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애 멸진의 긴 경 (M.38) 1. (Mahā-taṇhāsaṅkhaya-Sutta)
-대림스님 『맛지마니까야 』2권. 초기불전 연구원. pp. 205-239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2. 그때 어부의 아들 사띠라는 비구(*1)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런 아주 나쁜 견해[惡見] (*2)가 생겼다.(*3)
(*1) ‘사띠라는 비구’는 학식이 적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세존께서 『자따까』(Jātaka)를 설하시면서
세존께서 여러 전생에 보살행을 하실 때에 여러 존재들로 태어나셨다고 하는 것을 듣고는
‘이 물질과 느낌과 인식과 심리현상들은 거기서 소멸하지만
알음알이는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저 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치달리고 윤회한다.’라는 상견(常見)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MA.ⅱ.305)
(*2) ‘나쁜 견해(diṭṭhi-gata)'는 그릇된 견해를 굳게 거머쥔 것이고,
여기서 나쁜 견해는 상견(常見, sassata-diṭṭhi)을 말한다.
(*3) “물질(색), 느낌(수), 인식(상), 심리현상(행)은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멸하지만
알음알이(식)는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저 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계속되고 윤회한다는 상견이 이 비구에게 일어났다.
그래서 그는 다른 것이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정등각자께서는 알음알이는 조건에 의해서 생기는 것(paccaya-sambhava)이기 때문에
조건이 있을 때 일어나고, 조건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MA.ⅱ.305)
3. 많은 비구들이 어부의 아들 사띠라는 비구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런 아주 나쁜 견해가 생겼다고 들었다.
그러자 그 비구들은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를 만나러 갔다.
가서는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반 사띠여, 그대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
런 아주 나쁜 견해가 생겼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도반들이여,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윤회합니다.”
그러자 그 비구들은 어부의 아들 사띠라는 비구에게
이런 아주 나쁜 견해를 멀리 여의게 하려고 질문하고 반문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도반 사띠여,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세존을 비방하지 마십시오.
세존을 비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도반 사띠여,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알음알이는 조건 따라 일어난다[緣而生]고 설하셨습니다.
조건이 없어지면 알음알이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는 그 비구들과 더불어 질문하고 반문하고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 나쁜 견해를 완강하게 고수하고 고집하여 주장하였다.
“도반들이여,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윤회합니다.”
4. 그 비구들이 어부의 아들 사띠비구에게 그 나쁜 견해를 멀리 여의게 할 수 없자 세존을 찾아갔다.
가서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어부의 아들 사띠라는 비구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런 아주 나쁜 견해가 생겼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부의 아들 사띠라는 비구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런 아주 나쁜 견해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저희들은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가서는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반 사띠여, 그대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런 아주 나쁜 견해가 생겼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세존이시여 그러자 어부의 아들 사띠는 저희들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도반들이여,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자 저희들은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에게
이러한 아주 나쁜 견해를 멀리 여의게 하려고 질문하고 반문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도반 사띠여,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세존을 비방하지 마십시오. 세존을 비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도반 사띠여,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알음알이는 조건 따라 일어난다고 설하셨습니다. 조건이 없어지면 알음알이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는 그 비구들과 더불어 질문하고 반문하고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 나쁜 견해를 완강하게 고수하고 고집하여 주장하였습니다.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합니다.’라고.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부의 아들 사띠비구에게 그 나쁜 견해를 멀리 여의게 할 수가 없어
이 사실을 세존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5.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른 비구를 부르셨다.
“오라. 비구여, 그대는 내말이라 전하고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를 불러오라.
‘도반 사띠여, 스승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라고”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라고 그 비구는 세존께 대답하고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를 만나러 갔다. 가서는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반 사띠여, 스승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
“도반이여, 잘 알겠습니다.”라고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는 그 비구에게 대답하고 세존을 뵈러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에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띠여, 그대에게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한다.’라는
이런 아주 나쁜 견해가 생겼다는 것이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알기로는,
다름 아닌 바로 이 알음알이가 계속되고 윤회합니다.”
“사띠여, 그러면 어떤 것이 알음알이인가?”
“세존이시여, 그것은 말하고 느끼고
여기저기서 선행과 악행의 과보를 경험하는 것입니다.”(*4)
(*4) 이것은 본서 제 1권 「모든 번뇌의 경」(M2) §8에서 정리하고 있는
지혜 없이 마음에 잡도리 할 때 생기는 여섯 가지 견해 가운데 마지막인
‘⑥ 이러한 나의 자아는 말하고 경험하며, 여기서 선행과 악행의 과보를 경험한다.
그런 나의 자아는 항상하고 견고하고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법이고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와 같다.
“쓸모없는 자여, 도대체 내가 누구에게 그런 법을 설했다고 그대는 이해하고 있는가?
쓸모없는 자여, 참으로 나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알음알이는 조건 따라 일어난다고 설했고,
조건이 없어지면 알음알이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쓸모없는 자여, 그러나 그대는 그대 스스로 잘못 파악하여 우리를 비난하고
자신을 망치고 많은 허물을 쌓는구나. 쓸모없는 자여,
그것은 그대를 긴 세월 불이익과 고통으로 인도할 것이다.”
6. 그러자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부르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구들이여,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가
이 법과 율에서 조금이라도 [지혜의] 열기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세존이시여, 어찌 그러하겠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말했을 때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는 말없이 의기소침하여 어깨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이고 우울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가 말없이 의기소침하여 어깨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이고 우울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못하는 것을 아시고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쓸모없는 자여, 그대는 그대 자신의 아주 나쁜 견해를 이제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이제 나는 비구들에게 물어보겠다.”
7.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부르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도 내가 설한 법에 대해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가
자기 스스로 잘못 파악하여 우리를 비난하고 자신을 망치고 많은 허물을 쌓는 것처럼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알음알이는 조건 따라 일어난다고 설하셨고,
조건이 없어지면 알음알이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장하구나, 비구들이여. 장하게도 그대들은 내가 설한 법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구나.
비구들이여, 참으로 나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알음알이는 조건 따라 일어난다고 설했고,
조건이 없어지면 알음알이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부의 아들 사띠 비구는 자신이 스스로 잘못 파악하여 우리를 비난하고
자신을 망치고 많은 허물을 쌓는구나.
그것은 쓸모없는 인간을 긴 세월 불이익과 고통으로 인도할 것이다.”
알음알이는 조건 발생이다.
8. “비구들이여, 알음알이는 조건을 반연하여 생기는데,
그 각각의 조건에 따라 알음알이는 이름을 얻는다.
알음알이가 눈과 형색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눈의 알음알이[眼識]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귀와 소리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귀의 알음알이[耳識]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코와 냄새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코의 알음알이[鼻識]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혀와 맛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혀의 알음알이[舌識]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몸과 감촉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몸의 알음알이[身識]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마노와 법들(*5)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마노의 알음알이[意識]라고 한다.
비구들이여. 마치 어떤 것을 조건하여 불이 타면 그 불은 조건에 따라 이름을 얻나니,
장작으로 인해 불이 타면 장작불이라고 하고,(*6) 지저깨비로 인해 불이 타면 모닥불이라고 하고,
짚으로 인해 불이 타면 짚불이라고 하고, 소똥으로 인해 불이타면 소똥불이라고 하고,
왕겨로 인해 불이타면 왕겨불이라고 하고, 쓰레기로 인해 불이타면 쓰레기불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알음알이는 어떤 것을 조건하여 생기는데,
그 각각의 조건에 따라 알음알이는 이름을 얻는다.
알음알이가 눈과 형색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눈의 알음알이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귀와 소리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귀의 알음알이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코와 냄새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코의 알음알이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혀와 맛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혀의 알음알이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몸과 감촉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몸의 알음알이라고 한다.
알음알이가 마노[意]와 법들을 조건하여 일어나면 그것은 마노의 알음알이라고 한다.”
(*5) “‘여기서 마노(mano, 意)’란 전향과 함께한(sah-āvajjana) 바왕가의 마노(bhavaṅga-mana, 잠재의식)를 말하고
법들(dhammā)이란 삼계의 법들(tebhūmaka-dhammā)을 말한다.” (MA.ⅱ.306)
(*6) “‘장작으로 인해 불이 타면 장작불이라 하고’ 등으로 말씀하셨다.
이 비유는 감각의 문을 옮겨가는 [알음알이의 윤회라는] 것이 없음을 보여준다.
마치 장작으로 인해 타는 불은 연료라는 조건(upādāna-paccaya)이 있을 때 계속해서 불타고
연료가 떨어지면 조건의 결여(paccaya-vekalla)로 반드시 그 자리에서 소멸되지
그것이 지저깨비등으로 옮겨가서 모닥불 등이라 불리지 않듯이,
눈과 형색을 조건하여 생긴 알음알이는 그 문에서 눈과 형색들과 빛과 마음에 잡도리함이라고 불리는
(cakkhu-rūpa-āloka-manasikara-saṅkhāta) 조건들이 있을 때 생기고,
그것이 없으면 조건의 결여로 반드시 그곳에서 소멸하지 귀 등으로 옮겨가서 귀의 알음알이 등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사띠 비구를 비난하신다.
‘나는 알음알이가 생기는 것(vinññāṇa-ppavatta)에 관해
감각의 문에서 감각의 문으로 옮겨간다고(drāra-saṅkanti-matta)도 말하지 않거늘
이 쓸모없는 인간 사띠는 [이생에서 저 생으로] 존재를 옮겨간다(bhava-saṅkanti)고 말한다.’라고”(MA.ⅱ.306~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