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제대 위 촛불이 꺼지고
부산스러운 침묵의 갈망마저 떠나면
햇살입어 선명한
예수님 손길
스테인드글라스 빛 길 따라
기도의 잔재들
쓸어 모은다
성가책에 눌어붙은 구깃구깃한 수고
한숨에 취해 쪼그라든 휴지조각
채 오르지 못한 군상들의 속내
회중석 의자 구석진 곳에 숨어 있어도
누군가 피워 놓은 수선화
노란 향기 살그머니
뒤따라 오른다
이명인 테레사(소화 테레사) 수녀(경남 밀양 삼랑진 출신)
부산 망미성당 원장 수녀 (이규정 스테파노 전 부산평협 회장이 선종하신 본당-)
<문학도시> 추천
부산문인협회 회원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원
이명인 테레사 수녀는 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수도자다. 초등학교 때 아내가 직접 가르친 제자다. 나와는 열서너 촌 된다. 질녀다.
우리 경주 이씨 諱字 이벽 어른이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자시다. 그래서 나는 경주를 본관으로 한 이 가(씨)임을 자랑으로 여긴다. 무슨 이 자를 쓰느냐고? 당연히 李다. 이게 그런데 문제다. 본래는 오얏 리였는데 오얏이 자두로 바뀌는 바람에 지금은 자두 리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오얏 리'가 대세다.
李下不整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도 당연히 자두나무 밑에서 어쩌고저쩌고 해야 한다.
한데 나와 가까운, 그러니까 재종형님(10촌)의 휘자는 이병우이시다.
그분을 나는 정말 존경하였다. 아들은 사제/ 딸 셋은 수녀--! 그분의 동생 되시는 재종 누님은 삼랑진 성당 노인학교 내 제자다. 그분도 내 강의를 몇 번 들었으니 결국 같다. 삼랑진 성당에 가면 송기인 베드로 신부님이 미사 때 꼭 나오신다. 이병우 형님은 이명인 테레사 수녀와 삼랑진읍 칠기점이라는 이웃에 사셨다. 이웃에
그분이 영성체를 하실 때 눈여겨보았다. 주임신부로부터 성체를 받아 들면 조심스럽게 입에 넣고, 십자 고상을 보고 절대 인사하지 않는다. 그게 정답인데 아직도 우리 신자들 중에선 예수님께 결례를 범하는 분이 많다. 그리고 말이다. 성체를 꾹꾹 씹어서 먹는 보기 흉한 모습도 여기저기서 보인다.