨간 거짓말'을 올린 이래 잠잠한 상태) 일이 기다리고 있는 등,
이래저래 내 현실과도 연결되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일이기도 했다.
(우선, 그 기사를 소개한다. 아래)
https://news.v.daum.net/v/20181114163427315
강원 화천에 자리잡고 있는 ‘평화의 댐’의 거대한 콘크리트 경사면에 그려진 그림이, '트릭아트(눈속임) 벽화'라 했고, 그 작품이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는 걸 강조하는 기사였다.
물론 내 첫번 째 느낌은,
게 중 다행이군! 이었다.
그런 지방자치단체에서 하는 일이 떠들썩해도 실재로는 유치한 게 많은데, 그래서 오히려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식의 환경파괴물로 전락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상당히 괜찮은' 것(발상)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다만, 그 기사의(아마 그 지자체 역시 그랬겠지만), '세계 최대 규모' '기네스 북' 등재 등에 초점을 맞추며(거기에 작품을 도입한 의지가 중요하고 또 그 작품이 중요한 것이지, 세계 최대가 아니면 어떻고 또 기네스북에 등재되지 않았다 해도 뭐 어떻다는 건가?), 그런 거라도 강조해가며 자기들의 치적을 내세우려는 관계자들(기자 역시 왜 그 점만을 강조했는지.......)의 속내도 보이는 것 같아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기는 했지만,
그나마 다른 유치한 조형물에 비해선 괜찮다는 느낌만으로도 다행일 수 있었다.
이제 나 자신으로 돌아오면,
그런 작품은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하게 되는가? 나 역시 그런 작품을 하고 싶은 사람인데, 나는 죽을 때까지 그런 거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고 말 것인가...... 이렇게 집안에 처박혀 있고, 그 누구도 나를 찾는 사람이 없는데 감히 꿈이나 꿀 수 있는 일이던가. 하는 생각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런데 '트릭 아트'라고? 하면서 나는 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그런 얘길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아니, 들어보긴 했을지 모른다. 별로 관심있게 보지 않았기에 기억이 안 날 수도 있으니까.), 어쨌거나 '눈속임 그림'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예술가들이 그런 기법을 자주 작품에 써먹는 것이니까.
사실, 내가 작년에 자전거를 끌고 '민통선'을 지나(나는 '간첩'으로 오인되기까지 했다.) 그 '평화의 댐'을 맞닥뜨리면서는,
이 아름답고 깊은 산골에 저런 거대하고 흉물스런 콘크리트벽이 있어야 한다니! 하는 거부감과 함께, 저기에 뭔가 작품을 연결시키면 그나마 그런 느낌을 상당히 해소해 줄 텐데...... 하면서, 나 나름대로 거기에 무슨 작품을 할 것인가를 구상하기도 했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찍어두었던 '평화의 댐' 사진들(자료에서)


그러면서 지나쳤던 그 곳에, 이제는 멀쩡한 작품이 그려져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다행이긴 한데,
나는 언제나 그런 작품을 하게 될까(영영 못하고 말겠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드니,
아직도 나는 미련이 많은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그나저나, 그 '트릭아트'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을 짚어보면.......
그런 '거대하고' '기네스북'에 오르는 작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역시 올 봄에 '조 교장'(비안도 노래)의 학교 벽화 공사를 할 때 써먹었던 기법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거기 세 벽면에 '세 계절'을 표현했는데, 그 중 '여름'이었던 창고 벽면.
애당초 이랬던 벽인데,

이 벽면에 제일 눈에 띄는(거슬리는) 부분이 바로 '창고 문'(사용하지 않는)과 그저 대충 판자로 막은 창문이라,

문은 '원두막'으로, 때운 창문은 '구름'으로 그려(사람의 눈을 속여), 마치 자연스런 여름 풍경인 것처럼 보이게끔 표현하는......
원래 저 하늘 가운데에 있는 창문엔, '턱을 괴고 있는 한 아이'를 그려 넣으려다, 그러다 보면 일이 너무 많아지고 또 거기에 놓고 올라가 그리기에 위험하기도 하고 또 너무 힘드는 일이라, 생략하고 말았다.

하는, 작품을 설치(그리)하는 현지 상황에 맞춰 시각적으로 좋은 효과를 내는 기법이다.
이게 '트릭 아트'라고 한다는 것이다.
뭐, 예술가의 '아이디어'일 수도 있는, 그 말이 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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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 그림(바로 위 사진)을 보면서 나는 또,
나하고 저런 들판하고는 무슨 관계라지? 하고 있었다.
지금도 나는 그런 들판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면서 동영상도 만들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첫댓글 가을들판 그림 너무 아름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